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27일 월요일

현재 시장의 위치 그리고 여전한 기대

25일 노트

투자를 하는데 있어 경제는 무시하라는 구루들의 말이 있다.

그런데 이 말이 오독되어 경제는 아예 무시하고 계속 롱포지션만 가져가라는 뜻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경제를 무시하라는 말은 경제상황이 매우 안좋을 때 비관적으로 이를 해석하는 우리들에게 하는 말이지 정말 경제를 아예 무시하라는 말이 아니다. 

사실 경제를 이해하고 예상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경제를 이해하기엔 변수가 너무 많고, 이를 다 이해할 수도 없다고 나는 본다. 경제를 이해하는 것은 디테일하게 현재의 경제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대략적인 현재의 위치를 이해하는 수준이면 충분하다. 굳이 더 알고자 하면 경제 싸이클에서 중요한 데이터들을 찾아 이들을 추적하고 이들의 상황을 경제와 같이 보면 된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보면 매일 나와 시황을 이야기 하고 어제는 왜 떨어졌는지 혹은 왜 올랐는지 이런저런 사후적 해석을 붙이는 이들이 많은데 이것은 모두 의미없는 일이다. 시장이 정말 어떤 이유 때문에 떨어졌는지 알 방법은 없다. 그저 가능성일 뿐이다. 즉 우리는 사실을 듣는게 아니라 가능성을 듣는다. 그리고 이 가능성을 듣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는 것 같다.

우리가 주식시장을 이해하는 방법은 경제와 마찬가지로 위치를 두고 이해하면 된다. 

“매우 비싸다, 비싸다, 적당하다, 싸다, 매우 싸다” 이 정도만 알면 충분하다고 본다. 이후는 예측의 영역으로 예측은 하되 대응을 기민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예측은 결국 대응을 위함이고, 또 적절한 준비를 위함이다. 

그럼 지금 시장의 위치는 어디쯤 될까?




 

 주식시장을 평가하는 좋은 방법은 역시 가격과 이윤이다. 

가격이라면 역시 장부가치를 기준으로 하는 pbr이 되고, 이윤이라 하면 per 혹은 1/per을 이용할 수 있다. 

위는 6/24일 종가를 기준으로 한 주식기대수익률을 한국 국채금리와 비교한 차트, 주식기대수익률 차트, per과 pbr 차트다. 주식기대수익률은 모두 배당을 감안했다.

1년 평균 주식기대수익률을 기준으로 볼 때 시장은 매우 싼 구간에 진입했다. 반면 3,5년 평균으로 볼 때는 여전히 적정가격 수준이다. 이는 이례적으로 급락 후 급등의 짧은 싸이클을 밟은 증시의 모습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번의 경우 1년 평균으로 시장을 이해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이다. 




Pbr은 0.93으로 1을 하회하고 있다. 장기적인 코스피 관점에서 보면 pbr이 1 밑으로 내려간 지금은 적당히 싼 수준이다. 하지만 이를 조금 좁혀 18년 이후로 본다면 pbr 0.93은 싼 수준이 아니다. 적당한 수준일 뿐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roe가 낮은데 이유가 있다. 개인적인 의견으론 우리나라 기업들은 배당을 더 늘려야만 한다. 쓸대없이 자본을 계속 쌓기만 하고 쓰지는 않는데, 규제가 많다고 징징대지 말고 뭘 좀 하던가 아니면 배당을 늘려 효율적 자본배분을 가져가야만 한다. 물론 우리나라는 규제가 많다고 생각은 한다.

사족이지만 우리나라 기업가들 몇 만나보았지만 본인들이 투자를 받았고 그 투자금으로 성장했다고 말하는 인간을 거의 못봤다. 우리나라의 금융 시스템이 부족하지만 니들이 투자를 받지 않고 본인의 돈과 부채로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회사 돈이 본인 돈이라 착각하는 경영자들이 여전히 많은데, 이들은 그냥 다 목을 쳐내야만 한다. 최씨도 이제와서 이미지 관리를 하고는 있지만 회사 돈으로 선물투자를 해왔던 인간이다. 뻔한 사람이다. 

다시 돌아와서, 그럼 코로나 이후로 우리 시장이 18년과 달리 평가되야 할 부분이 있는지 중요하다. Roe는 여전히 18년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다만 윤석열 정부가 규제완화를 약속한 만큼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금은 판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18년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이고, 비교는 18년 이후 단기적 pbr을 기준으로 한다. 단기적인 Pbr 기준으로 볼 때 적당한 가격 수준인 우리 증시는 아직도 더 빠질 여력이 남아있다. 

