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8일 월요일

올 한해를 마무리 하며.

올 한해는 참 많이도 힘든 시간이었다. 

우선 개인적으로는 10년을 같이 보낸 한 사람과 헤어지게 됐다. 10년의 시간은 절대 짧지가 않다. 난 그 긴 시간을 오로지 한사람과 보냈고 그 끝을 잘맺길 바랬다. 너무 고맙게도 내게 좋은 마지막을 남길 수 있게 기회를 주었고, 아주 많이 흔들렸지만 그 사람의 판단을 존중하며 10년을 마무리 지었다. 또 이것과 별개로 난 이 사람에게 남은 마음의 빚이 좀 있다. 언제고 기회가 있다면 이 빚은 꼭 갚을테다. 

당신의 앞날에 행복과 사랑이 흐르길 매번 기도합니다. 정말로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인연의 마지막은 비록 잘 매듭지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헤어진 후 참 많이 힘들었다. 정신적으로 꽤나 힘이 들어 내 일과 생각이 정리가 되질 않았다. 하필 타이밍도 코로나로 증시가 폭락하고 정신없이 므누신이 부양책을 발표하던 때라 정신줄을 잡으려고 꽤나 노력했다. 내 개인적 감정도 다 추스르지 못한 상황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이야기를 따라가려니 너무나 피곤했다. 대충 폭락에서의 대응이 마무리 될 쯤 모든걸 두고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이 때 많은 것들이 바닥에 떨어졌고, 지금 보아도 내가 어떤 생각으로 지냈는지 기억나는게 없다. 당시는 즉흥적 감정에 나를 던져 시간과 같이 흘려보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우연히 스페이스X의 우주선 발사 영상을 보았다. 내가 꿈꾸던 삶이 있고, 또 내가 정한 목표가 있다. 내가 꿈꾸던 삶은 꽤나 멀어졌지만 내가 정한 목표는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꿈과 목표 모두를 놓쳐버릴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내 삶을 살아가기로 다짐했다. 다시 채워가야 할 내 꿈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딱히 타협할 생각은 없다. 사람을 알아가고 이해하는 시간은 언제나 중요하다.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투자의 측면에서 볼 때는 매우 흥미로웠다. 금융위기 이후 10년의 주식시장을 올 1년에 모두 겪은, 경험적 측면에선 짧지만 매우 굵은 정말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다만 내 개인사로 인해 이 흥미로운 시장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다. 

우선 미국 경제의 꼭지를 고려해서 올 초 현금 50%를 만들어 뒀었다. 아직 터질 시기는 아니라는 판단에 원하는 만큼 현금화를 다 못했지만 50%의 현금은 매우 유용했다. 코로나를 거치며 들고있던 주식의 평가손실은 버거웠다. 늦었다면 엉덩이를 무겁게 하는 것이 유리함을 기억하고 남은 현금을 운용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개인적으로 나 스스로에게 가장 칭찬해주고 싶은 일이다. 

일단 현금으로 코로나 충격 초기 인버스를 조금 투자하고 달러도 조금 사두었다. 물론 크진 않지만 조금씩 매수도 이어갔다. 개인적으로는 1800선보다 더 빠지기 어렵다고 생각을 했기에 1800~1900 사이에서 달러와 인버스를 모두 청산해 약간의 현금을 더하고 3/12일부터 집중적으로 주식매수에 들어갔다. 중간중간 판단을 수정하긴 했지만 기계적으로 대응하면서 3월 말까지 관심기업의 ir에 전화도 하며 주식비중을 모두 채웠다. 또 8월 이후 정신을 차리고 보유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는데 운이 좋게도 개인적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들이 눈에 잘 띄였다. 난 아직도 주식비중이 90%가 넘는다. 

실물경제시장과 자산경제시장의 괴리가 너무나도 벌어져 이것이 상식적인가 의심도 많이 된다. 아마도 내년 시장을 보면서 다시 현금비중을 늘려갈 수 있다. 하지만 시장과는 달리 아직은 보유 종목들이 매도할 가격대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솔직히 보유 종목들의 매도 가격대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 지금의 시장은 거품구간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경제의 성장이 나와주기만 한다면 지금의 큰 거품은 그리 큰 거품이 아니게 된다. 


부동산은 계속 매우 뜨거운 이슈였다. 하지만 이전 많은 글에서도 언급했듯 난 현재 부동산 시장을 거품구간으로 이해한다. 또 미래수요가 현재로 너무 많이 넘어왔다. 그나마 다행인건 과거 일본의 부동산 거품은 기업의 부채가 중심이 되어 생긴 반면, 이번 한국의 부동산 거품은 가계의 부채가 중심이 되어 생긴 거품이다. 

기업은 부동산이 하락하면 장기 보유가 어려워 매도를 쉽게 결정할 수 있다. 이것은 부동산 가격하락을 촉진시킨다. 하지만 가계가 소유한 부동산은 주로 거주의 목적이 강하기 때문에 매도가 빠르고 강하게 나오기 어렵다. 단 미래수요가 현재로 너무 많이 넘어왔기에 거품이 터지면 미래의 수요공백은 꽤나 장기간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은 장기간 부동산이 부진할 요인이고, 부진 후의 부동산은 선택적 상승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지금의 20대 청년들은 매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테다. 다행히 내가 아는 20대 청년들은 대부분 적당히 잘지내고 있다. 이것도 내 운인듯 싶다. 내 가까운 친구들도 대부분 다 잘지내고 있다. 비록 작년과 비교하면 다소 어렵긴 하지만 사회 전반이 느끼는 어려움 정도는 아닌듯 싶다. 내 주변의 사람들이 이렇게 잘버티고 지내주는 것은 너무나도 고맙다. 

다만 이 자산양극화, 특히 부동산 가격의 폭등은 친구들과 20대 청년들 사이에서도 큰 차이를 냈다. 결국 부동산을 미리 소유하지 못한 친구들과 20대 청년들은 이 간극을 매우기 위해 많이 투자를 시작했다. 의사 변호사 등 괜찮은 전문직의 친구들 조차도 자산양극화가 크게 나니 모두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이것이 비극의 시작일까? 아니면 패러다임의 변화일까? 

난 지금 시장이 거품이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성장이 나와준다면 지속 불가능한 거품이라 볼 이유는 없어진다. 그럼 과연 성장은 나올까? 


내년 나의 눈은 

0. 백신과 코로나의 변이 변종
1. 한국의 가계부채(부채비용/소득) 위험, 성장
2. 중국의 기업부채 위험과 관치주의의 불안정한 자본주의 모습
3. 미국의 회복과 성장과 미중갈등 양상
4. 그리고 전세계 많은 국가들의 부채 그리고 성장

에 많이 쏠리게 될 것이다.

우리에겐 꽤나 많은 운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나의 가족이 내년에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길.. 
참 힘든 시간 잘 버티고 깊은 뿌리를 내려준 내 동생에게 고마움을 보낸다. 


--- (추가)


내 인생에서 돈이 그리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는 생각을 종종했다.

그런데 이는 완전 망상에 불과한 듯 싶다. 이런 망상과 헛소리는 앞으로 해선 안된다. 


--- (추가)

거품을 말하고 성장을 말하는 것은 결국 인플레이션과 연결된다. 

지금 코인 원자재가 모두 들썩이는건 결국 돈이 많이 풀린 결과다.

과거 글에서도 계속 언급하지만 성장이 없다면 문제가 크게 생긴다. 성장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생각 나열하기 - 2
https://dalmitae.blogspot.com/2020/08/2.html 

미국 물가 그리고 기다림
https://dalmitae.blogspot.com/2020/09/blog-post_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