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8일 화요일

생각 나열하기 - 1

코스피가 언텍트 성장주 위로로 V반등을 하며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반대로 자산주, 은행, 그리고 외 정량 가치주는 아직 많이 힘들어 보이는게 사실이다. 

꽤나 오랜기간 주식을 해왔지만 이렇게 성장주 위주로 시장이 몇년간 지속되는건 처음인듯 싶다. 이는 경제가 부진했고, 그에 따라 성장이 귀해져 어쩔수 없는 현상으로 판단된다. 성장주의 속성은 사막의 우물로 늘 설명하는데, 결국 가치주는 경제가 우상향 할 때 의미가 있다. 

이번 코로나는 다소 판단이 어렵다. 특히 두가지 이유로 현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다.
 
1. 경제 시스템의 붕괴가 보이지 않았다. 
2. 경쟁력이 낮은 기업들의 도산이 없었다.

과거글, 이제는 위험을 고려해야 할 때 (https://dalmitae.blogspot.com/2019/11/blog-post_26.html),에서 미국의 경기고점을 판단했다. 특히 실업률이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더이상 좋아질 구석이 없는 꼭대기 언저리에 미국 경제가 있었고, 이런 상황은 역설적이게도 충격에 매우 취약한 상태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 때 코로나가 터졌다.

우선 경제 시스템 붕괴와 기업들의 도산이 없었다고 이야기 하지만, 하나 주요한 부분은 코로나로 인한 소비위축, 그리고 그에 따른 기업도산은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되어 있던 부분이었다는 것. 하지만 이것을 미 연준에서 선제적이고 시장이 놀랄만한 수준으로 처방(?)을 하며 시스템 붕괴도 기업의 줄도산도 막았다고 볼 수 있다. 

보통 경제에 충격이 오면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도산하고 견실한 기업들은 이 때를 기회로 m&a와 투자감행으로 경쟁력을 높혀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게 된다. 이것이 경기하락의 가장 중요한 순기능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정량가치투자자도 역시 성장을 지향한다. 어째든 이번 코로나 사태에는 이런 순기능이 발생하지 않았고, 나는 이것이 어떤 형태로든 장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일단 현재는 판단하고 있다. 허나 지금 그 부작용이 나올지는 알 수 없다. 

일단 이번 코로나로 인해 눈에 띄는 위기는 두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아직까지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는 끝나지 않았고, 따라서 기업의 도산과, 경제시스템의 붕괴는 차후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이것은 분명 가능성이 있는 가설이다. 단 코로나가 계속해서 문제가 되고, 이로 인해 내년에도 계속해서 경제가 삐걱거리고, 정부가 구제해줄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설 경우. 혹은 정부가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아예 시스템 붕괴가 예측되는 경우에 가능하다. 

코로나가 내년에도 계속 기승을 부릴지, 그리고 우리는 백신과 치료제를 만들어내지 못할지 솔직히 모르겠다. 하지만 과거 미국에서 만난 친구들이 미국 유럽으로 모두 흩어져 일하고 있는데, 이들에게 현재 이들이 살고 있는 국가들의 사정을 물어보니 경제활동이 점차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만약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지 못하고 혹여나 1차 파동과 같은 수준으로 감염이 확산된다면 격리해제를 푼 국가들은 어떤 행보를 보일까? 또 다시 높은 수준의 방역을 하며 경제활동을 멈출까? 아니면 스웨덴과 같은 집단면역이라는 최후의 선택을 할까? 난 우리가 경제활동을 포기할 수 없다고 본다. 

다음은 정부부채 증가로 인해 결국 어떤 국가의 시스템이 망가지는 일이다. 특히 부채규모가 크고, 나이가 많은 국가들이 위험하다. 이탈리아와 같은 국가들이 요주 인물이다. 그리고 남미의 많은 국가들 역시 위험하게 보인다. 그리고 내가 우려하는 국가가 하나 있다.

미국은 비록 부채는 많지만 여전히 성장을 선도하고 있고, 경제 전반이 젊은 국가이기에 정부부채로 인한 시스템 붕괴는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 다만 전세계적으로 차지하는 경제적 위치가 커 많이 우려스럽다. 

보통 국가부채를 줄이는 방법으로 1. 경제를 성장시킨다. 2. 긴축을 통해 부채를 줄여간다. 3. 디폴트와 채무조정을 한다. 4. 인플레이션을 통해 실질 부채액을 감소시킨다. 정도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긴축과 디폴트는 현 상황을 악화시키고, 미국의 전세계적 지위를 떨어트리는 결과만 가져올 뿐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무난한 미국의 선택지는 현재 1번과 4번 둘 밖에 없다. 