참고로 금융위기 때 최저점은 pbr 0.78 수준이었고, 코로나의 최저점은 pbr 0.65 수준이었다. 


금융위기는 금융시스템이 망가지는 시점이었다. 그리고 늦게나마 fed가 개입했다. 

코로나는 유래없는 패닉의 시장이었고 또 유래없는 fed의 시장개입이 있었다. 

그럼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세상은 금융시스템 붕괴나 전세계 경제가 셧다운 되는 세상일까? 그리고 fed는 그 때와 같이 적극적 개입을 할까?

확실해 보이는 것은 있다. 

이번 하락에서 시장이 완전하게 망가지거나 인플레이션이 해결된 상황이 아니라면 fed의 개입 여지는 거의 없다. 친구의 지적으로 알게 된 표현이 있으니 써먹어보자면 buy the dip이 이번 시장에서는 제법 위험하다. 난 친구의 지적이 있기 전까지 buy the deep인줄 알았다. 시장의 완충장치가 없기에 시장 스스로가 충분하게 빠진 상황이 아니라면 섣불리 매수해선 안된다. 문제는 시장이 생각하는 충분한 하락이 어딘지 알 수가 없다. 

또 시장의 현재 위치는 per 기준으로 싼 구간이며 pbr 기준으로는 적당한 구간이다. Per은 수익에 기초하기에 앞으로의 경제전망이 어둡다면 적당한 구간이 될 것이고 경제전망이 괜찮다면 싼 구간이 된다. 이를 기초해서 투자 전략을 가져가면 된다.

물론 이런 시장에서도 성장을 보이는 개별 기업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시장과 상관없이 투자를 진행해도 된다.


난 현재 시장이 여전히 싼 구간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개별기업 중 성장의 가능성이 보이거나 매우 싼 구간으로 진입한 기업들이 있어 이들 기업을 조금 매수 했다. 현금과 달러는 여전히 가지고 있다. 이 현금을 지금 다 쓸 생각은 없다. 

지금은 남은 이 현금을 쥐고 조금 더 운을 기다려볼 심산이다. 내 운이 얼마나 좋을지 한번 지켜보자.


물가에 대한 생각, 추후 계속 정리 추적 필요.
https://dalmitae.blogspot.com/2021/05/blog-post_14.html

계속 안개... (개인노트에서 일부 발췌)
https://dalmitae.blogspot.com/2021/06/blog-post.html

미국 물가.. 물가...
https://dalmitae.blogspot.com/2021/09/blog-post.html

물가 물가 물가..
https://dalmitae.blogspot.com/2021/11/blog-post.html

물가, 소비, 소득, 공급, 그리고 다시 소득, 소비.
https://dalmitae.blogspot.com/2022/03/blog-post_25.html



2022년 6월 11일 토요일

어려워 보이는 한국 내수 그리고 굼뜬 물가안정

 



우리나라의 가계대출과 임금 데이터. 이를 판매액 지수랑 비교한 차트.

이들 지표는 매월 중순 발표되어 일단 3월달 데이터까지 업데이트.

내수 상황을 보여주는 판매액지수는 계속 하락 중이고, 소비를 이해시켜줄 두 소득지표 역시 계속 하락 중이다. 앞으로 3~4개월 발표된 지표가 중요하다. 물가는 계속 높은 수준에 머물고, 위 지표가 추세적 하락을 이어가는 모습이면 리오프닝의 단물도 먹지 못하고 경기는 빠르게 식는다. 

아래 지표는 대출액과 금리를 감안한 지표인데, 이들 지표가 늦어 3월 까지의 금리인상 부분만 반영된 것을 고려하면 소득지표는 더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실제로 담보대출의 금리도 근래 많이 올랐다. 물론 대출이 크게 줄어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위 대출의 대부분이 주택담보대출인 만큼 쉽게 대출이 줄어들기 어렵다.

경제의 두 바퀴 중 내수는 지금 매우 어렵다. 

특히 아래 차트만 두고 보면 과거 금융위기 수준까지 내려왔다. 



수출 역시도 어느 정도 고점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수출을 선행하는 ism 제조업 신규주문과 우리나라 제조업 신규수주실적 ttm이 모두 고점을 형성하고 하락하는 모습이다. 

즉 경제의 두 바퀴, 내수와 수출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의 물가는 시장의 보편적인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

하지만 지금 세계 상황을 두고 볼 때 그리 놀랄 일은 아닌듯 싶다.

다만 이 높은 물가는 결국 fed의 금리인상 압력을 높이게 되는데, 이것이 자칫 빅스텝이라고 불리는 0.5%를 넘어자이언트 스텝이라 불리는 0.75% 상승으로 이끌 것이 예상되니 시장이 두려워한다. 


