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dalmitae.blogspot.com/2016/11/blog-post_18.html
과거 16년에도 고민했던 부분이지만 세상은 하나의 현상이 계속 유지되지는 않는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이는 세상의 옳고 그름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변하는 것이다. 이것은 세상의 속성이다.
확장이 끝나고 축소가 시작되는 세상. 세상의 패러다임이 바뀌면 법도 바뀌고, 법이 바뀌면 그릇도 바뀌게 된다. 난 과거 브렉시트와 미국 대선을 보면서 설마설마 했지만 이제는 이것이 정말로 바뀌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 적는 이야기는 10년은 지나야 알 수 있을 메가트렌드의 이야기이고, 난 일반적인 한 명의 사람으로 틀릴 때도 많다. 다만 이번에도 4년전과 같이 짧게 내의 생각을 적고, 지난 4년 곱씹어 보았듯 다음 4년에도 곱씹을 생각이다.
이번 대선을 두고 난 트럼프가 불복 선언하고 총 맞아 죽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 물론 반은 농담이지만 내가 총 맞아 죽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그만큼 현재 미국의 정치와 사회가 양분화 되었음을 말한 것이다. 양분, 분열, 이것이 현재 우리 사회의 적나라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4년전 내가 바라본 확장과 축소라는 이름으로 현재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완벽히 부합하는지 확신하긴 어렵다. 하지만 현재 나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한 단어다. 왜냐하면 분열은 축소의 결정판이기 때문이다. 확장은 수용이고 축소는 배척에 가깝다. 배척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즉 나와 적. 나의 편과 남의 편. 세상은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뉘게 된다.
우선 자유무역주의의 시대는 확장의 시대였다. 확장은 필연적으로 분업이 생기고, 국가간 연대가 생기고, 이런 연대를 바탕으로 평화가 생긴다. 하지만 축소의 시대는 실리를 바탕으로 확장기의 분업이 깨지고, 분업이 깨지며 연대가 사라지고, 이로써 분쟁이 생긴다. 즉 각자도생의 상황이면서 또 동시에 ‘모두가' 내 편이 아닌 오직 ‘실리가 맞는 이들끼리만’ 내편이 되는 연대가 생긴다.
앞으로 시대는 축소의 시대가 될 확률이 매우 높다. 트럼프가 당선이 되던 바이든이 되던 큰 틀에서의 확장기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그저 틀 안의 모양만 다를 뿐이다.
우선 트럼프와 바이든의 공약들과 행보를 보면 다른듯 하지만 매우 유사한 부분이 많다. 공통적인 메시지는 매우 단순하다. 우리는 금융 IT서비스와 제조 모두를 가져온다. 이것은 공생이라기 보다는 실리추구에 가깝다. 실리는 자신의 이익을 따지겠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득이 안되면 버리겠다는 말은 아니다. 이것이 트럼프와 바이든의 차이가 된다.
과거 미국의 단단한 동맹정책은 미국의 막강한 부와, 이를 동맹국들이 적절히 이용하게 했던 당근에 있다. 바이든은 이런 과거 미국의 정책을 따라 미국의 막강한 부를 이용해 동맹국에게 당근을 줄 확률이 높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 확장기와 달리 패권싸움의 시기이기에 미국은 당근을 이전처럼 모두에게 주진 않을 것으로 본다. 결국 미중간 선택을 강요 받게 된다.
반면 트럼프의 미국은 독고다이 + 실리다. 개인적으로 이런 트럼프의 성향으로 인해 미국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미국은 독자적으로도 살아갈 수 있는 지리적 경제적 이점을 가진 나라다. 하지만 패권을 생각한다면 이런 트럼프의 방향은 현재의 중국을 이기기 어렵다. 상대적으로 약해진 미국이 상대적으로 강해진 중국을 이기려면, 그리고 그 싸움에서 피를 덜 흘리고 이기려면 동맹국과의 연대는 필수적이다. 선혈이 낭자한 승리는 누구의 승리도 아니다. 오직 한 명의 큰 패자와 한 명의 작은 패자가 있을 뿐이다.
중국과의 패권싸움은 더 거칠어진다.
우선 중국이 소득 3만불을 열기 위해서 이뤄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현재 한국의 위치, 즉 고부가가치 제조업을 가져가고, 다음으로 패권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현재 미국의 위치, 즉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가져가야 한다. 바로 여기서 내가 중국보다 미국을 더 응원하는 경제적인 이유가 생긴다. 중국은 그 인구가 너무나도 많아 공산당이 이들 모두를 먹여 살리기 위해선 미국과 같이 전세계적 벨류체인을 갖는 것이 아니라 자국 안에서 벨류체인을 수직계열화 하고 싶을 것이다. 즉 중국이 패권을 가져가면 한국은 중국의 자국기업 중심적 태도로 인해 경쟁에서 크게 밀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벌써 지금도 중국은 자국의 기업을 키우기 위해 편향적인 배터리 정책과 반시장적인 직접적인 반도체 지원을 하고 있다. 또 카카오, 구글 등은 미국 내에서 제대로 쓰지도 못한다.