사실 4번의 경우 역시도 미국의 위치를 떨어트리는 행위이고, 물가연동국채의 경우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 그 효용성이 그리 크지 않다. 물론 효용이 없는 것은 아니니 필요하다면 그리고 다른 선택지가 없다면 상황에 맞춰 꺼내어 볼 수 있는 카드는 된다. 어째든 4번은당장 꺼내기 어려운 수단이라고 본다면 미국은 성장이 매우 중요해진 시점이 됐다. 성장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우리는 보통 경제 성장을 논할 때 GDP를 언급한다. 
그리고 이 GDP는 짧게 소비 + 투자 + 수출로 이뤄진다. 미국은 수출보단 소비와 투자를 통해 경제성장을 도모해온 국가인데, 특히 전세계의 소비자를 자처함으로써 기축통화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따라서 미국은 이번에도 역시 소비와 투자를 지켜야 한다. 

우선 소비는 절대적인 부분이다. 소비는 GDP의 70%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소비감소를 방어해야 한다. 현재 소비 상황을 보면 민간소비는 20년 2월 고점 대비 4월 20%하락 후 반등하여 6월은 고점대비 약 8% 감소한 상황이다. 미국은 경기부양책으로 국민에게 현금을 직접 주는 방법을 택했는데 이것이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어느 정도 효과는 있었을 것으로 보고, 동시에 미국의 저축이 증가했다는 사실도 추후를 위해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투자는 국내자본이 투자로 향할 수 있고, 해외자본이 들어와 투자할 수도 있다. 국내의 경우 금리가 중요한 요인이 되고, 해외자본은 상대적 "성장", "금리", "환율"이 주요한 요인이다. 국내자본의 투자를 위해 미국은 인프라투자와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인프라투자는 약 2조달러 정도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GDP의 약 10%정도 되는 수준이다. 금리는 현재 제로금리에 도달했다. 헌데 문제는 미국도 이미 많은 부채를 갖고 있는 상황이라 국내자본은 운용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투자에서 해외자본 유입은 중요하다. 미국은 08년 이후 경제호황과 상대적 고금리 그리고 이로 인한 달러 강세로 인해 많은 해외자본을 자국으로 빨아들였다. 헌데 현재 미국은 경기침체와 상대적으로 높던 금리 수준도 많이 낮아졌다. 이는 다시 말하면 미국의 상대적 매력이 많이 낮아졌다는 것. 그리고 이것은 달러약세를 야기한다. 여기에서 미국의 어려움이 나타난다. 달러약세가 견고해지면 미국채의 매력도 같이 내려갈 수 있다. 이는 금리상승을 야기시키고 금리상승은 경기둔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높은 부채를 갖고 있는 미국정부에도 부담으로 다가온다. 또 약달러는 미 증시 약세를 불러올 수 있는데, 이것은 미국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다. 아마도 트럼프는 작년부터 그렇게 외쳐대던 약달러를 더이상 원치 않을 것으로 본다. 지금 미국은 달러약세가 불가피해 보이는데 그 속도 조절이 중요한 시점이다. 자칫 달러 약세의 속도가 가파르게 이어진다면 미국은 꽤나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바로 여기서 패권싸움과 깊게 관련된 중국과의 싸움이 본격화 된다. 중국은 그동안 과잉투자와 수출부진으로 인해 성장의 여력이 많이 부족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로 인한 미국의 금리 인하는 중국에게 금리인하를 통한 내수진작의 기회를 준다. 또 중국의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높은 성장은 해외 많은 자본을 빨아드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중국과의 패권 싸움은 꽤나 길어질 수 있다. 체력이 약해진 미국이 상대적으로 체력이 좋아진 중국을 쉽게 이기기 어렵다. 또 중국이 내수를 키워내서 정말 미국과 같은 수준의 소비력을 만들어내면 미국의 패권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미국은 지금 어떻게 해서든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을 때려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지금부터의 패권 싸움은 과거 패권 싸움보다 더 거칠고 과감할 수 있다. 

조금 다른 이야지만 달러약세, 미국의 성장의심은 이머징 국가들의 증시에 꽤나 큰 호재가 된다. 물론 모든 이머징 국가에게 호재는 아니고, 이 중 한국과 배트남 등 정부부채가 낮은 국가들, 대만과 한국 등 성장 산업을 등에 업고 있는 단단한 제조업 국가들, 그리고 2분기 코로나 사태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인 중국의 경우 달러약세의 반사이익을 한동안 누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달러약세는 급격하게 진행될 것으로 생각하기 어렵다. 혹여 달러 약세가 급하게 이뤄지면 어느 나라도 좋지 않다.

즉 미국의 성장은 현재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로 인한 소비위축을 어떻게든 막아야만 하는데 치료제와 백신의 진행상황이 다소 더디고, 투자를 위한 돈을 끌어와야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과 금리으로 인해 해외자본의 유입이 과거와 같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 국가부채는 경제에 큰 위험이 될까? 솔직히 아직까지 이것에 답을 하기가 어렵다. 새로운 마켓이 되고 있는 전기차, 자율주행과 다른 많은 산업을 이끌 AI, 반도체, 미국내 인프라투자 등 아직 미국이 갖고 있는 성장요인은 많이 있다. 지금 무엇을 예측하는 것은 섣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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