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조금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미국의 움직임을 먼저 보고 반응하는게 좋다는 판단에서였다. 우선 안타까운건 한은이 그나마 경기 좋은 때 금리를 인상하지 못해 금리인하의 제약이 컸다는 점. 하지만 사실 이것도 이해는 간다. 과거 몇 년간 우리나라는 영국의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확실, 그리고 오래된 내수부진의 상황으로 금리인상이 어려웠을 것으로 본다. 물론 인상 찬스가 아예 없었던건 아니지만 이해는 된다는 거다. 안타깝지만 우리나라는 독자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내리기엔 주변국의 영향이 너무 크긴 하다. 어째든 미국은 내 예상과 달리 매우 빠르게 금리를 인하했고, 한국은행은 이에 따라 바로 반응할 줄 알았다. 하지만 0.5%까지 내리는데 시간이 꽤나 걸려버렸다.
0.5%인하.
이것은 따지고 보면 그리 큰 인하는 아니다. 여기엔 경기부양의 측면과 환율방어라는 두 측면에서의 고민이 보인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양자 모두를 잡을 수 없는 상황에 왔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가 부족해 분명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제법 장사를 크게 하시던 지인들, 크진 않지만 적당히 먹고 살 수 있는 정도의 장사를 하시던 지인들의 사정을 둘러보면 현재 사정이 너무나도 안좋다. 이는 전문직종도 마찬가지다. 내 주변의 의사 친구와 가족들의 사정도 좋지가 않다. 아마 개인 사업하시는 많은 분들이 비슷한 사정이실거라 본다. 환율이란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지만 결국은 한 국가의 가치다. 다시 말하면 금리, 물가 등 여러 요소들이 환율을 결정하지만, 결국은 국가의 가치가 화폐의 가치를 반영하고, 이것이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나는 계속해서 환율방어를 외쳐왔지만 지금 상황을 볼 때 앞으로 많은 돈은 달러를 향할 확률이 높다. 즉 환율방어는 지금껏 잘해왔지만 결국은 방어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면 한은의 모든 결정은 경기부양에 맞춰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환율이 크게 오를 수 있지만 결국 한국이 가치가 있다면 그것이 이후 환율정상화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환율은 통화스왑 등 외교적 공조에도 기대해볼 수 있다.하나 내가 참 안타까운게 이런 시기 일본과의 관계가 참 어렵다. 그래도 필요하다면 숙여야한다. 안타깝지만 문제인 정부의 모든 정책이 자존심과 변명으로 일관되어 걱정이 된다.
오일가격.
미국이 이렇게 선제적 대응을 했음에도 오일가격이 지금 현재 30불 아래로 내려왔다. 물론 미국의 선제적 대응이 오일가격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여러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쉐일기업들이 마주할 유동성 등 여러 문제에 선제적 처방일 뿐이다. 현재 오일 가격은 단순히 러시아와 사우디의 싸움의 결과로 해석하기에도 너무 많이 내렸다. 결국 시장참여자들은 오일의 공급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도 같이 내려갈 것으로 보는것 같다. 현재 상황의 해결책은 코로나 치료제의 개발이다. 그것이 현재 상황을 해결하는 길이다. 하지만 이는 시간이 매우 오래걸리고, 우리는 결국 코로나에 무뎌지는 것이 더 빠를지도 모른다. 마치 독감과 같이 때 되면 찾아오는 하나의 병처럼 우리가 인식하는 것이다. 물론 치사율이 독감과 비교해 많이 높다. 상황에서 오일가격은 사우디와 러시아가 싸움을 중단하지 않는한 가격 예측이 어렵다. 수급 모두가 안좋은 상황이다. 이는 다시 미국 쉐일기업들에게 큰 위험이 된다.
이 노트를 적는 지금 미국의 증시가 폭락하고 있다.
지금은 결국 변동성 장세다. 그리고 코로나라는 불확실이 시장을 휘둘고 있다. 지금의 시장에서 가장 큰 위험은 코로나가 가져올 불황. 만일 이 위험이 구체화 된다면 증시는 더 크게 빠질수 있다. 08년 금융위기도 07년에 먼저 뉴센츄리 파이낸셜이 파산하며 위험의 가능성이 보였고, 이후 차례로 위험이 또 다른 위험을 만들며 08년 금융위기가 구체화 됐다. 보통 위험은 처음엔 취약점을 노출시키고 이후 그것이 상황을 키우는 모습을 보인다. 현재의 코로나사태도 비슷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지금까지 많은 국가의 증시가 큰 폭의 하락을 맞이했지만 기초체력이 낮은 국가들, 노후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국가들이 점차 코로나로 인해 내수가 망가지면 뜻하지 않은 위험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위험이 구체화되기 전까지 혹은 현상황을 끝낼 수 있는 치료제가 발명되기 전까지 시장은 계속해서 큰 폭의 진폭을 경험할 확률이 있다. 그리고 치료제는 시간이 꽤나 걸린다. 시장은 조울증 환자와 같다.
지금은 예측이 모두 무의미하다.
지금은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 과거 금융위기의 기준을 가져오긴 아직 이르지만 금융위기급의 기준으로 매수해야 한다. 이게 말이야 방구야? ^^ 폭락을 대하는 자세는 늘 똑같다. 바닥을 예측하기보단, 이건 진짜 말도 안된다는 가격이 온다면 매수하면 된다. 과거의 일반적 기준과는 분명 다른 기준이어야 한다. 조울증 환자 시장은 계속해서 위로 아래로 크게 널뛰는, 그러면서 바닥을 찾는 움직임을 한동안 보이는, 하방 변동성 장세를 보일테니 이 말도 안되는 가격이 왔다가 다시 오르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오른다고 조급하게 살 필요가 없다. 또 마찬가지로 빠진다고 두려워 할 것 없다. 지금은 탐욕스럽게 말도 안되는 가격에서 매수하면 된다. 살 돈이 없으면 좋아하는 독서나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