일본의 경기가 하강하고 있다.
아베노믹스를 등에 업고 올 1분기 1%가 넘었던 경제성장률이 2분기 3분기를 지나면서 그 고개가 계속 꺾이고 있다.
이런 경기 하강 만큼이나 우려스러운 점이 있는데 하나는 민간소비 증가세 하락. 다른 하나는 공공투자의 증가세이다.
처음 2분기 성장률을 볼 때 민간소비 증가세가 완만하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바 있다. 하지만 3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0.1로 1분기(0.8)와 2분기(0.6)에 이어 큰 폭으로 떨어진 모습이다.
이런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와 달리 공공투자 부분의 증가세는 크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이 아베노믹스의 최종적 실패에 무게를 두고 있는 이유이다.
아베노믹스의 일환으로 일본은 대대적인 공공투자를 실행하고 있는데 이런 공공투자는 주로 토목공사에 집중되는 경향이 큰데 실제로 일본의 공공투자는 올 초 12조가 넘는 추가 경정 예산 중 5~6조엔이 도로와 터널 등 토목공사에 쓰인다는 보도가 있었다.
토목공사를 통한 경기부양은 그 효과가 단기에 그치는 경향이 크고 그 특성상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이기에 돈의 효율성도 낮다. 또 이런 공공사업의 특성상 기업들의 공공사업 의존체질을 부추기게 되어 그 경쟁력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런 특성으로 공공투자 특히 토목공사로 흐르는 공공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좋지 않다.
이런 공공투자는 결국 국가부채를 통해 이뤄지게 되는데 일본 국가부채의 대부분을 일본 국민이 소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무한정 부채를 키울 수 없다. 일본의 국가부채는 2012년 GDP대비 200%를 넘었다.
물론 아베노믹스가 부정적인 것 만은 아니다. 오랜기간 일본을 괴롭힌 디플레이션을 아베노믹스를 통해 탈출하였고, 슬슬 자신만의 제품을 만들며 산업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부품소재 산업에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일본은 엔저라는 날개를 달고 또 다른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개인적으로 아베의 국가적 실험이자 그의 정치적 도박인 아베노믹스의 성공 여부는 판단 유보한다.
물론 긍정적인 부분보다 부정적인 부분이 더 많아 실패의 가능성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근 1년간 계속된 엔저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적자를 보이고 있는 일본의 무역수지가 신경 쓰인다.
부정적이어야 할 무역수지 적자가 왜 신경이 쓰일까?
이렇게 계속해서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다면 일본의 엔저정책은 전세계적으로 수용될 가능성이 크다. 일단 디플레이션을 탈피한 일본의 기업들이 환차익을 누리며 경쟁력을 강화할 시간을 벌게 된다면 일본의 경제는 다시 한번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인 호흡에서 고쳐질 부분들이다.
반대로 단기적인 부분에서 일본은 많은 문제를 보이고 있다. 비단 GDP 대비 200%가 넘는 국가부채 뿐 아니라 비효율적으로 쓰이고 있는 정부지출과 개선되지 않고 있는 무역적자 그리고 아베의 주둥이가 문제를 보이고 있다.
요즘 국가간 갈등을 조장하는 아베의 망언은 일본 제품에 대한 수요를 스스로 깎아 먹고 있는 꼴이다. 우리나라는 시장이 작다 하더라도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과의 대립은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만 주는 꼴이다.
일단은 부정적이되 만일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천천히 살펴야겠다. 지금은 어떤 결론도 내리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