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적이 생각보다도 잘나왔다.
골판지 회사보다 아세아제지와 같은 원지생산 기업들의 경우 골판지 기업들 중에서도 수익이 제법 잘나왔을 것으로 예상한다. 게으름으로 모두 확인해보지 않고 있지만 골판지의 원지 - 원단 - 박스 시장으로 이어지는 라인에서 현재 가장 큰 shortage가 발생한 부분이 원지라는 것을 기억하면 원지생산 기업들의 수익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원지 shortage는 생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난 박스만 만드는 기업보다 원지부터 박스까지 생산이 수직계열화된 기업을 훨씬 선호한다.
일단 분기 매출이 2000억 나왔다.
분기매출 2000억은 처음이다. 매출액 증가 뿐 아니라 이익률도 좋아졌는데 원지 골판지 가격인상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부분이다.
매출총이익을 두고 보아도 cost는 안정적인 가운데 price가 크게 뛰었음을 예상해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폐지의 경우 중국이 수입을 안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과거 18년 주가가 크게 솟아 올랐을 때에도 저 이익률 개선이 가장 큰 이유였다. 물론 17년 담합에 따른 이런저런 뒷이야기가 좀 있고, 당시는 중국의 폐지수입 금지로 인해 cost가 크게 내리며 수익성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후 이익률은 천천히 빠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과거 13~16년 사이의 수익률과 비교하면 매우 좋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주총의 안건 중 정관변경이 있는데, 반기 혹은 분기 배당을 하려는건지 관련 내용을 추가 변경했다. 또 친환경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하는듯 보이는데 친환경사업은 정확히 어떤걸 말하는지 몰라 일단은 판단 유보. 나머지 정관변경의 건은 다시 천천히 읽어보면서 뭐가 있는지 봐볼 생각이다. 일단 이 두개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건 없다.
4분기 실적을 보면 기분은 좋지만 나의 골판지 투자 아이디어는 p-c 스프레드 따먹기가 아니였다. 내가 원하는 그림은 장기적으로 골판지 박스 산업의 대기업 비중이 원지 원단 수준과 같이 올라가는 것이다. 이왕 이렇게 된거 다시 과거 3분기 보고서 노트를 다시 이곳에 올려볼까 싶다.
혹시 몰라 다시 적는다.
내가 블로그 주소를 공개한 지인들 그리고 몇 분들은 아시겠지만 혹시 우연히 내 블로그 글을 접한 분들이 있다면 내 글은 절대 투자 추천이 아니다. 난 당사를 투자하고 있지만 이미 적당한 수익권에 도달해 있다. 이전 dshm 역시 적당한 수익권에 도달한 상황이다. 다만 내 목표가에 도달하지 않았기에 또 상황이 바뀐게 없기에 계속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언제고 생각이 바뀌면 매도할 수 있다. 따라서 절대 추천글로 이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 투자 노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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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아제지 20년 3q를
보면서
20년 3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큰 차이가 없지만 영업이익은 매우 큰 하락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이
부분이 많은 투자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고, 또 이런 이유로 많은 이들이 exit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 아마도 골판지 업종이
스프레드를 먹는 한물간 산업이라는 인식까지 더해져 이런 결정을 한 것으로 판단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인식을 모두 동의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골판지 시장은 그리 어려운 장치산업은 아니지만 과점일 뿐더러 환경문제부터 거대한 토지가 필요한 산업으로 쉽게 진입하기 어렵다. 이런 산업의 특징은 과점구조가 쉽게 깨지지 않고, 과점을
형성한 기업들은 작은 이슈에도 쉽게 반응할 수 있어 가격협상력이 매우 높다.
일단 매출액은 현상유지를 했다.
매출액은 P * Q의 합성이기에 P와 Q의 변화가 둘 다 없거나, P는 오르고 Q가 줄거나,
Q가 오르고 P가 줄어들면 R 즉
매출액이 유지가 된다. 여기부터 아세아제지를 이해해야 한다.
분기별 매출액을 보면 골판지 부문의 매출액은 증가, 제지부문의
매출액은 감소한 것이 보인다. 맨 처음의 손익계산서는 연결손익계산서로 제지와 골판지를 모두
아우르고 있어 이들간 매출액 증감이 서로 상쇄하며 매출액의 변화는 크게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이란 P, 즉 제품의 가격, 그리고 Q, 즉 판매량의 합성이다. 그럼 제지와 골판지의 제품가격은 어땠을까? 우측
하단을 보면 제지가격은 -7.8% 감소, 골판지
가격은 -8.9% 감소했다.
이들을 매출액과 같이 보면 제지가격은 -7.8% 감소했고
제지부문의 매출액은 -3.2% 감소했다. 가격의
감소폭이 매출액보다 크다는 것은 결국 제지부문의 Q는 크진 않지만 상승했다. 골판지부문은 골판지 가격이 -8.9% 감소했음에도
매출액은 2.5% 성장했다. 이는
골판지의 Q의 증가가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단 여기까지 결론만 잠깐 정리하자. 제지부문의 Q는 크진 않지만 증가했고, 골판지부분의 Q는 꽤나 크게 증가했다.