미국은 절대로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중국에 양보할 수 없다. 미국이 부유한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이 마진이 매우 높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산업에서 다른 국가들과 다른 차별적인 부를 만들며 전세계의 소비와 생산을 만들어 내고, 이를 바탕으로 기축통화의 지위를 가졌다. 물론 기축통화의 조건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부의 측면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차별적인 부를 중국이 잠식해가면 미국은 위험해진다. 미국은 절대로 기축통화의 지위를 놓칠수 없다. 이는 패권을 잃는 것을 넘어서 미국이란 국가가 크게 어려워 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의 이런 야욕을 미국이 방관할 순 없다. 이것이 중국과 미국의 패권 싸움의 1차 이유다.
미국은 스스로가 살기 위해서도 중국을 때릴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미국에게 더 절실해진 상황이다. 이는 지난 8월 ‘생각나열하기 1~4’에서 적어둔 생각과 아직도 같다. (https://dalmitae.blogspot.com/2020/08/1.html, https://dalmitae.blogspot.com/2020/08/2.html, https://dalmitae.blogspot.com/2020/08/3.html, https://dalmitae.blogspot.com/2020/08/4.html)
짧게 요약하면 지금 미국에게 필요한건 새로운 시장, 소비의 회복 그리고 투자. 그 중 소비는 소득과 깊은 연관이 있고, 투자는 소득을 올리는 선순환읜 키이기에 투자를 절실히 원하는 때가 됐다. 그런데 중국의 상대적인 고성장과 고금리는 해외자본을 하마처럼 빨아먹을 것이 자명한 지금 미국은 어떻게 해서라도 이들 해외자금을 본국으로 가져올 수 있도록 해야한다. 중국이 빨아먹을 해외자본은 중국의 내수를 키우는 자양분이기에 견제를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미국도 본인들의 돈 만으로 투자를 이끌기엔 현재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과의 마찰은 더 심화될 수 밖에 없다. 바이든이 되어도 저금리 상황은 쉽게 바꿀수 없다는게 내 생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미국내 투자를 많이 강요 받을 수 있다. 이것은 트럼프와 바이든 모두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바이든의 성장은 신재생에너지에 있는 것 같다. 신재생에너지는 전기차를 포함한 모든 부분이 된다. 아마도 환경이란 이슈도 이슈지만 현재 스마트폰 이후 포화가 되어버린 파이에 새로운 파이 면적을 더하는데 신재생에너지가 좋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런 이유로 현 정부의 모든 정책은 다 병신 같지만 그린뉴딜은 방향성이 괜찮다 평했었다 (신경쓰이는 달러, https://dalmitae.blogspot.com/2020/10/blog-post_22.html). 물론 이것도 정치권에 가깝게 계시는 분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리 밝게만 보기 어렵다. 하지만 그분의 이야기가 틀렸을 가능성도 있고, 지금은 방향성 하나라도 잘 잡은게 어디냐 싶은 심정이기도 하다. 사족으로 부동산을 언급하면 보유세 인상 한방으로 지방 부동산까지 모조리 올려버리게 된다. 늘 말하지만 돈은 물과 같고, 지금은 둑이 터졌기에 물길을 다른 곳으로 내어야지 새로운 둑을 쌓는다고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 지금도 자산 양극화는 역대 최악의 수준이지만, 이 자산 양극화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저임금으로 소득양극화를 크게 벌려 놓더니 이젠 자산양극화를 역대 최악으로 벌려 놓고 있다 (최악, 하지만 믿는다, https://dalmitae.blogspot.com/2020/06/blog-post.html). 지금 부동산은 거품이지만 거품이 언제 꺼질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내 생각의 저변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가 초당적으로 중국을 지금 잡아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있다는 생각이 있다. 그리고 이 중국을 잡기 위해 민주당은 과거 미국의 전통적인 전략, 동맹 강화 후 적을 때리는 방법을 취할 것으로 보고 있고 그래야만 미국이 피를 덜 흘리게 된다. 바이든이 만약 중국에 조금의 틈을 주게 된다면 현재 상대적으로 강해진 중국은 방어를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앞으로 바이든의 정책적 방향이 매우 중요해졌다.
그리고 이런 동맹 강화는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일본의 기술 연합, https://dalmitae.blogspot.com/2020/09/blog-post_28.html). 물론 이것을 근거로 보기엔 하나의 작은 사건이고 이를 확대 해석 할 필요는 아직은 없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정말 긴장해야 한다.
동맹 중 가장 맺어지기 쉬운 동맹은 “적의 적”과 동맹을 맺는 것이다. 현재 중국의 적은 매우 많은데 그 중 특히 인도와 대만은 중국과 크게 척을 지고 있다. 미국은 이들과 손잡고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특히 인도는 최근 국경에서의 무력 충돌로 인해 중국과 사이가 매우 안좋은데, 중국보다 많은 인구와 적절한 교육열 그리고 지리적 이점까지 미국이 생각해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중국의 대안처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인도로 공장이 이전한다는 이야기가 들리면 다음 중국은 인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나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 맞다면 바이든의 부통령으로 지목된 카멜라 해리슨은 인도계열 출신이다.
