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일 금요일

한 해를 마감하며 바라본 미국 경제

25일 개인노트 중

우선 작년과 올 해 모두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적극적 투자를 하지 못한 것이 뼈아픈 결정이었다. 

개인지표가 2월부터 반등하고 있었음에도 개인적 판단으로 현금비중을 줄이지 않은 점, 현재 시장의 특징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사막의 우물 전략을 계속 고집했던 선택은 좋지 않았다. 그나마 적은 비중으로 투자해둔 우선주와 식품주의 상승이 있어 개인적으로 안도할 뿐이다.

이런 나의 선택엔 나의 기대도 영향을 미쳤다. 숫자가 현실을 모두 반영하지 않는다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앞으로 이런 실수는 다시 없어야 한다. 


이번에는 분명 다를 것이라는 과거 많은 기대감은 종종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는 결과를 맞이했던 것이 과거의 역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분명 과거와 다른 모습이다. 이것이 일시적인지 아니면 새로운 싸이클이 도래하는 것인 것 지금은 알 수 없다. 

즉 코로나 이후 과거에 관측된 경제 싸이클은 사라진 것으로 이해된다. 혹은 경제의 싸이클이 이전과 매우 다르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과거의 싸이클을 같이 적용하기 어렵다. 

새로운 싸이클은 적어도 이십년은 지나야 이해될 수 있다. 


올 해 마지막을 바라보는 지금, 내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고, 이것을 지금 노트에 적어 장기적으로 추적해야 한다. 


내가 추적해야 할 주요한 것은 냉전시대 이후 사라진 국가 주도 자본주의가 부상했다는 것.

이번 패권싸움은 AI가 기반이 되는 새로운 판이다. AI는 절대적으로 사회주의 국가가 민주주의 국가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AI의 핵심이 되는 데이터를 제약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민주주의 국가에선 이것이 쉽지 않다. 미국이 계속해서 중국에 쫓기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중국엔 제약이 없다. 공산당은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13억 인구 데이터를, 전세계 틱톡 사용자의 데이터를 주무르고 만지고 있다. 미국의 싸움은 쉽지 않다. 

AI는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한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절대 필요하다. 미국은 이 인프라 투자를 민간 기업에 맡기고 있고, 중국은 공산당의 이름으로 전 국민이 인프라 투자에 기여하고 있다. 이런 인프라 투자는 민간보다 국가가 주도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필요한 자본이 너무 크고, 필요한 자본이 크니 위험도 매우 크다. 이번 그리스 여행에서 확인한 것은 “민간은 수익이 보이지 않는 곳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험이 너무 크다면 역시 마찬가지다. 이를 도전한 민간 기업은 없다. 또 위험에 투자한다 하더라도 기업 하나가 부담할 수 없다. 많은 다른 투자자들을 모집해야 하고, 긴 시간이 필요하다. 난 국가가 주도해야 할 분야가 있고, 민간이 주도해야 할 분야가 있다고 본다. 민간 만능주의는 시장 만능주의와 같다. 인프라투자는 국가가 빠르고 강력하게 주도해 이끌어야 할 분야다. 그렇게 판을 깔아 놓으면 민간은 알아서 춤을 춘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미국 역시 국가 주도 자본주의를 바이든 시대에 와서 시동걸었다. 다만 중국과 같은 수준이 아닐 뿐이었다. 트럼프는 더 적극적인 국가 주도 자본주의를 실행하고 있다. 지금 당장 나온 발표만 보아도, RMP는 분명한 유동성 완화이고, 내년 봄에 실행될 세금 환급은 시장에 돈을 직접 주입하는 것이다. 또 국가가 끌고갈 스테이블코인은 국채시장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고, 마지막으로 파월의 임기가 끝나면 바로 이어질 금리인하까지 중국과는 다른 하지만 매우 간접적이지만 적극적인 국가 주도 자본주의의 모습이다. 


국가 주도 자본주의 시대엔 국가부채와 실질 성장 그리고 이들의 기반이 될 금리가 매우 중요하다. 

