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29일 월요일

소득분위별 가계부채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많아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그리고 이 가계부채 때문에 내수가 안좋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가계부채와 GDP를 많이 비교하는데,, 나 개인적으로 이 둘을 비교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의문이 있다. GDP는 국내총생산으로 이는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생산물을 기준으로한 생산의 크기이다. 즉 가계부채와 GDP의 비교는 '가계'부채대비 '국내'최종생산물을 비교하는으로 가계부채당 생산률을 의미한다.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생산량이 그대로 혹은 줄어드는 것은 아주 거칠게 보면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해석된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거칠게"라는 단어를 쓴 것은 하나는 민간, 그 중에서도 가계의 부채를 두고 국가 전체의 총 생산량과 비교한 것이니 이 둘의 비교주체가 애초부터 어긋났기 때문이다.

그럼 왜 이 두지표를 비교하는걸까? 내 생각엔 이 두 지표를 비교하는건 국가간 가계부채를 비교하는데 쉽기 때문이라고 본다. 혹 내가 모르는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수준에서 저 둘을 비교하는 다른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다.

일단 GDP대비 가계부채는 많이 높다고 하는데, 다른 국가의 관련 자료를 다 찾아보지 않아 얼마나 높은지는 모르겠다. 나는 이보다는 조금더 가계의 자산과 부채 그리고 소득을 비교해 가계부채 비율을 따져보는 것이 더 좋다고 판단해 소득분위별 자산,부채,소득 자료를 가져와 이들을 비교해 보았다. 자산분위별 자료보다 소득분위별 자료를 가져온 이유는 부채는 결국 상환의 문제이고, 이는 결국 현금 융통의 문제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현금 융통은 부동산보다 소득이 현금흐름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나와 다른 판단을 하는 분들은 자산분위별 데이터를 따로 받아 보시면 된다.




위 자료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전분위에 걸쳐 부채/순자산비율은 2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 중 금융부채만 띄어서 보면 금융자산의 50%가 조금 넘는 수준이고, 가처분소득과 비교해서도 가장 높은 수치가 소득 3분위의 127%이다. 하지만 금융부채를 한번에 일시로 갚는 것이 아니니 127%가 높다고 할 수 없다.  실제로 원리금상환액/처분가능소득을 보면 전분위에 걸쳐 약 25% 수준을 보여준다.

한 기업을 놓고 판단할 때 부채/자본비율이 20%인 경우 우리는 부채가 많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재무상태가 건실하다는 평가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자보상비율과 꼭 같지는 않지만 원리금상환액보다 처분가능소득이 4배나 높은데 우리 가계의 수익률과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할 수도 없다.

또 가끔 저소득층의 부채가 질이 안좋다고 한다. 하지만 위 통계자료에 따르면 1분위의 부채비율은 다른 소득분위에 비교해 질이 나쁘지 않다. 오히려 이들은 다른 소득분위에 비해서 조금 더 낮은 수준이다. 만일 이들의 부채가 질이 나쁘다면 다른 분위의 부채 역시도 질이 나쁘다고 판단해야 한다.

물론 다른 많은 국가들의 가계재무상황을 비교 분석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나의 게으름으로 인해 이를 계산하고 싶지 않다. 또 현재 부채비율을 볼 때 충분히 괜찮은 수준이라고 판단하기에 굳이 무리해서 이들 자료를 확인하고 싶지도 않다. 혹 누군가 관심이 있다면 해봐도 좋다.

그럼 부채가 크지 않은데 어째서 내수는 계속해서 어려울까?

내 답은 저소득층에서의 가계소득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문재인 지지자 친구와의 대화 후 작성한 블로그에서도 언급했는데,
"1~5분위까지의 소득은 16년과 비교해 모두다 소득이 크게 줄었다 (5분위는 다소 줄어듬). 6~10분위까지의 소득은 오히려 증가했다. 경악스러운건 10분위의 소득은 다른 분위와 비교해서도 어마어마하게 증가해 소득 격차를 더 키워가고 있다." http://dalmitae.blogspot.com/2019/05/blog-post_26.html
즉 저소득층의 소득이 줄고 고소득층의 소득은 증가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따른 것이다. 보통 소비성향은 저소득층에서 높게 나타나고 고소득층에서 낮게 나타난다. 다시 말하면 저소득층은 돈을 벌면 번만큼 더 쓰고, 고소득층은 돈을 더 벌었다고 돈을 더 많이 쓰지 않는다. 이것은 개인의 소비가 '만족'에 따른 것으로 소비수준이 적당 만족도에 도달하면 더이상 소득과 소비가 정비례로 증가하지 않는다. 따라서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선 저소득층의 소득 증가가 고소득층의 소득증가보다 중요하다. 헌데 지금 우리사회는 저소득층의 소득이 감소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소득불균형 완화를 하고, 최저임금에 집착하는 이유는 이런 이유에 따른 것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이들의 정책은 그들의 바램과 달리 반대로 흘러가버렸다. 나는 경제학자가 아니니 이에 대한 분명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내가 이해하는건 경제학은 이론일 뿐이라는 것. 이론과 현실은 매우 다르게 흘러가곤 한다. 따라서 이렇게 이론에 입각한 정책을 실행할 때엔 그 준비가 철저해야한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과 다른 결과가 나올 때엔 그 정책도 과감히 수정 보완할 자세가 필요하다. 이론이 현실과 똑같다면 마르크스의 지위는 지금보다 더 높은 곳에 있었을 것이다. 

오늘 시장이 크게 하락했고, 내 전체 수익률도 마이너스를 다시 보이고 있다. 과거처럼 한국의 성장에 믿음이 있었다면 두렵지도 않을텐데 지금은 성장에 의심이 가니 심리적으로 많이 피곤하다. 아마 나와 같은 정량적 가치투자자 분들은 비슷한 마음을 갖고 계실수 있다. 어째든 현금비중을 계속 줄이고 있으니 한번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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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자산분위별 부채비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