머리털이 조금 보인 물가 그리고 다시 성장.

https://dalmitae.blogspot.com/2022/05/blog-post_12.html

물가가 yoy 고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현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할 순 있지만 더 크게 오르지는 않을 가능성이 보인다 

고점이 아니라면 fed는 금리인상을 빠르게 가져가고, 그로 인해 경기가 크게 위축 혹은 충격을 받는다. 고점이 아니라면 거의 예정된 미래라고 본다. 

만일 고점이라면 다음 고려해야 할 것은 물가 안정 속도와 경기.

이것에 고려해야 할 변수는 금리의 강도와 속도다. 금리인상 속도와 강도는 물가 안정 속도와 경기가 영향을 준다. 또 경제는 물가안정을 바탕으로 성장한다. 서로서로 영향을 끼치기에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분명한건 금리인상의 강도와 속도가 지나치면 경제엔 큰 부담이 된다. [...]

난 현재 미국 경제를 세가지 측면에서 어느 정도 위험 수준으로 이해하고 있다.

1. 높은 고용수준 

2. 금리인상으로 인한 투자 위축

3. 소비감소


여전히 난 이 이상 더 크게 물가가 오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는 얼마나 빠른 속도로 물가가 안정되는가 하는 것인데, 이 부분이 문제다. 물론 내 판단이 틀릴 수 있다. 정말 물가가 더 크게 오르면? 미래는 확정적이다. 웰컴투헬.

물가가 이 이상 더 오르지도 않고 또 빨리 떨어지지도 않는다면 속도감 있는 금리인상은 필연적이다. 

우선 안정적인 물가는 경제성장에 중요한 바탕이 된다. 모든 국가는 경제를 성장시키려고 하고, 이를 위해선 물가안정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지금의 고물가 상황은 경제를 위해서도 반드시 잡아야만 한다. 또 물가는 민생에 매우 중요하고 또 정부 차원에서도 정권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자신들의 정권을 지키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물가를 우선으로 잡아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물가가 빠르게 잡힐 이유가 현재로서는 실질 소득 감소로 인한 수요감소 이외 딱히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 실질소비 감소는 경제를 끌어내리는 주요한 요소다. 


지금 상황을 정리하면 

1. 지금의 높은 물가상승률은 쉽게 안정되기 어렵다.
2. 안정적 물가는 경제성장의 주요한 요소다.
3. 고물가는 정권과 정부차원에서 매우 불편하다.

그럼 fed의 입장에서 볼 때 물가가 안정화 되길 조금 더 기다려볼 여지가 있을까? 과연 그것을 현 정권이 원할까? 또 공급망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안보이는데 앉아서 기다리는게 좋은 판단일까? 차라리 빠르고 강한 금리인상 드라이브로 물가를 빠르게 안정시키고 싶지 않을까? 이 금리인상도 지금처럼 자연실업률에 가까운 고용 상황에서 하는게 유리하다 판단하지 않을까?

난 결국 미국이 경기침체를 각오하고 금리를 끌어올릴 것으로 본다. 

특히 지금 물가를 자극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유가다. 문제는 그린에너지를 장기적 트랜드로 이해하고 있는 미국 정유사들은 굳이 돈을 더 들여서 생산시설을 늘릴 이유가 없다. 또 지금 원자재 가격이 높다. 즉 생산시설 확충 비용이 더 많이 든다. 공급이 크게 늘어날 이유가 안보인다.

사족이지만 안타깝게도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은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모습으로 끝나기 어렵다. 서방의 지원도 계속 이어지기 어렵다. 이들은 아마도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이 이쯤 멈췄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을 테다.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이제 문제는 우크라이나의 의지다. 

아무튼 공급의 증가가 없는 한 유가안정은 쉽지 않다. 유가가 잡히지 않는다면 물가는 쉽게 잡히지 않는다. 결국 경기하락으로 인한 수요감소가 가장 확실한 답으로 보인다. 


이후 내용은 노트에만.


-- 12일 추가


인플레 더 악화하나…美식품기업들, 추가 가격인상 예고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22/06/512382/


2022년 6월 7일 화요일

개인잡설 - 5

러시아 기업들은 어떻게 제재에 대응하고 있을까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SITE_NO=3&MENU_ID=410&CONTENTS_NO=1&pNttSn=194742

기존 거래 은행이 제재 대상일 경우, 제재를 받지 않는 대체 은행(주로 지방, 소형 은행)에 신규로 계좌를 개설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달러 결제가 어려울 경우 위안화 등 대체 통화를 활용

한편 러시아가 약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기계‧설비의 경우 기존 유럽 공급처에서 중국 대체 공급처로 그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으며 기계를 포함한 전반적인 제품의 교역에서는 중국을 비롯하여 UAE, 터키 등도 각광을 받고 있다

물류 또한 서방 선사들의 운항 중단 및 일부 구간 적체 우려로 기존 운송 루트 대신 새로운 경로 개척[...] 러시아 동부와 남부 국경, 특히 중국, 카자흐스탄, 코카서스 지역을 통한 국제 운송이 확대[...] 

