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7일 화요일

개인잡설 - 5

러시아 기업들은 어떻게 제재에 대응하고 있을까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SITE_NO=3&MENU_ID=410&CONTENTS_NO=1&pNttSn=194742

기존 거래 은행이 제재 대상일 경우, 제재를 받지 않는 대체 은행(주로 지방, 소형 은행)에 신규로 계좌를 개설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달러 결제가 어려울 경우 위안화 등 대체 통화를 활용

한편 러시아가 약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기계‧설비의 경우 기존 유럽 공급처에서 중국 대체 공급처로 그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으며 기계를 포함한 전반적인 제품의 교역에서는 중국을 비롯하여 UAE, 터키 등도 각광을 받고 있다

물류 또한 서방 선사들의 운항 중단 및 일부 구간 적체 우려로 기존 운송 루트 대신 새로운 경로 개척[...] 러시아 동부와 남부 국경, 특히 중국, 카자흐스탄, 코카서스 지역을 통한 국제 운송이 확대[...] 

러시아 기업가 권리 보호 연구소에서 최근 6,003개의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6.8%가 제재의 영향을 받았으며 이 중 77.4%는 이미 새로운 상황에 적응했거나 적응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11.7%는 제재에 대처하지 못해 폐업을 결정.


전쟁이 생각보다 더 장기화되고 있다. 

처음 전쟁이 장기화 될 땐 적어도 5,6월이면 전쟁도 대충 마무리가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매우 거세고, 미국과 유럽의 지원이 마찬가지로 매우 강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러시아의 맷집은 내 생각보다도 더더욱 좋다. 

난 여전히 러시아가 전쟁에서 이길 것으로 본다. 우크라이나에겐 정말 큰 행운이 필요하다.


이번 전쟁에서 눈이 많이 가는 국가가 있다면 인도. 

난 처음 미중 패권전쟁에서 미국이 인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봤다. 실제로도 해리스 부통령을 지목했을 때 미국과 인도의 밀착관계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하지만 인도는 미국의 생각과 다른것 같다. 

대중 싸움에선 미국의 도움을 받지만 대러 싸움에선 러시아에 도움을 준다. 

인도는 남아시아 지역 패권국이다. 패권국이라는 것은 스스로 판을 짤 수 있다는 것. 스스로 선수를 두어 판을 만들수 있다는 것. 판을 짠다는 것은 결국 유연함이 필수가 된다. 이런 유연함은 미중간 미러간 갈등에서 확연하게 나타난다. 

인도는 남아시아의 깡패로 중국과 그리 다르지 않은 국가다. 실용주의 실리주의를 추구한다. 필요하다면 얼굴을 두껍게 가져갈 수 있는 불편한 나라다. 

중국과의 대립이 격화될 때 미국의 손을 잡았지만 중국 스스로도 인도를 자극하지 않을 것이 뻔한 지금은 인도에게 미국은 동맹국이 아니다. 쿼드 역시 마찬가지. 미국의 공급망 변화에서 인도가 중국의 자리를 대체할 것을 기대해 적당히 미국의 발을 맞췄다고 봐야만 한다. 

또 인도에겐 러시아와 가까울 이유가 있고 또 동시에 미국과 찐동맹이 되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인도와 러시아의 관계는 역사적으로도 긴데, 냉전시대 미국이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파키스탄을 이용/지원하면서 인도와 러시아의 관계가 시작됐다. 당시는 소련이겠지만. 실제로 파키스탄 인도의 카슈미르 분쟁이 있을 때마다 러시아는 인도의 편을 들어준다. 

또 근래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는 미국 인도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게 하는데 또 한 몫을 했다. 미국의 입장에선 중국을 견제하는데 둔 중요한 한 수였다. 하지만 이는 인도에겐 다소 뼈아픈 수가 됐다. 파키스탄은 탈레반을 지원했다.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 했다. 그리고 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했다.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에 영향을 갖게 됐다.

지역 패권국 인도에겐 파키스탄이 탈레반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불편했다. 파키스탄의 영향력/힘이 커지는 것이 불편하다. 또 파키스탄과 중국과의 가까운 관계는 더 불편하다. 이 둘은 국경에 바로 접해있고, 이 둘이 동맹을 맺고 인도를 공격하면 인도 입장에선 매우 어렵다. 따라서 인도는 아프가니스탄에 영향력을 갖고 파키스탄을 견제하고 싶었다. 그래서 미국과의 관계를 가깝게 하며 영향력을 높히려고 했고, 이 때 인도는 이란을 우회해 아프가니스탄에 접근해 많은 투자를 했었다. 그런데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는 차원에서 아프가니스탄을 철수했고, 이는 인도에겐 매우 불편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인도의 입장에선 미국은 같은 패권국으로써 동맹국이 아니라 이용할 국가가 되어버렸다. 

