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9일 수요일

숨고르기? 완만한 둔화? - 결론 (결국 같은 내용)

경제는 여러가지 현상이 합쳐져 전체를 설명하게 된다.
따라서 하나의 현상으로 선행과 후행을 따지기 보단 여러 지표가 경기침체 이전에 보여주었던 모습을 가지고 종합적인 판단을 해본다. 혹여 하나의 지표가 경제 전체를 잘성명했다 하더라도 지표에 노이즈가 발생했을 경우 상황을 정확이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내가 미국경제를 볼 때 주요하게 보는 지표는 4가지다.

1. 물가 - 오르기 시작할 때면 경기사이클의 중반을 지난 경우가 많다.
2. 물가조정/경상 시간당 임금 - 경기침체 이전에 성장률이 하락 혹은 침체된 경우가 많다.
3. 실질개인소비 - 경기침체 이전에 상승률이 하락 혹은 침체된 모습을 보인 경우가 많다.
4. 장단기 금리차 - 80년 이후 장단기금리가 역전된 경우 경기침체가 왔음.

위 4개의 지표 외에 조금 더 본다면 금융스트레스지수, tips spread, 신용스프레드 정도가 될 것 같다. 물론 이들보다 더 좋은 지표가 있을수 있겠지만 아직은 관심이 부족해 이외 다른 지표는 주기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

1. 물가



경기 사이클을 전반과 후반으로 나누어서 본다면 1950년대를 제외하면 물가상승은 후반부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는 08년 경기침체 이전 06년의 물가 하락이 눈에 띈다. 이후 다시 반등하기는 했지만 과거와는 매우 다른 모습이 분명하다.

이것은 oil가격과 관련이 있다. 98년 oil가격은 $20 밑을 맴돌았지만 2000년을 지나 08년 금융위기를 맞이하기까지 $140까지 상승했다. 10년동안 약 7배가 넘는 가격 상승을 보였던 것이다. 이런 가격상승으로 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됐는데 이는 전체물가지수와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지수를 보면 확인가능하다.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지수를 보면 경기침체 이전에 성장률이 추세적 상승 혹은 상승추세가 멈추고 정체된 모습이 보인다.

이렇게 oil가격이 큰폭으로 변하며 전체물가지수에 노이즈를 발생시키고 있기에 물가를 볼 때 전체물가지수만 확인할 수 없다. 앞으로 에너지가격이 안정되기 전까지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지수도 같이 보아야 한다.

2. 물가조정/경상 시간당 임금




조지프 엘리스는 Ahead Of Curve에서 시간당임금이 실질소비를 선행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얼마전 듀프레인님은 2000년 이후 이 선행관계가 희미해졌고 오히려 역의 관계가 나타난다고 하셨다(http://runmoneyrun.blogspot.kr/2016/02/average-hourly-earnings-income-or-cost.html).

그럼 전혀 쓸모없는 지표일까? 난 여전히 의미있게 보고 있다.

난 개인소비의 선행 혹은 역행으로서의 지표보다 경기침체 이전의 모습에 더 주목한다. 또 전체물가지수가 oil가격의 변동에 따라 노이즈를 발생시키고 있기에 물가를 조정하더라도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지수로 조정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렇게 조정해서 시간당임금을 보면 경기침체 이전에 성장률이 하락하거나 정체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3. 실질개인소비


미국의 GDP에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경기에 상승과 하락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조지프 엘리스는 개인소비에 대해서 꽤나 중요한 입장을 취했다. 그의 저서 "경제를 읽는 기술"을 읽거나 채훈우진아빠로 유명하신 홍박사님의 저서 "환율의 미래"를 읽으면 관련한 내용이 짧게 나온다.

사실 개인소비는 물가조정을 거치지 않아도 경기침체 이전에 하락추세를 보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물가조정을 거치면 더 확연하게 보인다. 재미난건 개인소비는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를 조정하나 전체물가를 조정하나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경기침체시 바닥에 아주 조금더 민감하게 보이는 것은 전체물가를 조정한 개인소비다. 따라서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로 조정한 개인소비는 흐름을 확인하는 지표로 사용할 생각이다.

4. 장단기 금리차


80년대 이후 장단기 금리차는 경기침체 이전에 매번 역전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보다 더 확실한 경기침체의 사인은 없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분명하게 보인다.

위 4가지 지표가 내가 경제침체를 확인하는데 순차적으로 확인하는 지표들이다.

그럼 지금 미국의 상황은 어떨까?

1. 물가

전체물가는 oil가격의 영향으로 반등을 보이고 있고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는 완만한 상승이 보인다.

2. 시간당 임금

경상 시간당 임금은 다소 정체된 모습이 보인다. 상승과 하락의 추세를 점치기 어렵다. 다만 전체 물가를 조정한 시간당 임금은 oil가격에 따라 크게 반등하기 어려워 보이고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로 조정한 시간당 임금은 경상 시간당 임금과 같이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물가가 반등 혹은 완만한 상승을 보이는 만큼 경상 시간당 임금이 오르지 않은다면 추세하락을 보일테다.

3. 개인소비

개인소비 역시 시간당 임금과 같다. 추세 하락과 추세 상승을 예단하기 어렵다. 근래 반등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것이 추세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전체물가를 조정한 개인소비는 당연히 하락을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로 조정한 개인소비는 상승을 보여주지만 이들이 추세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4. 장단기 금리차

하락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시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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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난 우리나라의 주식투자를 하면서 한국지표보다 외국지표를 더 보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말을 했었다. 하지만 이는 홍박사님께서 돈 좀 굴려봅시다와 환율의 미래에서 언급한 채찍효과를 접한 후 위 생각을 바꾸었다.

어째든 3번의 포스팅의 결과는 모두 같다.

많은 이들이 폭락을 계속해서 언급하고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 물가, 시간당 임금, 장단기 금리차는 마음 놓고 투자를 할 시기는 또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위 4가지 지표 모두가 침체의 분명한 사인을 보이는 것이 아닌 만큼 난 아직 시간이 있다고 본다. 또 미국의 소비만 다소 살아나주며 재고가 감소해준다면 우리나라의 경기는 오히려 살아나며 증시에 힘을 줄 수 있다.

비록 장/단기 포트의 변화는 조금 있었지만 난 하락에 배팅할 생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