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7일 화요일

3분기 속보

 




 

3분기는 거리두기 2.5단계를 실시한 기간으로 전기비 대비 얼마나 변동할 지 많이 궁금했다. 특히 민간소비, 그 중에서도 가계소비의 변동은 매우 궁금했다.

결과는 -0.2%. 개인적으로는 주변 온오프라인 자영업 친구들과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생각할 땐 조금더 빠질수 있다고 보았는데 숫자가 너무 잘나왔다. 사족이지만 오프라인 자영업자들의 경우는 생존을 위한 변화가 조금씩 보였는데, 특히 가족단위로 움직일 수 있는 분들은 직접 배달도 나서고, 메뉴도 포장이 가능한 부분으로 수정하며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런 대응과 적응에 존중의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국내총생산은 qoq대비 1.9% 성장했다. 경기가 돌아섰다고 섣불리 말하긴 어렵지만 일단 지금 상황은 고무적인 상황이다.

 

이 성장을 이끈건 1. 수출 2. 설비투자이다. 민간소비는 단단하게 버텨주었고,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민간투자가 적당히 버텨주었다. 이렇게 민간소비가 방어가 되는 이유는 역시 택배시스템과 아파트라는 우리나라의 주거문화의 특징 때문이다. 한국의 도시 구조를 비하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 밀집된 주거공간인 아파트는 배달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다. 쉽게 생각해보면 된다. 주택단지의 주택을 하나하나 돌며 20개의 택배 배송을 하는 것이 유리할까? 아니면 아파트 한 동의 20개 택배를 배송하는게 유리할까?

 

설비투자를 보면서 또 다시 느끼는건 우리 기업들의 산업규모와 방향이다. 반도체,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배터리, 센서, 5g를 위한 통신장비 등 우리나라의 산업은 다양한 방면으로 투자가 잘되어 있다. 난 코로나 사태 이전, 우리나라의 경쟁력에 대해 고민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다소 다른 관점을 갖고 있는데, 코로나 이후 상대적으로 국가, 기업부채가 낮은 우리나라는 운신의 폭이 상대적으로 넓어졌다. 개인적으로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긴 지금 우리는 미래를 위한 투자를 감행해 쫒아야 하는 부분은 그 격차를 줄이고, 따돌려야 하는 부분은 그 격차를 늘려야 한다. 개인적으로 매우 아쉬운건 중국은 정부주도로 어마어마한 돈을 성장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더 상대적인 여유가 있는 국가인데, 쫓아오는 이들을 떨쳐버릴 여유가 우리에게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을 수 있길 기도한다.

 

또 사족이지만 현 정부는 과거 정부들의 엄격한 부채관리에 감사하고 또 감사해야 할 것이다. 재정지출 증가율이 전세계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부채관리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Yoy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정부의 투자와 소비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하방 압력을 많이 낮춰주었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부채라는건 미래의 성장을 담보로 하는 지출이다. 따라서 성장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부채는 고스란히 빚으로만 남게 되고, 이는 이후 세대에 커다란 짐이 된다. 내가 안타까운건 현재 정부지출 방향을 볼 때 뉴딜 사업과 소부장을 제외한 다른 방만한 복지, 공무원 채용 등의 지출이다. 이들은 결국 10~20년 뒤 훗날 정부들에게 큰 짐이 될 것이 뻔한데, 특히 인구감소에 따라 방만한 복지의 악영향은 아주 빠르면 10, 늦어도 20~30년 뒤에는 나타나게 될 수 있다. 지금은 과거 정부의 엄격한 부채관리에 고마워한다면, 그 땐 현 정부의 방만한 재정지출을 욕해야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어째든 현상을 이해하는 것은 상대적인 것을 이해하는게 중요하다.

지금 우리나라는 절호의 기회와 엄중한 위험를 동시에 갖게 되었다.

기회란 미국 유럽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부채상황과 기업들의 경쟁력. 위험이란 우리를 추격하는 중국의 상대적인 체제적 안정과 성장이 된다. 더불어 중국 정부의 집중적인 성장산업으로의 투자와 천인계획으로 불리는 인재등용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중국은 현재 돈으로 모든걸 해결하고 있고, 실제로 그것이 작동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 있는 우리들은 중국의 이런 인재채용 정책에 대응하기가 어렵다. 기술이 유출되지 않도록 정부차원에서도 그리고 기업차원에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