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일 수요일

내수의 바닥이 보인다. 2일 노트

 우리나라의 수출과 내수는 경제의 두 바퀴다. 이 두 바퀴가 같이 굴러야 경제는 온전히 달릴 수 있다. 한발로 달리는 수레는 달리기 어렵고, 혹 달린다 하더라도 제대로 달리기 어렵다. 

물론 미국과 같이 내수가 70%에 가까운 나라는 예외다. 우리나라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일반적으로는 그렇게 알려져 있고, 나 역시도 일견 동의한다. 하지만 수출과 gdp의 산출 방법이 다소 다른 점, 즉 매출총액 기준과 부가가치 총액 기준으로 수출과 gdp를 산출하기 때문에 수출의 비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작을 수 있다는 것 또한 과거 최용식 소장님과의 대화 후 고민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이를 통계청에 문의한 적이 있고, 이에 대한 답은 십년이 지난 지금에도 못받고 있다. 다시 연락해서 관련된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

아무튼 미국 ism제조업 지수는 우리나라 수출과 높은 상관관계를 맺고, 이들 지표가 우리나라 제조업 업황지수와 수출에 다소 선행한다.  


작년부터 ism제조업 지수는 턴어라운드를 하고 있고, 이를 따라서 한국 제조업 업황도 턴어라운드 중이다. 이를 보면서 내수는 엉망이지만 수출이라는 외발로 일단 경제에 온기를 가졌다고 말했다. 수출에서의 온기가 내수로 이어지는 것은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 보았지만 일단 수출은 바닥을 확인한 셈이었다. 

ism제조업 지수는 3월까지 계속해서 우상향을 만들고 있고, 우리나라의 제조업 지수도 ism지수 만큼 강한 반등은 아니지만 횡보 혹은 작은 반등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문제는 내수다. 내수는 계속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내수에도 바닥일 가능성이 조금씩 보인다. 이것이 추세로 이어질지 현재는 알 수 없다. 다만 그 가능성이 일단 보이기에 노트에 적어두어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일단, 부채를 전혀 감안하지 않은 전체고용(임금*고용지표)를 보면 임시근로자수가 23년부터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yoy 기준 파란선이 큰 폭으로 작년 말부터 크게 튀어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소비성향은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에서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임시근로자의 고용 회복은 내수를 더 잘 반영하곤 하는데, 이들 고용이 회복하면서 내수의 하방을 지지해줄 것으로 일단 보고 있다. 그리고 이 고용은 제조업 업황의 반등에 맞춰 회복되는 것을 볼 때, 수출의 온기가 전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위는 전체고용을 대출과 같이 고려한 지표다. 이들 지표는 전체고용보다 노이즈가 적어 장기적인 소비를 이해하는데 더 용이하다. 이들 역시도 올 해 처음으로 바닥의 싸인을 보여주고 있다. 2월 처음으로 대출을 고려한 전체소득지표가 반등을 보여주었고, 이는 21년 이후 처음으로 유의미한 반등으로 일단 보인다. 이 반등이 추세전환인지 확인하는데 최소 2,3 개월이 걸리겠지만 이 정도의 반등은 꽤나 유의미하다. 

물론 현재 내수소비지표는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하락추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내가 불편한 점은 이들의 변동폭이 매우 크다는 점이고 이것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크다. 내수가 불안하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쓸 돈이 별로 없기 때문인데, 이는 위 대출을 고려한 전체소득을 보면 분명하게 나타난다. 현재 이 지표는 상용근로자를 기준으로 보아도 과거 11, 12년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임시근로자를 기준으로 본다면 과거 어느 때보다 낮은 상황이다. 따라서 내수소비가 급격하게 좋아질 것을 예상하긴 어렵다. 

다만 현재 소득관련 지표들이 반등을 보여주는 만큼 내수 상황이 바닥에 가깝고, 미국 ism 제조업 지수가 계속 반등추세를 이어가는 만큼 제조업 업황과 수출이 회복하며 이 온기가 내수에도 조금씩 전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미국의 내수상황이다. 미국의 내수소비가 지금 고점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조심해야만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미국의 ism제조업지수는 지금이 오히려 경기 확장 초입이라고 말한다. 무엇이 맞는지 지금은 알 수 없다. 다만 난 미국의 경제는 철저하게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이해한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는 우리나라의 가계대출 문제다. 전체소득과 달리 대출을 고려한 전체소득 지표는 이제서 반등의 사인이 나온 상황이다. 이 지표가 노이즈가 적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를 이해하는데 더 좋은 만큼 현재 우리나라 가계소비는 가계대출비용이 줄어들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부동산 가격이 절대로 올라선 안된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또 다시 가계대출이 뛰어오르게 되고, 이는 다시 내수를 압박하게 된다. 금리는 쉽게 내리기 어렵다. 미국이 금리를 빠르게 내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주절주절 많은 내용을 적었지만 내용은 결국 하나다.

지금 우리나라는 수출의 반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이 온기가 내수에 조금씩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내수의 바닥 가능성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