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0일 금요일

3월 10일 나의 느낌..




오늘 박근혜 '전'대통령이 탄핵됐다.
개인적으로 첫 촛불집회를 포함해 4번 정도 나갔는데 많은 것들이 느껴지는 오늘이다..

사실 처음 탄핵에 대한 나의 의견은 중립에 더 가까웠다. 처음 내가 촛불집회를 나갈 때 나의 입장은 탄핵을 위한 촛불집회 참석이 아니였다. 물론 탄핵 반대의 입장도 아니였다. 그저 탄핵을 생각해보지 않아 의견이 없었다. 다만 박근혜의 부정과 불법에 대해서 나의 의견을 표출하고 조금더 나은 한국을 위한 나의 분명한 의사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탄핵에 대해서 말씀하시며 내게 전단지를 주셨지만 첫 촛불집회에서는 그런 전단지들을 붙잡고 싶지 않았고 실제로 탄핵에 대한 전단지는 받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탄핵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었는데, 바로 담화 후 보여준 대통령의 태도와 들어난 사실들을 확인하고 나서였다.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던 사람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전혀 협조하지 않는 행태나, 그 자신이 최순실과의 관계에 대해 했던 말과는 다른 사실들이 들어났음에도 내뱉는 끝 없는 변명들..

물론 탄핵이라는 것은 헌법을 기본으로 판단하는 법적 판단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법을 잘 모르는 한명의 시민인 내가 판단하는 기준은 "도덕"과 "상식"이다. 박근혜는 이런 내 기준에서 한참 벗어나고 말았다. 이런 나의 기준으로 참석한 마지막 2번의 집회에서 탄핵을 외쳤다.

솔직히 말하면 난 정치인들 중에서 깨끗하다는 사람을 들어본 적이 없다. 아니 한분 계시다. 과거 조순형 어르신에 대해서 좋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이분 이후로 내가 들은 이야기는 모두 비열하고 더러운 이야기 뿐이다. 그런데 내가 더 놀랐던 것은 이런 비정상적인 것들이 정치의 일부분으로 생각하시던 분들이다. 어쩌면 내가 naive한 것일지도 모른다. 정치에서 정상적인 것을 구하려는 것은 똥수간에서 보물을 찾는 것이라던 한 어르신의 말씀이 맞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난 세상은 더 나아지고 있다고 믿는다. 몇 십년 전에만 해도 우리는 군부정권에서 살았고, 지금 우리는 대통령이 헌법적 힘에 의해 탄핵되는 시대에 왔다. 과거 박근혜 전대통령의 아버지 박통시절 이런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 시대에 따라 다른 시대정신과 사회적 요구가 있어 사회가 출렁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세상은 느리지만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해가 뜨고 지고, 달도 뜨고 지지만 그 어느 순간에도 빛은 존재하고 어둠 역시 존재한다. 그리고 그 안에 살고 있는 우리는 여전히 아침을 맞이하며 지금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