러시아 기업가 권리 보호 연구소에서 최근 6,003개의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6.8%가 제재의 영향을 받았으며 이 중 77.4%는 이미 새로운 상황에 적응했거나 적응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11.7%는 제재에 대처하지 못해 폐업을 결정.


전쟁이 생각보다 더 장기화되고 있다. 

처음 전쟁이 장기화 될 땐 적어도 5,6월이면 전쟁도 대충 마무리가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매우 거세고, 미국과 유럽의 지원이 마찬가지로 매우 강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러시아의 맷집은 내 생각보다도 더더욱 좋다. 

난 여전히 러시아가 전쟁에서 이길 것으로 본다. 우크라이나에겐 정말 큰 행운이 필요하다.


이번 전쟁에서 눈이 많이 가는 국가가 있다면 인도. 

난 처음 미중 패권전쟁에서 미국이 인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봤다. 실제로도 해리스 부통령을 지목했을 때 미국과 인도의 밀착관계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하지만 인도는 미국의 생각과 다른것 같다. 

대중 싸움에선 미국의 도움을 받지만 대러 싸움에선 러시아에 도움을 준다. 

인도는 남아시아 지역 패권국이다. 패권국이라는 것은 스스로 판을 짤 수 있다는 것. 스스로 선수를 두어 판을 만들수 있다는 것. 판을 짠다는 것은 결국 유연함이 필수가 된다. 이런 유연함은 미중간 미러간 갈등에서 확연하게 나타난다. 

인도는 남아시아의 깡패로 중국과 그리 다르지 않은 국가다. 실용주의 실리주의를 추구한다. 필요하다면 얼굴을 두껍게 가져갈 수 있는 불편한 나라다. 

중국과의 대립이 격화될 때 미국의 손을 잡았지만 중국 스스로도 인도를 자극하지 않을 것이 뻔한 지금은 인도에게 미국은 동맹국이 아니다. 쿼드 역시 마찬가지. 미국의 공급망 변화에서 인도가 중국의 자리를 대체할 것을 기대해 적당히 미국의 발을 맞췄다고 봐야만 한다. 

또 인도에겐 러시아와 가까울 이유가 있고 또 동시에 미국과 찐동맹이 되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인도와 러시아의 관계는 역사적으로도 긴데, 냉전시대 미국이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파키스탄을 이용/지원하면서 인도와 러시아의 관계가 시작됐다. 당시는 소련이겠지만. 실제로 파키스탄 인도의 카슈미르 분쟁이 있을 때마다 러시아는 인도의 편을 들어준다. 

또 근래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는 미국 인도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게 하는데 또 한 몫을 했다. 미국의 입장에선 중국을 견제하는데 둔 중요한 한 수였다. 하지만 이는 인도에겐 다소 뼈아픈 수가 됐다. 파키스탄은 탈레반을 지원했다.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 했다. 그리고 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했다.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에 영향을 갖게 됐다.

지역 패권국 인도에겐 파키스탄이 탈레반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불편했다. 파키스탄의 영향력/힘이 커지는 것이 불편하다. 또 파키스탄과 중국과의 가까운 관계는 더 불편하다. 이 둘은 국경에 바로 접해있고, 이 둘이 동맹을 맺고 인도를 공격하면 인도 입장에선 매우 어렵다. 따라서 인도는 아프가니스탄에 영향력을 갖고 파키스탄을 견제하고 싶었다. 그래서 미국과의 관계를 가깝게 하며 영향력을 높히려고 했고, 이 때 인도는 이란을 우회해 아프가니스탄에 접근해 많은 투자를 했었다. 그런데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는 차원에서 아프가니스탄을 철수했고, 이는 인도에겐 매우 불편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인도의 입장에선 미국은 같은 패권국으로써 동맹국이 아니라 이용할 국가가 되어버렸다. 

물론 내 생각일 뿐 속사정은 또 다를 수 있다. 


내 이해와 생각이 그리 틀리지 않았다는 가정 하에 지금의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은 초반 중국에게 유리했다가 중반은 미국에게 다시 유리해졌고 지금은 또 다시 중국에게 유리하게 일이 진행되는 모습으로 보인다. 미국의 입장에선 지금의 전쟁이 빨리 끝나야만 하는 상황에 왔다.

