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노트
투자를 하는데 있어 경제는 무시하라는 구루들의 말이 있다.
그런데 이 말이 오독되어 경제는 아예 무시하고 계속 롱포지션만 가져가라는 뜻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경제를 무시하라는 말은 경제상황이 매우 안좋을 때 비관적으로 이를 해석하는 우리들에게 하는 말이지 정말 경제를 아예 무시하라는 말이 아니다.
사실 경제를 이해하고 예상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경제를 이해하기엔 변수가 너무 많고, 이를 다 이해할 수도 없다고 나는 본다. 경제를 이해하는 것은 디테일하게 현재의 경제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대략적인 현재의 위치를 이해하는 수준이면 충분하다. 굳이 더 알고자 하면 경제 싸이클에서 중요한 데이터들을 찾아 이들을 추적하고 이들의 상황을 경제와 같이 보면 된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보면 매일 나와 시황을 이야기 하고 어제는 왜 떨어졌는지 혹은 왜 올랐는지 이런저런 사후적 해석을 붙이는 이들이 많은데 이것은 모두 의미없는 일이다. 시장이 정말 어떤 이유 때문에 떨어졌는지 알 방법은 없다. 그저 가능성일 뿐이다. 즉 우리는 사실을 듣는게 아니라 가능성을 듣는다. 그리고 이 가능성을 듣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는 것 같다.
우리가 주식시장을 이해하는 방법은 경제와 마찬가지로 위치를 두고 이해하면 된다.
“매우 비싸다, 비싸다, 적당하다, 싸다, 매우 싸다” 이 정도만 알면 충분하다고 본다. 이후는 예측의 영역으로 예측은 하되 대응을 기민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예측은 결국 대응을 위함이고, 또 적절한 준비를 위함이다.
그럼 지금 시장의 위치는 어디쯤 될까?
주식시장을 평가하는 좋은 방법은 역시 가격과 이윤이다.
가격이라면 역시 장부가치를 기준으로 하는 pbr이 되고, 이윤이라 하면 per 혹은 1/per을 이용할 수 있다.
위는 6/24일 종가를 기준으로 한 주식기대수익률을 한국 국채금리와 비교한 차트, 주식기대수익률 차트, per과 pbr 차트다. 주식기대수익률은 모두 배당을 감안했다.
1년 평균 주식기대수익률을 기준으로 볼 때 시장은 매우 싼 구간에 진입했다. 반면 3,5년 평균으로 볼 때는 여전히 적정가격 수준이다. 이는 이례적으로 급락 후 급등의 짧은 싸이클을 밟은 증시의 모습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번의 경우 1년 평균으로 시장을 이해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이다.
Pbr은 0.93으로 1을 하회하고 있다. 장기적인 코스피 관점에서 보면 pbr이 1 밑으로 내려간 지금은 적당히 싼 수준이다. 하지만 이를 조금 좁혀 18년 이후로 본다면 pbr 0.93은 싼 수준이 아니다. 적당한 수준일 뿐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roe가 낮은데 이유가 있다. 개인적인 의견으론 우리나라 기업들은 배당을 더 늘려야만 한다. 쓸대없이 자본을 계속 쌓기만 하고 쓰지는 않는데, 규제가 많다고 징징대지 말고 뭘 좀 하던가 아니면 배당을 늘려 효율적 자본배분을 가져가야만 한다. 물론 우리나라는 규제가 많다고 생각은 한다.
사족이지만 우리나라 기업가들 몇 만나보았지만 본인들이 투자를 받았고 그 투자금으로 성장했다고 말하는 인간을 거의 못봤다. 우리나라의 금융 시스템이 부족하지만 니들이 투자를 받지 않고 본인의 돈과 부채로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회사 돈이 본인 돈이라 착각하는 경영자들이 여전히 많은데, 이들은 그냥 다 목을 쳐내야만 한다. 최씨도 이제와서 이미지 관리를 하고는 있지만 회사 돈으로 선물투자를 해왔던 인간이다. 뻔한 사람이다.
다시 돌아와서, 그럼 코로나 이후로 우리 시장이 18년과 달리 평가되야 할 부분이 있는지 중요하다. Roe는 여전히 18년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다만 윤석열 정부가 규제완화를 약속한 만큼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금은 판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18년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이고, 비교는 18년 이후 단기적 pbr을 기준으로 한다. 단기적인 Pbr 기준으로 볼 때 적당한 가격 수준인 우리 증시는 아직도 더 빠질 여력이 남아있다.
참고로 금융위기 때 최저점은 pbr 0.78 수준이었고, 코로나의 최저점은 pbr 0.65 수준이었다.
금융위기는 금융시스템이 망가지는 시점이었다. 그리고 늦게나마 fed가 개입했다.
코로나는 유래없는 패닉의 시장이었고 또 유래없는 fed의 시장개입이 있었다.
그럼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세상은 금융시스템 붕괴나 전세계 경제가 셧다운 되는 세상일까? 그리고 fed는 그 때와 같이 적극적 개입을 할까?
확실해 보이는 것은 있다.
이번 하락에서 시장이 완전하게 망가지거나 인플레이션이 해결된 상황이 아니라면 fed의 개입 여지는 거의 없다. 친구의 지적으로 알게 된 표현이 있으니 써먹어보자면 buy the dip이 이번 시장에서는 제법 위험하다. 난 친구의 지적이 있기 전까지 buy the deep인줄 알았다. 시장의 완충장치가 없기에 시장 스스로가 충분하게 빠진 상황이 아니라면 섣불리 매수해선 안된다. 문제는 시장이 생각하는 충분한 하락이 어딘지 알 수가 없다.
또 시장의 현재 위치는 per 기준으로 싼 구간이며 pbr 기준으로는 적당한 구간이다. Per은 수익에 기초하기에 앞으로의 경제전망이 어둡다면 적당한 구간이 될 것이고 경제전망이 괜찮다면 싼 구간이 된다. 이를 기초해서 투자 전략을 가져가면 된다.
물론 이런 시장에서도 성장을 보이는 개별 기업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시장과 상관없이 투자를 진행해도 된다.
난 현재 시장이 여전히 싼 구간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개별기업 중 성장의 가능성이 보이거나 매우 싼 구간으로 진입한 기업들이 있어 이들 기업을 조금 매수 했다. 현금과 달러는 여전히 가지고 있다. 이 현금을 지금 다 쓸 생각은 없다.
지금은 남은 이 현금을 쥐고 조금 더 운을 기다려볼 심산이다. 내 운이 얼마나 좋을지 한번 지켜보자.
물가에 대한 생각, 추후 계속 정리 추적 필요.
https://dalmitae.blogspot.com/2021/05/blog-post_14.html
계속 안개... (개인노트에서 일부 발췌)
https://dalmitae.blogspot.com/2021/06/blog-post.html
미국 물가.. 물가...
https://dalmitae.blogspot.com/2021/09/blog-post.html
물가 물가 물가..
https://dalmitae.blogspot.com/2021/11/blog-post.html
물가, 소비, 소득, 공급, 그리고 다시 소득, 소비.
https://dalmitae.blogspot.com/2022/03/blog-post_2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