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노트
걸프전은 90년 8월에 발생. 미국의 90년 경기침체는 90년 3분기부터 시작. 8월에 발생한 전쟁이 9월부터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엔 다소 어려운 면이 있다.
또 소비는 그 전부터 확장이 줄어들고 있었고, 소비를 받쳐줄 소득도 같이 줄어들고 있었다. 따라서 걸프전이 미국 경제에 큰 충격을 주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미국 경제의 핵심은 소비에 있고, 소비는 소득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전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 있겠지만 미국 본토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그 영향은 제한적이다.
세상이 부서지는게 아닐까 걱정을 하면서도 주식시장에 붙어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주식시장은 의외로 세상의 통념이 말하는 호재와 악재와 큰 상관관계를 갖지 못한다. 오히려 통념상 악재는 호재로 인식되는 경우도 왕왕있다.
우선 이-팔 전쟁.
이-팔 전쟁이 확전 될 가능성은 있나? 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이 높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 전쟁이 다른 이슬람 국가들로 번지기 위해선 조건이 필요한데, 그 키는 이스라엘의 과도한 보복. 그리고 이를 대응해 이란이 전쟁에 개입하는 것.
우선 이란의 참전, 이는 네타냐후의 선택에 달려있다. 이번 하마스 공격을 이유로 많은 수의 팔레스타인 민간인들까지 처리하게 된다면 다른 이슬람 국가들의 참전이 불가피하다. 네타냐후의 각료들이 초강경주의자들이라 알고 있다. 이들과 비교하면 네타냐후가 오히려 온건하게 보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네타냐후는 트럼프와 같은 사람이다. 강경하지만 동시에 실리주의자다. 지금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나쁘게 사살하게 된다면 세계의 여론이 돌아서기 쉽다. 또 그는 계속해서 아랍국가들과의 관계 정상화를 시도해왔다. 또 이번엔 사우디와의 수교를 앞두고 있었다. 이스라엘은 태생부터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고 또 지리적으로 아랍국가들에게 둘러 쌓여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경제와 안보를 생각한다면 절대 넘어선 안되는 선이 있다. 마지노선은 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란의 상황은 다른 국가들과 다르다. 이란은 현재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중요한 국가다. 이란은 이런 이점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고, 미국은 이들의 행동이 어떤 선을 넘지 않는다면 묵인할 것으로 본다. 즉 이번 하마스의 공격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면 미국은 이란과의 관계를 망치지 않을 것이다. 또 어쩌면 분명한 증거가 나오지 않도록 할 지도 모른다.
이란이라는 국가가 가진 독특한 정치 시스템을 보아 종교가 경제를 우선한다고 이해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미국의 경제제재가 있던 없던 이들의 경제적 상황은 특별하게 달라지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면 특별히 더 나빠지지 않는다.(추가) 이란은 이미 오랜시간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아왔다. 또 세상이 친미와 반미의 구도로 흘러온 만큼, 경제 정치적 블록화가 이루어졌고, 이란은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이 상황을 대응하면(수정) 된다. 즉 미국과의 단절이 생기면 중국 러시아와 관계를 만들어 경제부흥을 꾀하면 된다.
이란이 종교를 매우 중시하는 만큼 명분이 매우 중요하다. 이란은 명분없이 참전하지 않을 것이다. 이란은 하마스의 공격에 자신들의 개입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현재 상황에서 확전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명분이 생긴다면 직.간접적인 개입은 충분히 가능하다. 이 명분을 주는 것은 이스라엘이다.
즉 이-팔 전쟁이 중동전쟁으로 확전되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다만 이번 전쟁은 자칫 감정과 믿음의 싸움으로 갈 소지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적절한 언행이 요구된다. 절대 선을 넘어선 안된다. 이번 전쟁의 확전 여부는 이스라엘에게 달려있다.
그럼 미국경제의 위험요소는 무엇일까?
계속해서 언급하지만 통화금융시장. 이 부분은 지표로 알기가 너무 어렵다. 혹시 있다고 한다면 내 지식 밖의 것으로 난 알지 못한다. 그나마 듀프레인님의 블로그에 관련한 글이 하나 있다. “Run Money Run: federal funds rate, ioer/iorb, libor/sofr 20231005 - 유동성” 시계열이 짧아 이용가능한지 알 수 없지만 없는 것보다 무조건 낫다. 이렇게 공부하신 것을 공유해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실물경제는 여전히 나쁘지 않다. 다만 가장 최근의 데이터를 보면 소비의 확장세가 줄어들었고, 이것은 추세적으로 볼 수 있다 판단된다. 다만 아직까진 급격한 소비감소가 예상되지 않는다.
소비가 줄어들기 시작하면 물가도 자연스럽게 잡힐 수 있다. 하지만 물가의 특성, 둔감하지만 가속도가 빠르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자칫 지금의 고물가는 쉽게 꺾이지 않는다. 이 고물가는 실질소득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부러뜨리고, 이렇게 부러진 실질소득은 다시 실질소비를 크게 부러뜨릴 수 있다. 물가는 이 때 안정된다.
[... 노트글 삭제] 하지만 지금은 경기침체를 예상하기 어렵다.
위 차트는 전체소득과 소비. 아래는 후행적 지표로 확인하기 위해 두 전체소득 지표 yoy의 평균을 다시 6개월 평균해 그린 차트다.
이 지표는 노이즈를 최대한 줄이고 지표의 방향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는데, 지금 이 전체소득후행지표가 반락하는 모습이다. 물론 이것이 추세적인지는 몇 달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임금과 고용이 더 늘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락추세의 시작일 가능성이 있다. 이 가능성을 인정한다면 문제는 ‘속도’가 된다.
미국 경제는 코로나 이후 호황이 계속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득,소비,생산,고용을 가중평균한 위 경제상황 지표를 보면 코로나 이후 작은 경기 싸이클이 한번 온 것으로 보인다. 지금 미국 경기는 둔화를 멈추고 다시 확장세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확장세가 확대되는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만일 소득.소비가 빠르게 식는다면 확장세로 넘어가지 못하고 추세적 하락을 보일 수 있다. 이는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여기서도 문제는 소득.소비의 ‘속도’다.
이 속도가 완만하다면 미국의 경기침체는 예상하기 어렵다. 반대로 이 속도가 빠르다면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은 높다. 이를 예상하는건 불가능하다.
이번 노트의 결론은 없다.
확인한 내용은 1. 과거 걸프전은 경기침체의 직접적 원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2. 이번 이-팔 전쟁은 확전되기는 어렵다. 네타냐후의 선택에 달려있다. 3. 미국의 경제는 소득.소비가 고점으로 보인다. 추세하락 반전한다면 그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소득.소비지표를 중요하게 추적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