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는 달러화 유로화와 같이 안전자산으로 인식되어지는 화폐다.
이 엔화의 가치가 요즘 상승하는 모습이 보인다. 곧 104엔이 지지될 지 시험대에 오르게 될것 같은데 100~104엔 사이의 엔화는 꽤나 신경이 곤두서는 지점이다.
과거 금융위기가 촉발되었던 시점에서도 이 환율 가격밴드가 지지되지 못하고 한번 크게 빠진 후 반등, 추후 금융위기가 본격화 되며 미국 경제가 크게 빠질 땐 아예 추세적으로 붕괴되며 큰 폭으로 절상됐다.
과거 글, 생각 나열하기 - 1(https://dalmitae.blogspot.com/2020/08/1.html)에서 언급했던 부분을 다시 언급해야겠다.
미국은 08년 이후 경제호황과 상대적 고금리 그리고 이로 인한 달러 강세로 인해 많은 해외자본을 자국으로 빨아들였다. 헌데 현재 미국은 경기침체와 상대적으로 높던 금리 수준도 많이 낮아졌다. 이는 다시 말하면 미국의 상대적 매력이 많이 낮아졌다는 것. 그리고 이것은 달러약세를 야기한다. 여기에서 미국의 어려움이 나타난다. 달러약세가 견고해지면 미국채의 매력도 같이 내려갈 수 있다. 이는 금리상승을 야기시키고 금리상승은 경기둔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높은 부채를 갖고 있는 미국정부에도 부담으로 다가온다. 또 약달러는 미 증시 약세를 불러올 수 있는데, 이것은 미국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다. 아마도 트럼프는 작년부터 그렇게 외쳐대던 약달러를 더이상 원치 않을 것으로 본다. 지금 미국은 달러약세가 불가피해 보이는데 그 속도 조절이 중요한 시점이다. 자칫 달러 약세의 속도가 가파르게 이어진다면 미국은 꽤나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바로 여기서 패권싸움과 깊게 관련된 중국과의 싸움이 본격화 된다. 중국은 그동안 과잉투자와 수출부진으로 인해 성장의 여력이 많이 부족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로 인한 미국의 금리 인하는 중국에게 금리인하를 통한 내수진작의 기회를 준다. 또 중국의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높은 성장은 해외 많은 자본을 빨아드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중국과의 패권 싸움은 꽤나 길어질 수 있다. 체력이 약해진 미국이 상대적으로 체력이 좋아진 중국을 쉽게 이기기 어렵다. 또 중국이 내수를 키워내서 정말 미국과 같은 수준의 소비력을 만들어내면 미국의 패권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미국은 지금 어떻게 해서든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을 때려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지금부터의 패권 싸움은 과거 패권 싸움보다 더 거칠고 과감할 수 있다.
소비 + 투자 + 수출이 Y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3요소이다. 그런데 중국은 그동안 과잉투자, 미국의 수출규제로 인해 소비 진작을 통해 경제를 성장시켜야 하는 상황이었다. 소비를 늘리는 방법으로는 금리인하를 통한 내수 소비를 늘리는 방법이 있다. 또 다소 직접적이진 않지만 국내자본 혹은 해외자본의 투자를 이끌어 일자리를 늘리고, 소득을 늘려 소비를 늘리는 방법이 있다. 헌데 코로나 이전까지 미국은 독보적 성장을 해오며 금리인상을 해오던 터라 중국은 금리인하 카드를 섣불리 꺼내기 어려웠다. 이는 환율의 불안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해외자본 이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헌데 이번 코로나 사태는 중국에게 매우 큰 기회가 된다. 미국이 제로금리 수준으로 금리를 내린 지금 중국도 금리를 내리며 내수부양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위 언급대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성장"으로 인해 많은 해외 자본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내수부양의 내외적 카드 모두가 가능한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은 현재 위안화 강세를 맞이하게 됐고, 코로나로 인해 어차피 수출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13억 인구 시장을 어떻게 키워가느냐가 중국에겐 매우 중요한 순간이다. 이것이 미국과의 패권싸움에서 중국이 가질수 있는 해답이다. 앞으로 중국은 내수시장에 큰 공을 들여야만 한다.
