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7일 일요일

[심층분석] 과도한 경상흑자 구조 '달갑지 않은' 일본과 닮은 꼴인가

◆ 경상 흑자, 원화 절상 압력으로 작용…내수 진작 필요

문제는 경상 흑자가 기업의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당장 환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경상 흑자가 2년 가까이 이어지며 달러 대비 완화 환율은 최근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원화 가치 상승) 우리나라 채권과 주식 시장으로 대규모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영향도 있었다.

환율이 급락하며 우리 기업의 채산성도 떨어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환율이 10% 하락하면 국내 제조업의 수출은 4.4% 감소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환율 급락은 수출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경기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경상 흑자가 무역 마찰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우리 경상 흑자가 이어지며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 다양한 무역 보복 조치나 비(非)전통적 수입 규제 정책이 취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연구원 이창선 연구위원은 “내수시장에서 대외개방도를 높여 수출, 수입의 균형 증가로 경상수지 흑자가 과도하게 누적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재무부가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상 흑자 폭이 커지는 것은 최근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것인데, 한국 정부가 외환 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우려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경상수지 성적표에 취하지 말고 소비를 늘리고 기업 투자를 활성화해 내수를 진작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올해 연례협의에서 한국 경제 정책의 가장 우선순위는 내수를 진작하는 것이라고 권고했다.

중국과 독일의 최근 움직임은 참고할 만하다. 중국은 그동안의 투자ㆍ수출 위주의 성장 방식에서 탈피해 소비에 기반을 둔 내수 위주의 성장 방식으로 서서히 전환하고 있다. 독일 역시 처음으로 최저임금제를 도입하고 공공투자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등 소비를 진작시켜 내수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중국과 독일은 최근 10여년 동안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불균형의 주요 원인이 되는 국가들이다.

출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3/11/12/201311120269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