그리고 하나 더 기억하면 좋은게 있다. 제지가격의 하락폭이
골판지가격의 하락폭 보다 낮다. 일반적으로 제지 – 원단 – 박스로 이어지는 산업구조에서 가장 밑바닥 제지가격은 박스가격을 결정한다. 헌데 제지가격(-7.8%)보다 골판지 가격(-8.9%)이 더 크게 하락했다? 이를 다시 말하면 상자기업의 제품가격은 -8.9% 하락했고, 제지가격은
-7.8% 하락했으니 제품가격의 하락폭이 더 큰 상황이다. 즉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 골판지 산업의 벨류체인에서 수익성이 높은 곳이 어디인지, 그리고 골판지 산업에서 자칫 구조조정이 일어난다면 어떤 체인이 어떻게 변할지 생각해보면 꽤나 재미있다. 참고로 “골판지 대기업은 제지, 원단, 박스를 모두 제조하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제지 시장의 90%, 원단시장의 70%, 박스 시장의 50%가량을 점유하며 시장지배적 지위를 통한 독과점 지위를 누리고 있다”(https://www.ajunews.com/view/20201025101402439) 박스시장은 50% 정도 점유를 하고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하면 나머지 50%의 중소업체들은 골판지 대기업에게서 제지 원단을 받아 박스를 만들어 팔고 있는 것이다.
아세아제지와 경산제지는 원지를 나머지 유진, 제일, 에이팩은 골판지원단 및 상자를 만든다.
위에서 제지가격과 골판지가격의 변화를 통해 제지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를 두고 볼 때 현재 골판지 산업의 수익원은 원지에 있고, 상자는
어지러운 게임을 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그런지 확인해보면,,
실제로 유진판지, 제일산업, 에이팩
모두 적자 전환했다. 오직 경산제지만이 흑자를 보이고 있다. 위
개별 손익을 보면 아세아제지 역시 흑자를 보여주고 있다. 결국 원지기업은 현재 상황이 그나마
좋고, 상자기업은 상황이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눈치가 빠른 투자자들은 이런 골판지 업계의 상황을 미리 알고 매도를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골판지 산업을 스프레드를 먹는 지루한 산업으로 이해하는 투자자들은 아마 계속 가져가기 어려웠을
것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골판지 산업은 그보다 더 재미있다. 제지 원지 상자로
이어지는 산업 라인에서 제지 원지는 대기업이 과점을 이루고 있고, 골판지는 50%만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직계열화를 이룬 대기업들은 호시탐탐 상자시장을 노리고 있었을 테다.
그런데 이번에 대양제지 화재가 발생했다. 처음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조금더 찾아보니 초지기가 연소된 것으로 보인다. 초지기는 그 크기도
엄청나지만 가격도 매우 비싸다. 원지생산이 정상화 되기까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진다. 결국 원지 생산의 shortage가
발생한다. 이는 원지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다시 잠깐 정리하자. 1. 제지부문의 Q는 크지 않지만 증가했다. 2. 상자부문의 Q는 크게 증가했다. 2. 제지부문의 수익성이 골판지
부문의 수익성보다 좋다. 상자시장은 적자를 보고 있다.
3. 제지 원단시장은 골판지 수직계열화 한 대기업이 과점을 이루고 있고 상자시장은 50%만
점유하고 있다. 4. 대양제지 화재는 제지(원지)의 shortage를 불러오고 제지 가격 인상을 불러온다.
제지(원지)는 골판지 산업의
밑바닥에 있어 이들의 가격 변동은 골판지 완제품의 가격에 영향을 끼친다. 제지가 25% 가격 상승하면 골판지 가격은 얼마나 상승하게 될까? 수직계열화된
기업이 아니면 제지가격 인상 -> 원단 가격인상 -> 상자가격 인상으로 도미노처럼 이어지는 산업체인에서 가격이 같은 비율로 올라가는게
아니다. 한단계 한단계 올라갈수록 가격인상 폭은 더 커지게 된다. 특히 제지 – 원단 – 상자로 이어진 체인에서 상자만을 영위하는 중소기업들은 가격 인상을 통해 원가부담을 지워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쉽지가 않다. 그럼에도
지금은 원지-원단 수준에서 가격 인상이 발생했지만 상자가격은 결국 어쩔수 없이 오를 수 밖에 없다.
수직계열화에 성공한 대기업들은 골판지 가격의 상승은 엄청난 이득으로 다가온다. 이들은
제지 가격 상승분 만큼만 상자가격을 올리더라도 중소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고 이들의 시장을 쉽게 가져올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수익은 매우 커지게 된다.
또 혹시 중소업체들의 시장을 가져오지 못하더라도 원지 – 원단 – 상자에 이르는 모든 체인의 수익을 고스란히 가져가니 수익이 대폭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결론
3분기 아세아제지는 제지에서 Q의
낮은 증가를 가져왔고, P의 하락을 맞이하고 있었다. 대양제지
화재는 제지(원지)의
shortage를 가져와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제지가격은 이번 화재로 25% 오를 것으로 예상이 되고, Q 역시 대양제지가 못하는 공급부분을 capa가 가능한 만큼 대신할 것이다. 따라서 Q와 P모두가 증가한다. 제지의
원자재 가격은 현재 시장 여건상 크게 오르기 어렵다. 따라서 수익은 크게 증가할 것이다.
3분기 기준 원단 상자부문은 P의
하락과 Q의 큰 증가가 있었다. 상자 가격은 최종적으로 오르게
될텐데, 일단 지금의 Q는 유지되는 상태로 P가 오른다. 이는 현재 공장 가동률에 근거한 판단으로 현재 Q는 아마 최대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내가 생각하는 상자
산업의 모습은 시장의 개편 가능성이 매우 큰 모습이다. 일단 제지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중소상자업체들은
살아남기 어렵다. 만일 아세아제지를 필두로 한 대기업들이 50%나
남은 시장의 점유율을 이번 화재를 이용해 장기적으로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면 골판지 산업은 벨류체인 모두가 과점이 되는 매우 안정된 산업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