어떤 사람들은 중국이 위안화 절상에 대한 반응이 이전과 같지 않다고 말한다. 지금 중국은 위안화 절상을 어느 정도 용인할 가능성이 크다. 속도조절이 관건일 뿐이다. 내수진작을 위한 행보다.
원화 강세 역시 어쩔수 없는 방향이라고 현재 이해하고 있다. 문제는 그 속도인데 내가 생각했던 수준보다도 더 빠르게 원화강세가 이뤄지고 있다. 사족이지만 나 개인적으로는 14년 수준까지도 생각은 하고 있지만 정부의 개입이 있다면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다.
아무튼 상대적으로 방역 수칙에 협조하는 우리 국민들의 태도와, 다른 국가보다 더 잘갖춰진 택배시스템, 그리고 성장 산업으로 말해지는 반도체, 배터리, 그리고 이전 정부들이 잘 유지해온 낮은 정부부채로 인해 우리나라의 경제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잘버티고 있다. 이것은 해외 다른 자본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보일테다.
우리나라의 경제는 과거와 다른 위상을 경험하게 될텐데 문제는 수출이 성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우리나라의 구조상 달러약세는 무작정 좋다고 하긴 어렵다. 따라서 원화강세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더불어 투자와 내수소비 역시 살려야 한다.
내수소비는 참 어렵다.
우선 코로나 이전, 문재인의 최저임금정책이 시행되면서 소득의 양극화가 아주 심해졌었다. 이것은 저소득층의 소득이 줄기도 했고 고소득층의 소득은 반대로 늘어버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었다. 소비성향은 저소득층이 높은데, 소득의 양극화가 매우 크게 벌어지며 내수소비의 확장폭은 추세적 감소를 보여왔다. 그리고 우리는 코로나 사태를 맞이했다.
이렇게 코로나 이전에도 정책 실패로 인한 소득 양극화가 내수를 어렵게 했는데, 코로나 이후 소비는 더 줄어들었고 심지어 외국인 여행객 소비도 사라졌으니 내수소비의 어려움은 불보듯 뻔하다. 이럴 땐 돈도 양극화 되어 흐르게 된다. 어중간한 소비는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사실 소비의 양극화는 소득의 양극화가 진행됨에 따라 이미 진행되던 모습이라 새로울 것도 없다. 다만 이런 추세가 더 공고해지는 것일 뿐.
아무튼 부동산 실패로 자산양극화가 극명하게 발생한 지금, 소득양극화는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투자는 정부와 민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일단 정부는 그린뉴딜이라는 이름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데, 이것은 나쁜 선택이 아니라고 보여진다. 개인적으로 원전폐쇄 결정은 매우 우매한 결정이었고, 이번 감사원장의 발언에서도 보여지듯 매우 정치적인 결정으로 참 병신같은 짓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신재생에너지의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그리 나쁜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들은 이야기가 있지만 이를 두고 정부를 욕하지는 않겠다. 허나 집행은 투명하고 분명하게 이뤄지길 간절히 기도한다.
민간 투자의 경우 성장산업을 제외하면 투자여력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의 경우 반도체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배터리 산업군 그리고 IT산업이 될텐데, 안타깝지만 배터리 등 성장 산업군의 공장 신설 혹은 증설은 국내보단 해외를 중심으로 더 활발하게 이뤄질 확률이 있다. 그나마 삼성의 반도체 산업이 투자를 나서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른 IT 기업들의 투자 채용은 글쎄.. 아직까진 모르겠다. 안한다는게 아니라 정말 잘모르겠다.
앞으로 엔화의 추이가 계속해서 신경쓰일 것 같다. 특히 100~104엔 사이에서의 움직임은 꽤나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데 지금 당장 무엇을 할 수 있는게 없다. 일단은 엔화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고민좀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