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9월 국제수지를 언급하며 글 마지막에 기타투자 부분의 커다란 유출을 언급하며 금융기관의 차입금에 대해서 상환을 독려하는것 같다고 살짝 언급을 하였다.
차입금 상환을 언급한 이유는 환율이 비록 연 최저점에 내려왔지만 아직은 방어를 할 때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오히려 환율은 조금 더 떨어져야만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다만 이 하락 속도를 조절할 필요는 있다는 것이다.
헌데 어제 미국 정부의 환율 보고서에 발끈하는 모습을 보니 1050원 밑으로는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어제 장막판 환율의 급등이 의심스럽다.
많은 분들이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이 줄어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계신다. 또 BIS에서 발간하는 EER(effective exchange rate)을 고려해봐도 현재 우리나라의 환율은 적정 수준을 넘어서 고평가가 된 것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현재 환율이 너무 저평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첫 번째 근거는 금융위기 이전의 우리나라 기업과 금융위기 이후의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들고 싶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력과 위상은 과거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높아졌다. 국가적 위상은 어떠한가? 환율이란 한 나라의 경쟁력을 나타낸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볼 때 현재 우리나라의 환율은 저평가 되어도 한참 저평가 되어있다.
두 번째 근거는 우리나라는 7월 이후 계속된 환율 하락을 겪고 있지만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일 환율이 정말 문제라면 10월 월 수출액 사상 첫 500억달러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과거에도 환율이 내려가면 수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한 걱정을 했지만 결국 그것은 실체 없는 우려였을 뿐이다.
세 번째는 개인적이고 관념적인 인생철학에 바탕하고 있음을 우선 언급한다. 종종 나의 부모님께선 내게 아버지의 경제적인 사회적인 위치를 잊고 혼자서 자립할 생각을 하라고 말씀하셨다. 그것은 훗날 세상에 홀로 남았을 때에도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시기 위함인데 때론 부모님의 이런 교육 방침이 야속할 때도 있지만 절대 옳다는 생각이다. 만일 직업을 구함에도 아버지의 배경을 통하고 사업을 계획함에서도 부모님의 재산을 통한다면 지금의 이런 고민은 없겠지만 조금 더 나중을 생각하면 난 그저 나약한 사람으로 남게 될 것이 분명하다.
나는 경제도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우리 기업들이 많은 시도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며 경쟁력은 키우되 환차익과 같은 단순 제정적인 지원은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좋다. 헌데 지금 우리나라의 모습은 이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사업의 규제는 많고 환율은 코끝이 찡하게 방어하며 기업을 감싸고만 있지 않는가!
결혼도 안한 싱글의 몸이라 자식을 갖은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긴 어렵지만 보편적으로 "자식을 강하게 키워야 한다"는 말에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헌데 어째서 우리 정부는 대기업을 그렇게 온실속 화초마냥 키우는 것일까? 그리고 우리 국민들은 마치 대마불사와 같이 인식하며 용인하고 있는 것일까?
이런 저런 말은 했지만 종합하면 결국 나는 현재 우리나라의 환율정책에 불만이 많다. 해외시장은 그렇게 고려하면서 내수시장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 우리 정부의 정책과 관심이 너무 아쉽다.
글을 마치면서 위 수출액을 다시 한번 보자. 04년 3월 200억 달러였던 수출액이 08년 7월엔 400억달러로 3년 사이 월간 수출액이 2배가 올랐다. 물론 계절성과 당시 해외경제 상황을 무시한 수치라 조심스럽지만 일단 월간 수출액이 2배가 된 것은 놀라운 성과임에 분명하다. 그럼 이 때 환율은 올랐을까? 내렸을까? 시간이 남으신다면 한번 찾아보실 것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