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프로라는 유투브 채널에서 윤석열과 이재명이 나왔다.
한 진보지지자 지인이 내게 그 둘의 영상을 공유하며 이 둘을 비교해 보면 윤석열이 무식한지 알 수 있다는 말을 내게 했다. 정말 얼마나 무식한 발언을 했길래 이런 표현을 쓸까 하고 궁금해서 오늘 아침 두 사람의 영상을 각각 한 반정도 봤다.
흠..
대충 들어보니 두 사람 모두가 다 상식적인 이야기를 했다. 크게 어긋남이 없고 과거 문재인처럼 재원 마련에 대한 질문에 우리 담당자에게 물어보라는 코메디를 보여주지도 않았다. 과연 어디가 무식한 부분일까?
그 지인에게 어떤 부분이 무식하다고 느껴졌는지 물었다. 뒷 영상에는 내가 모르는 실언이 있는지 궁금했다.
그 때 돌아온 답은 참... 정말이지 내 블로그는 몇 아주 가까운 지인들과 어쩌다 잠깐 어느 카페에 공개한 것이 전부라 찾아오는 이가 별로 없다는 사실이 또 다시 너무 고마운 지금이다. 이렇게 내 생각을 적어낼 수 있으니 말이다. 대나무 숲이라고 할까.
아무튼 그 무식함의 근거가 없다. 이유가 전혀 없다. 돌아온 답변은 지루하다이다. 지루하다는 이성의 판단이 아니다. 감성의 영역이다. 반면 무식하다는 이성의 영역이다. 헌데 이 지루하다가 무식하다라는 말로 바뀌는 이 대단한 순간을 나는 또 맞이했다.
나를 포함 많은 사람들은 참 재미난 부분이 있다.
우리는 보통 한 사람을 만나고 판단할 때 첫 인상이 꽤나 중요하다고 한다. 이 때의 인상이 그 사람을 판단하는데 꽤나 장기간 그리고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있다. 또 우리는 생각을 한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 우리가 이성적 판단을 내리는 경우는 많지가 않다. 대니얼 카너먼의 표현을 빌리자면 시스템1을 주로 사용하는 것이다. 헌데 우리는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마치 이성적인 판단을 자신이 내렸다는 착각에 빠져산다. 이는 나에게도 종종 적용이 된다.
안타깝지만 이 진보성향의 지인은 무엇을 보아도 답은 한결같이 이재명이다. 혹 진보진영에서 이재명이 아닌 다른이가 나와도 그자에게 마음이 간다. 이는 종교와 같은 어찌보면 매우 인간적인 영역이다.
헌데 이번 영상에서 보면 어째서 진보성향의 지인이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추천을 했는지 이해는 갔다. 매력이다.
영상에서 보여지는 윤석열과 이재명의 매력엔 차이가 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재명의 영상을 보면서 생각보다 합리적인데 또 재미있네 하는 느꼈을 것이다. 반대로 윤석열의 영상을 보면서 많은 이들은 맞는 말인데 재미는 없다는 느꼈을 것으로 본다.
즉 개인적으로 볼 때 이재명은 대면을 했을 때 매력이 느껴지는 인간형이다. 상황과 사람에 맞게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 적응을 잘하는 사람. 매우 유연한 사람이다. 결국 생존자의 능력이 충분한 사람이다. 이는 내가 평했던 '완벽한 기회주의자'에 부합한다. 우리는 나와 비슷한 이들에게 호감을 느낀다. 따라서 이 변화는 대면을 했을 때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또 동시에 대화를 주도하는 능력도 좋다. 난 박정희 전대통령의 기억이 없지만 그의 일제시대 때 행적이나 이후 정치노선의 변화등을 지켜볼 때 박정희 전대통령 역시 완벽한 기회주의자로써의 면모가 보인다. 이재명은 내게 있어 박정희와 같다.
이런 인물은 양극단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과거 조조가 치세의 능신 난세의 간웅이라는 평을 받은 것과 같다.