우선 국가가 시장을 이끌어 가야 하기 때문에 국가부채는 필연적으로 증가한다. 국가 부채가 증가한다는 것은 통화의 증가를 뜻하고, 통화가 증가하는 것은 자산 가격의 상승을 뜻한다. 정부가 끌고가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경제 싸이클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 

실질경제는 금융경제와 달리 계속 안좋을 수 있다. 하지만 정부투자가 집중되는 곳이 경제를 끌고 간다. 즉 경제는 확장을 이어가지만 실제 체감 경제는 좋지 않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낙수효과를 증명하는 논문을 아직 알지 못한다. 우리가 이해하는 낙수효과는 경기가 전반적으로 회복되고 성장할 때 발생한다. 실제 체감 경제가 좋아지지 않는다면 낙수효과는 없다. 그리고 이것이 코로나 이후 우리가 겪고 있는 환경이다. 사막에 비가 내리려면 이 실제 체감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 국면이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체감 경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경제가 확장하는 모순된 상황은 인위적인 것이고, 이런 인위적인 경제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결국엔 경기가 회복 성장으로 돌아서거나 혹은 경제가 부러지는 상황이 나타난다. 즉 정부부채에도 한계가 있다. 어느 누구도 부채를 무한정 가질 수 없고, 이 부채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그리고 이 신뢰는 돈을 갚을 능력이 있다고 믿는 것에서 출발한다. 결국 경제 성장이 중요하다.

정부의 세금 환급 그리고 현금 살포는 지속 가능성이 없다. 일시적인 효과만 거둘 뿐이다. 결국 경제의 확장이 체감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생산성 증가에 따른 실질 소득 증가에 있다. 생산성 증가. 이것이 없다면 혹은 이것이 늦춰진다면 경제 확장과 실제 체감 경제의 괴리감은 결국 경제침체로 이어지게 된다. 

금리는 화폐의 부가가치다. 모든 생산활동은 화폐의 부가가치보다 높아야 가치가 있다. 금리를 낮추는 것은 경제 전반에 돈을 공급하는 것이지만 더 확실하게 말하면 화폐의 부가가치를 낮추는 것이다. 화폐의 부가가치를 낮춰 다른 산업의 부가가치를 상대적으로 높이는 활동이다. 부가가치란 생산성의 또 다른 형태다. 금리를 낮추는 것은 결국 생산성을 상대적으로 높인다. 또 이 금리는 국가부채의 장벽과 같다. 특히 국가가 주도해야 할 투자는 부가가치가 낮은 사업들이 주가 된다. 따라서 금리가 높으면 국가에 큰 부담이 된다. 트럼프가 그렇게 금리인하를 외치는 이유가 있다.


국가 주도 자본주의에서 국가부채는 필연적으로 증가한다. 국가부채의 증가는 국채 수요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 답으로 미국은 스테이블 코인을 점 찍었다. 

미국은 부채를 나눠 갖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테이블 코인 - 비관적 관점https://dalmitae.blogspot.com/2025/08/blog-post_86.html

과거 노트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고, 그 중 부채의 자유를 언급했다. 결국 지금 미국의 국가 주도 자본주의 상황에선 부채가 줄어들기 어렵다는 것을 에둘러 말했다. 

또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주요 포석임을 언급했다. 달러 패권의 핵심은 견고한 달러 수요에 있고, 스테이블 코인은 단기 미국채와 연동되어 있기에 달러 수요를 일으킨다. 

문제는 이것이 다른 국가들의 통화주권에 매우 위협적이다. 꽤나 장기간 이 문제의 해결책을 고민해봤지만 지금도 마땅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자신이 살기 위해 전세계 동맹국을 위협하고 있다. 어느 분은 내게 큰 방향의 조류가 코인으로 흐르고 있다면 우리도 그 방향으로 배를 몰고 가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하지만 이것은 정말 쉽지 않은 게임이 될 것이다. 

미국은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해 단기국채 수요와 발행을 늘리고, 장기국채 발행을 줄이고 싶어한다. 장기국채 발행을 줄이는 것은 공급의 감소를 뜻하고, 공급이 감소하니 가격은 오르고 금리는 내린다.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 패권을 유지하는 도구일 뿐 아니라 장기국채의 금리 하락을 유도하는 것에도 유용하다. 


생산성 향상은 결국 인풋 대비 아웃풋이다. 경제 성장은 아웃풋의 증가다. 미국과 중국이 사활을 걸고 있는 AI는 생산성 향상과 아웃풋의 증가 모두를 만족시켜야 한다. 아웃풋의 증가는 소비를 바탕으로 하고, 소비는 전체소득을 바탕으로 한다. 실질 경제성장은 생산과 소득 소비라는 바퀴가 모두 다 같이 굴러가야 가능하다. 결국 생산성 향상에 따른 실질 경제성장은 전체소득과 소비의 확장을 통해서 확인이 가능할 것이다. 

