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개인 노트로 작성한 글.
총 9쪽의 내용이라 결론만 발췌. 그림과 차트는 노트에서 필요한 일부만 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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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이후 중국이 보여준 절대적 상대적 경쟁력은 다른 어떤 나라들 보다도 높다. 따라서 나는 위안화의 절상속도가 원화의 절상 속도보다 빠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나는 계속해서 이 상황이 이해가 안되고 있다.
이럴 땐 보통 내가 틀렸을 가능성이 크다. 즉 중국의 절대적 상대적 경쟁력이 다른 어떤 국가들보다 높을진 몰라도 반대로 다른 어떤 국가들보다 높은 위험이 있을 수 있다. 위험은 결국 비정상적인 행동을 유발한다.
중국은 미국의 수출 규제와 전세계적 경제 침체로 내수시장을 키워야 한다. 내수시장을 키우기 위해선 소득을 올려 소비를 증가시키거나 미래성장을 담보로 부채를 끌어와 투자 소비를 일으키는 것이다. 중국은 위안화 절상 압력을 받고 있어 수출이 더 어려워진 상황이고 미국은 코로나로 인한 경제 충격으로 금리를 전폭적으로 인하했다. 즉 중국은 금리인하를 할 요인이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중국은 올 초 금리인하를 단행한 후 금리를 내리지 않고 있다. 어쩌면 중국은 금리인하를 할 수 없는 상황일 수 있다.
금리인하를 부채를 가져간다는 의미이고, 부채는 미래성장을 담보로 한다. 따라서 금리인하가 어렵다는 것은 부채 자체가 문제일 수 있고, 미래성장이 문제일 수 있다.
금리인하로 돈이 흘러간다면 실물경제시장과 금융자산시장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지금 중국도 한국도 그리고 다른 외국도 모두 풀린 돈이 금융자산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K자 모양의 회복이다. 실물경제시장과 금융자산시장의 괴리가 점점 커지고 있고, 이것은 실물경제시장의 성장이 없다면 지속가능하지 않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매우 기형적인 상황이다. 1선 도시의 공실율이 16~20% 가까이 되는데 이는 공급이 수요보다 절대적으로 많음을 의미한다. 2,3선 도시의 공실율은 이보다 더 높다. 이런 기형적인 상황에서 중국의 부동산 가격은 코로나 이후 다시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즉 돈이 실물경제시장으로 흐르지 못하고 계속 금융자산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공실율의 수준을 두고 볼 때 앞으로 이들의 기대수익은 부채비용보다 매우 낮을 확률이 높다. 부동산의 조정이 매우 높게 예상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더 이상 이들의 거품을 만들고 싶지 않을 것이다. 거품이 터지면 그 만큼의 돈은 불태워져 사라지는 것이다.
중국의 부채 총량도 문제다. 특히 중국의 민간 비금융기업 부채는 gdp대비 160%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기업의 높은 부채는 투자가 선순환 고리의 시작점이기에 문제가 된다. 기업이 미래 먹거리를 확인하면 투자를 일으키고, 투자는 고용을 만들고, 고용은 소득을 만들고, 소득은 소비를 만든다. 하지만 부채비율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면 부채비용이 이미 높은 상황에서 더 높은 부채비용을 가져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성장수익이 아주 커야 이 높은 부채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 따라서 부채가 높은 기업은 금리가 낮아지더라도 투자에 인색해진다.
즉 중국은 내부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다.
금리를 내려서 내수부양을 하고자 하지만 민간기업의 부채가 너무 높은 수준이라 이들 돈이 고용과 소득을 만들 투자로 이어지지 못한다. 오히려 이들 돈은 금융자본시장을 흘러가며 실물시장경제와 더 큰 괴리를 만들어 내고 있을 뿐이다.
지금 투자를 만들기 위해선 정부의 투자가 필요하다. 정부부채가 매우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쉽게 믿기가 어렵다. 그것은 관료주의가 성과주의와 만나며 지방정부들이 자신들의 부채를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확신하기 어렵지만 중국의 부채 수준은 BIS의 발표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만약 우리가 중국 정부부채 수준을 그들의 발표대로 믿는다고 한다면 중국의 성장은 정부주도의 투자에 달려있다. 물론 관료주의가 시장경제와는 어울리지 못하는 이유로 큰 소득을 만들어내지 못하겠지만 일단 정부가 마중물 역할은 해줄 수 있다.
만일 중국 정부가 민간기업의 과다한 부채를 이유로 부도와 파산을 용인한다면 중국은 단기적으로 경제적 부진을 겪는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효율을 되찾아 다시 안정적인 성장을 만들 수 있다. 이 때 문제는 이 과다한 부채를 어떻게 어떤 강도로 줄여가느냐이다.
자칫 부채의 충격 흡수를 잘못한다면 이는 부채가 높은 민간기업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경기가 하락할 수 있고, 이 경기하락은 고용과 소득을 크게 악화시킨다. 악화된 고용과 소득은
다시 기형적 공급을 보이는 부동산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사족이지만 난 여전히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예상하고는 있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백신구매 실패. 안타깝게도 우리는 백신접종이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 많이 늦게 될텐데, 이는 우리 기업과 국민들이 힘겹게 이룬 상대적 경쟁력을 정부가 다 깎아 먹는 멍청한 짓이였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시간이 갈 수록 상대적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가가 될 여지가 충분하다. 그럼에도 아직 기업들의 절대적 경쟁력은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성장산업군은 여전히 경쟁력이 높다. 또 기존 제조업 특히 현대차를 중심으로 한 로봇 산업은 방향성을 잘 잡았다고 판단한다. 개인적으로 보스턴다이나믹스 인수에 매우 호의적이다.
단 하나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이 있다면 코로나의 변이 그리고 변종이다. 일단은 변이가 된 수준으로 알고 있다. 변이에 대한 백신의 효력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 백신을 맞고 나서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벌써부터 영국에선 변이된 코로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그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 만일 백신의 효력이 크게 제한적이라면 세상은 아마도 크게 요동치게 될 것이다. 이는 환율의 차원을 넘어선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혹여라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변종된다면 이 때는 백신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한다. 이번 코로나 백신을 만드는데 약 1년의 시간이 걸렸다. 많은 국가들이 기업에 많은 물적으로 제도적으로 지원을 해주었던 결과다. 다음 백신도 같은 지원을 할 수 있을까? 그보다 많은 국가들이 지금의 더 커진 부채를 견뎌낼 수 있을까?
우리가 지나는 이 터널의 끝은 어디가 될지... 모든건 운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