물론 내 생각일 뿐 속사정은 또 다를 수 있다. 


내 이해와 생각이 그리 틀리지 않았다는 가정 하에 지금의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은 초반 중국에게 유리했다가 중반은 미국에게 다시 유리해졌고 지금은 또 다시 중국에게 유리하게 일이 진행되는 모습으로 보인다. 미국의 입장에선 지금의 전쟁이 빨리 끝나야만 하는 상황에 왔다.

우선 러시아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이들의 대응엔 중국과 인도라는 두 곰과 코끼리가 직간접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러시아가 무역에서 위안화 사용을 점차 늘려갈 수 있다. 러시아는 천연에너지 부국으로 이들이 위안화 결제를 늘려간다는 것은 중요한 지점이다. 달러패권에 위안화가 점유를 늘려갈 좋은 기회다. 

과거 지구온난화가 진행 될 수록 북해항로가 중요해질 것이라 했다. 이는 러시아에겐 큰 자산이 될 수 있는데, 반대로 유럽의 입장에선 다소 불편하다. 그런데 러시아는 지금 중국과 코카서스 지방을 이용한 운송루트를 개발하려고 한다. 이는 유럽에겐 또 다시 불편함이 된다. 반대로 터키와 이란에겐 유리함이 생긴다. 지금이야 유럽이 러시아의 모습에서 자강을 떠올리고 견제를 생각하겠지만 먹고 사는 문제보다 앞서는 문제는 세상에 없다. 정치는 이를 벗어날 수 없다. 교역로란 돈이 움직이는 거점을 뜻한다. 돈이 돈을 부르고, 이렇게 돈이 머무르는 곳에서 부가 생긴다. 이는 상대적으로 쉽게 생기는 돈이다. 

전쟁이 장기화 되면 될 수록 물가불안도 커지게 된다. 물가불안은 민심을 쉽게 돌아서게 하고, 이 때 어느 정권도 힘을 유지하지 못한다. 유럽은 장기적으로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독립을 할 수야 있겠지만 이는 장기적인 계획이다. 당장 몇 년 안으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에너지는 모든 산업과 생활의 근간이다. 그래서 중동의 전략적 위치가 공고해진다고 봤는데, 미국의 기민한 대처가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다. 

러시아의 경제가 어려워지는 만큼 러시아의 중국 의존도도 높아지게 된다. 이는 이 둘의 결속력을 강화시켜줄 뿐 아니라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을 높이는 셈이 된다.

철저한 현실주의자 키신저의 종전발언은 미국이 처한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본다. 

미국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빨리 종전되길 원할 것으로 본다. 문제는 종전이 어떤 조건과 환경에서 이루어 지는가이다. 과연 러시아가 지금까지 보여준 강한 맷집으로 본인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갈 수 있을까? 미국이 원하는 바는 우크라이나의 실질적 승리이겠지만 어떤 종전이 될지 지금은 안개속이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인도와 중국은 한 배를 타기 어렵다는 것. 미래 산업과 기술 발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현재 상황을 두고 볼 때 인도의 성장은 제조업을 얼마나 가져오는가에 달려있다. 중국은 제조업을 인도에게 내줄 수 없다. 미국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중국에게 빼앗길 수 없다. 즉 인도는 중국을 잡아야 하고, 중국은 미국을 잡아야 하며, 미국은 중국을 잘라내기 위해 인도를 이용해야 한다. 물론 동남아 국가들도 기회가 있다. 


나는 여전히 미국의 패권이 중국을 넘어 더 강력하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의 형세를 볼 때 미국의 패권은 약화되고 있는것 같다. 인플레이션은 특히나 세계 각 정부의 위험이다. 미국 스스로도 이 인플레이션은 큰 위험이다. 인플레이션은 선동가들이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딱 좋은 소재이고, 정치적으로 불안한 국가에선 더더욱 국민을 자극하는데 이용되기 쉽다. 

전세계적인 정치불안이 예상된다. 정치불안은 세계를 양분할 수 있다. 

이 싸움이 어떻게 끝날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위치도 매우 아쉽다. 지역 패권국이 아닌 우리로썬 현재 선수를 두기 어렵다. 대응만 할 뿐인데, 사실 줄타기는 매우 어렵고, 줄타기를 한다면 패권 전쟁이 어느 쪽으로 귀결나든 이후 떡고물은 크지 않게 된다. 

이 때 오직 하나의 방법은 정공법, 실력을 키우는 법이 유일하다. 기업들의 경쟁력이 유지되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미중간 줄타기도 가능하고, 그래야만 패권전쟁 후 우리의 위치도 유지할 수 있다. 

난 우리가 미국의 편에 서야한다고 주장한다. 누구는 중국의 편에 서야한다고 한다. 또 누구는 그들 사이에서 줄을 타야만 한다고 한다. 누가 맞는지 지금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건 우리는 지금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기술적으로의 자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