AI는 인간을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고 하지만 미국에서 보여진 진단의학과 의사의 경우만 보아도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분명 사라지는 직업은 있겠지만 동시에 AI가 창출하는 일자리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AI가 인간을 대체하기만 한다면 AI의 발전은 양극의 결과 모두가 가능할 것이다. 인간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모두가 행복한 세상 혹은 AI로 인해 인간이 불필요해진 거의 모든 이들에겐 불행한 세상. 다만 분명한건 미국 경제의 7~80%는 소비에 의존하기에 패권싸움 중인 미국은 전체소득이 줄어선 안된다.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 AI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

 


위는 9월까지 미국의 소비와 전체소득 차트다.

미국의 경제는 분명히 감속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셧다운하지 않고 경제지표를 계속 발표했다면 추세적으로 볼 때 시장이 크게 흔들릴 만한 데이터가 나왔을 것으로 판단한다. 난 미국의 장기 셧다운과 경제데이터 미발표는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든 미국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확신한다.

트럼프가 감세 카드와 현금지금을 들고 나온 것을 두고 떨어지는 지지율을 방어하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것 같다. 하지만 미국 경제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가 빠르게 감속하고 있고, 그 소비를 설명하는 전체소득 역시 빠르게 감속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트럼프의 선택은 단순히 지지율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실물경제가 쉽지 않다. 더불어 트럼프는 이번이 임기 마지막이다. 인기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앞으로 나올 미국의 경제 데이터가 중요하다. 속보치는 마시지를 받고 나올 가능성도 배재하기 어렵다. 근래 발표됐던 미국의 고용지표들은 속보치임을 감안하더라도 오차가 너무 크다. 이것을 마사지로 봐야 할지 아니면 경제 데이터 수집 기술의 한계라고 봐야 할지 각자의 판단에 따라 다를 것이다. 

난 미국의 양심을 믿었다. 지금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것인지 지금은 알 방법이 없다. 하지만 과전이하라고 했다. 오이 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쓸 필요가 없다. 미국이 오해 받기 싫었다면 이럴 때 일수록 더 확실한 모습을 보여야 했다.

미국 경제의 핵심인 소비는 지금 부진하다. 그 소비를 뒷받침 할 전체소득도 부진하다. 내년 트럼프의 선물이 될 감세와 현금 2,000달러는 미국 소비를 단기간 끌어올릴 것이다. 지속가능성은 없지만 분명 시간을 벌었다.


유동성의 관점에서 볼 때 RMP는 QE와 똑같다. 즉 유동성 완화 포지션이다. 따라서 금융시장이 부러질 이유가 아직은 없다. 

조금씩 바퀴벌레가 보이고 있지만, 또 이 바퀴벌레는 분명 더 있겠지만, 지금까진 대량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 해 두 번의 금리인하로 미국은 시간을 벌었다. 다만 바퀴벌레 박멸은 어려워 보인다. 또 금리인하는 바퀴벌레를 박멸하는게 아니라 잠시 숨고르게 할 뿐이다. 

미국은 어렵게 벌어드린 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일단 연준 수장이 교체될 것은 확정이니 금리인하 역시 확정적이다. 아마도 꽤나 많은 돈이 시장으로 흘러갈 것이고, 바퀴벌레들의 잔치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만 지금 금융시장은 크게 부풀어 있고, 작은 충격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니 낙관만 할 수 없다. 연준과 정부의 위험관리 능력이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다행히 영리한 트럼프 옆에 능력 좋은 베센트가 있다.


결론만 간단히 말하면 미국은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내년 중 생산성 향상과 전체소득, 소비의 증가가 이끄는 실질 경제 성장이 가시적으로 나와줘야 한다. 

금융경제의 바퀴벌레는 계속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비대해진 금융시장에서 어디서 어떻게 바퀴벌레가 출몰할 지 지금 예상하기 어렵다. 

내년 실질 경제성장이 보인다면 사막의 우물 전략이 성공할 것이고, 실질 경제성장이 보이지 않는다면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지금 당장은 어느 쪽일지 알 수 없다.

개인지표는 감속중이지만 민감도가 낮은 지표는 아직 버틸 힘이 있다고 말해준다. 조심하되 시장을 완전히 이탈해선 안된다. 반대로 민감도가 높은 지표는 크게 부러졌다. 시장이 앞으로 작은 충격에도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한국 시장이다. 

내년이 되기 전까지 천천히 더 고민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