마지막으로 이재명은 후흑 모두를 가진 것으로 이해된다. 자신을 상황에 맞게 변화시키기 위해선 이 얼굴이 두터워야 한다. 대장동 사건을 자신의 최대 치적이라 자랑했던 사람이 이제와선 낯짝을 싹 바꾸는 이 모습. 180석으로 몇 주요한 법들을 강제 처리했던 이들이 대장동 수사엔 전혀 반응하지 않으면서 입으로는 자신도 원한다며 거짓말을 내뱉는 모습. 이 모습은 이재명의 얼마나 얼굴이 두터운지 알 수 있는 예다. 흑도 마찬가지다. 사람에 맞게 변화를 해도 이 변화가 상대방에게 진실로 다가와야 대화가 된다. 흑이란 결국 다른이가 자신의 속내를 읽지 못하게 하는 것인데, 이는 상대방에게 믿음을 주는 능력이다. 자식 문제에 빠른 대처보다도 사과에서 보여준 표정과 태도는 꽤나 대단했다. 완벽한 기회주의자라는 말은 후흑에 능통했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위 말만 보면 내가 이재명을 비난하는듯 보이지만 사실 이는 칭찬에 가깝다. 이재명은 능력자라는 것을 인정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인들 가운데 이재명을 능가하는 완벽한 기회주의자는 없다. 그리고 난 현재 우리나라에서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인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기에 이재명의 부도덕함은 그리 놀랍지도 않고, 다른이들과 비교해 그리 더 추하지도 않다.
기회주의라는 것은 기준이 없다는 말과 같다. 즉 이런 이재명을 상대하기 위해선 같은 기회주의자 혹은 반대로 완벽한 원칙주의자가 필요하다. 문제는 윤석열 스스로 자신의 원칙주의 면모를 깎아먹었다. 그의 부인 김건희 논란을 통해서.
마지막으로 양정철과 합을 겨룰수 있는 인물이 현재 윤석열 주변에는 없다. 안타깝지만 김종인씨를 데려와서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고, 더 안쓰러운건 스스로 주변인을 통제하지도 못하고 있다. 아마도 윤석열은 꽤나 힘든 싸움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영상에 대한 감상평은 마무리 하고 내 개인적인 생각을 조금 적어볼까 싶다.
이번 대선에서 내 정치적 표는 결정되어 있지만 난 지금 우리나라에 필요한 사람은 윤석열도 아니고 이재명도 아니라고 본다.
특히 경제적 관점에서 성장과 분배의 논란이 큰데, 이를 대하는 이재명의 태도는 분배에 촛점이 더 맞춰져 있다. 이는 스스로 말하는 최대다수의 행복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파퓰리즘적 형태의 정책인데, 내가 아는 어떤 정책도 분배를 통해 성장을 이룬 경우는 없다. 경제를 보아도 경기침체시 양극화는 심화된다.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때 양극화가 점차 완화된다.
성장은 욕망이고 분배는 욕망에 반한다. 욕망은 능동적이다. 우리는 이 능동적 힘을 이용해야 한다. 고수는 상황을 이용하는 사람이다. 반면 분배는 욕망에 반하기에 수동적이다. 스스로 나서는 이는 매우 적고, 이를 이용할 방법은 마땅치 않다. 결국 사회적 비용이 크게 들어간다. 물론 분배 역시 필요함을 인정한다. 하지만 분배가 소득.자산 불균형에 대한 답은 아니다.
난 오히려 욕망을 이용한 양극화 해소를 주장하고 싶다. 욕망이라 함은 성장의 욕구다. 성장은 결국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즉 성장 욕구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파이를 키우고 그렇게 커진 파이를 통해 양극화를 완화시키는 방법이다.
사족이지만 이는 김동연씨가 주장한 기회복지와 같다. 방법론에선 다를지 모르지만 그 전체적 의미는 같다. 개인적으로 김동연씨가 보수에 들어가 본인의 가치를 실현시켜봤으면 한다. 현재 자신의 위치에선 그 뜻을 펼치기가 어렵다.
그리고 이준석은 그냥 정치 그만하고 평론가를 하는게 좋겠다. 정치는 책임인데 지금 하는 짓은 책임은 버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있다. 그 수준 잘 이해했다.
개인노트를 통해서 쓴 글도 아니고, 즉흥적으로 블로그에 올리는 글이라 나중에 삭제할지 그냥 둘지 고민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