우선 러시아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이들의 대응엔 중국과 인도라는 두 곰과 코끼리가 직간접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러시아가 무역에서 위안화 사용을 점차 늘려갈 수 있다. 러시아는 천연에너지 부국으로 이들이 위안화 결제를 늘려간다는 것은 중요한 지점이다. 달러패권에 위안화가 점유를 늘려갈 좋은 기회다. 

과거 지구온난화가 진행 될 수록 북해항로가 중요해질 것이라 했다. 이는 러시아에겐 큰 자산이 될 수 있는데, 반대로 유럽의 입장에선 다소 불편하다. 그런데 러시아는 지금 중국과 코카서스 지방을 이용한 운송루트를 개발하려고 한다. 이는 유럽에겐 또 다시 불편함이 된다. 반대로 터키와 이란에겐 유리함이 생긴다. 지금이야 유럽이 러시아의 모습에서 자강을 떠올리고 견제를 생각하겠지만 먹고 사는 문제보다 앞서는 문제는 세상에 없다. 정치는 이를 벗어날 수 없다. 교역로란 돈이 움직이는 거점을 뜻한다. 돈이 돈을 부르고, 이렇게 돈이 머무르는 곳에서 부가 생긴다. 이는 상대적으로 쉽게 생기는 돈이다. 

전쟁이 장기화 되면 될 수록 물가불안도 커지게 된다. 물가불안은 민심을 쉽게 돌아서게 하고, 이 때 어느 정권도 힘을 유지하지 못한다. 유럽은 장기적으로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독립을 할 수야 있겠지만 이는 장기적인 계획이다. 당장 몇 년 안으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에너지는 모든 산업과 생활의 근간이다. 그래서 중동의 전략적 위치가 공고해진다고 봤는데, 미국의 기민한 대처가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다. 

러시아의 경제가 어려워지는 만큼 러시아의 중국 의존도도 높아지게 된다. 이는 이 둘의 결속력을 강화시켜줄 뿐 아니라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을 높이는 셈이 된다.

철저한 현실주의자 키신저의 종전발언은 미국이 처한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본다. 

미국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빨리 종전되길 원할 것으로 본다. 문제는 종전이 어떤 조건과 환경에서 이루어 지는가이다. 과연 러시아가 지금까지 보여준 강한 맷집으로 본인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갈 수 있을까? 미국이 원하는 바는 우크라이나의 실질적 승리이겠지만 어떤 종전이 될지 지금은 안개속이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인도와 중국은 한 배를 타기 어렵다는 것. 미래 산업과 기술 발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현재 상황을 두고 볼 때 인도의 성장은 제조업을 얼마나 가져오는가에 달려있다. 중국은 제조업을 인도에게 내줄 수 없다. 미국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중국에게 빼앗길 수 없다. 즉 인도는 중국을 잡아야 하고, 중국은 미국을 잡아야 하며, 미국은 중국을 잘라내기 위해 인도를 이용해야 한다. 물론 동남아 국가들도 기회가 있다. 


나는 여전히 미국의 패권이 중국을 넘어 더 강력하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의 형세를 볼 때 미국의 패권은 약화되고 있는것 같다. 인플레이션은 특히나 세계 각 정부의 위험이다. 미국 스스로도 이 인플레이션은 큰 위험이다. 인플레이션은 선동가들이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딱 좋은 소재이고, 정치적으로 불안한 국가에선 더더욱 국민을 자극하는데 이용되기 쉽다. 

전세계적인 정치불안이 예상된다. 정치불안은 세계를 양분할 수 있다. 

이 싸움이 어떻게 끝날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위치도 매우 아쉽다. 지역 패권국이 아닌 우리로썬 현재 선수를 두기 어렵다. 대응만 할 뿐인데, 사실 줄타기는 매우 어렵고, 줄타기를 한다면 패권 전쟁이 어느 쪽으로 귀결나든 이후 떡고물은 크지 않게 된다. 

이 때 오직 하나의 방법은 정공법, 실력을 키우는 법이 유일하다. 기업들의 경쟁력이 유지되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미중간 줄타기도 가능하고, 그래야만 패권전쟁 후 우리의 위치도 유지할 수 있다. 

난 우리가 미국의 편에 서야한다고 주장한다. 누구는 중국의 편에 서야한다고 한다. 또 누구는 그들 사이에서 줄을 타야만 한다고 한다. 누가 맞는지 지금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건 우리는 지금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기술적으로의 자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