그럼 수축의 시기에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나? 우선 선택을 해야한다. 미중간 선택을 하거나, 두 국가 모두를 선택 안하거나. 어느 쪽이는 위험부담은 크고, 우리나라의 산업적인 위치와 경제적인 상황을 볼 때 독자적인 길을 가기는 매우 어렵다. 안타깝지만 우리나라는 독자적인 시장을 만들 돈도 시장의 규모도 부족하다. 그리고 확장의 시기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국가는 수축의 시기에 가장 큰 위험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코로나로 인해 우리 기업들과 국가가 상대적인 경쟁력 우위에 섰다는 점이다.
지금 당장은 우리나라의 주요기업들의 방향성과 경쟁력이 절대적으로도 상대적으로도 높은 상황이라 부정적으로 볼 이유가 없다. 하지만 환율은 강세의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아직도 높다고 보고 있고, 이런 환율 강세는 우리나라의 수출에 다소 불리한 측면이 있다. 특히 배터리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사족으로 아쉽지만 배터리 공장은 각 국가와 지역에서 자국에 건설하도록 요구할 것이고, 우리나라에 배터리 공장이 크게 더 늘어나진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이 배터리는 한국이 기술적 우위를 크게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면 디스플레이와 같은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본다. 배터리의 기술적 우위를 가져가더라도 성능이 어느 정도 도달하고 가격경쟁이 붙는다면 역시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결국 우리나라는 어쩔 수 없이 정공법을 택하고 나아갈 수 밖에 없다. 기술 혁신.
헌데 우리나라는 현 정권 뿐 아니라 과거 모든 정권에서도 똑같이 기술 혁신의 방해만 되어왔다. 과거 축적의 시간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에서 모든 분야의 과학자들이 일관되게 하는 말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빠른’ 연구성과를 너무 중요하게 여기고 트랜드에 민감해 쉽게 돈을 뿌리고 쉽게 돈을 거둔다고. 난 이런 멍청한 행태는 이제 정말 좀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가능하다면 법적으로도 정부의 기술연구 투자는 최소한 5~10년의 기간을 보장해주고 이들 연구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천인계획과 기술 탈취에 대해서도 회초리만 들 것이 아니라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문재인은 코로나 초기 중국의 어려움은 우리의 어려움이라는 희대의 외교적 망언을 내뱉었다. 이것은 사대적 발언이기도 하고 동시에 미중간 패권 싸움에서 중국의 편에 서겠다는 의미로도 자칫 들릴 수 있었다. 실제로 미국은 문재인의 이 발언을 두고 친중의 선언인지 의심을 했었다고 알고 있다. 과거 문재인의 선의를 믿을 때는 위 발언을 실수였겠지 하며 애써 무시했지만 지금은 그자에겐 선의가 없다고 믿는 만큼 해당 발언은 문재인이 종북적 성향 뿐 아니라 종중적 성향도 보인게 아닐까 생각한다. 혹시라도 사실이라면 우리는 패권싸움에 중국의 편에 서게 되는데 이는 우리나라에게 매우 불리한 경우다. 앞서 언급대로 중국은 13억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그 어떤 것도 포기할 수 없는 나라다. 만약 중국이 패권을 갖는다면 우리나라는 중국의 하청만 도맡게 되는 꼴이 된다. 그나마 미국의 패권 아래에서 고부가가치 제조업을 실력으로 쟁취할 수 있었다.
또 하나 더하면 금융강국이 되어야 한다. 돈은 물이고 산업은 토양이다. 그리고 기업은 토양 위의 작물이다. 금융은 바로 토양에 물을 대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토양에 물을 흘려보내 작물이 잘 자라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금융기술이다. 이들은 해외의 작물에 물을 대고, 그 과실을 같이 먹을 수도 있다. 지금 문재인은 이런 금융의 역할을 무시하고 적폐시 하는데 그런 멍청한 사고는 좀 버려야 한다.
길게 글을 썼지만 핵심인 앞으로 4년 미국의 방향을 정리하면 0. 중국과의 패권 싸움은 더 치열해진다. 1. 미국은 우선 사회적 통합을 만들어내려 노력한다. 2. 바이든의 외교정책은 과거 미국의 동맹강화와 결을 같이 한다. 3. 동맹 특히 인도, 대만에 신경을 특히 많이 쓰고, 동시에 유럽과의 관계도 정상화 한다. 4. 과거의 미국과 달리 제조업에 신경을 많이 쓴다. 5. 과거와 달리 동맹국에게만 당근이 돌아간다. 6. 패권 전쟁은 미중 두 국가의 싸움에서 미중 진영간 싸움이 된다. 따라서 양자택일을 강요 받는다. 과거 이전 글들에서 밝힌 생각과 다르지 않다. 오히려 과거 생각들을 정리했을 뿐이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4년도 꽤나 힘들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미국과 유럽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졌기에 상당기간 오히려 과거와 다른 위상을 경험할 수 있다. 이것은 다른 이들의 표적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내수부양에 대한 고민과 기술.산업 혁신에 대한 처절한 고민이 더욱 많이 필요하다.
수축의 사회가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 바뀌는 다른 질서의 시작이 아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