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코스피 예측 가중지표는 8월 이후 아주 천천히 감속을 보이고 있었고, 민감도가 높은 주황선은 이번 달 드디어 12개월 평균을 뚫고 내려왔다. 민감도가 다소 낮은 파란선은 여전히 고점 횡보 중이지만 감속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추세적 하락의 가능성이 높은 모습이다.
두 지표 모두가 12개월 평균을 뚫고 내려온다면, 그리고 현재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현금 확보를 더 해두어야 한다. 06년 때와 같이 횡보 뒤 다시 상승할 수도 있다. 지금은 어느 것일지 알기 어렵다.
10월 말 거품을 조심해야 한다는 노트를 쓴 며칠 뒤 블로그에도 올렸지만 개인적 판단으론 지금은 공격적인 투자를 피해야 할 때다.
AI가 거품인지 아닌지 많은 이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지만 거품은 터져야 거품이다. 거품 논쟁은 언제나 그래왔지만 거품을 옹호하는 이유가 항상 존재한다. 반대로 거품을 의심하는 이유도 항상 존재한다. 난 위험한 거품 가능성을 고민하고 있지만 지금은 누구도 거품인지 아닌지 확실하게 알 방법이 없다. 오직 거품이 터져야 지속가능하지 못한 거품이었음을 알 수 있다.
여전히 다수의 전문가들은 지금은 달릴 때라고 말하는 것 같다. 난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어느 한 쪽은 분명 맞겠지만 누가 맞는지 지금은 알 수 없다.
그러니 이런 논쟁은 잠시 뒤에 두고 확실한 데이터를 중심으로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좋다.
요즘 뒤늦게 유동성이 과하게 풀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나라의 유동성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M2를 이창용 총재가 언급해서 많이 회자되고 있는데, 난 이 M2보다도 GDP 대비 M2를 더 큰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위 차트는 한국의 M2/GDP 비율을 차트로 그린 것이다.
한눈에 보이지만 문재인 정권 그리고 이재명 정권이 시작되며 M2/GDP 비율이 튀어 오르기 시작한다. 이는 부동산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나는 이해하고 있다.
매번 노트에 한탄처럼 적는 이야기지만 부동산은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이다. 따라서 이로 흘러간 돈은 낮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되고, 이것은 성장둔화의 원인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 정책은 매우 중요하다.
위 차트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면 시중에 있는 M2가 창출하는 부가가치(GDP)는 1/6배도 안된다. 이익률로 친다면 15% 정도 된다.
미국의 M2/GDP 비율은 얼마나 될까?
우선 미국과 한국의 M2 산정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이 아님을 우선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것을 무시하고도 미국의 M2/GDP 비율은 한국과 비교해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우선 미국의 M2/GDP 비율은 우리나라와 같이 2000년 이후 꾸준히 상승해왔다. 그리고 코로나엔 큰 폭으로 증가한 후 지금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내려온 상황이다. 이것이 미국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다. 그리고 가장 큰 차이는 바로 M2/GDP비율 그 자체다.
미국의 M2/GDP비율은 0.6을 조금 넘는다. 앞선 언급대로 M2의 산정 기준이 다소 다르기 때문에 숫자 그대로 비교하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0.6과 6은 10배의 차이를 갖는다. 이는 M2 산정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고 봐야 한다.
M2/GDP비율을 거꾸로 하면 M2 단위 당 생산하는 부가가치가 된다. 한국은 1/6배, 약 0.15배 였다면 미국은 10/6배, 약 1.6배다. 한국의 10배 효율을 보이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이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걸까? 전문가들이 이런저런 근거를 두고 이야기를 하겠지만 내 답은 단순하다. 부동산. 우리나라는 부동산 때문에 망할 것이라던 과거 선배의 말은 그리 틀린 말이 아닌 듯 싶다.
난 정말 오랜시간 한국의 부동산을 부러트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문재인은 부동산 대 폭등을 만들어 댐을 무너트려버렸고, 윤석열은 부동산 PF를 억지로 억지로 살려줬으며, 이재명은 대홍수가 난 부동산 시장에 소금을 뿌리고 있다. 아주 대환장 정책 실패 파티가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의 부동산 정책이 지금처럼 처참하게 망하게 된다면 M2는 계속 팽창할 수 있다.
이는 은행 스스로가 대출을 통해 통화를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가격이 또 오른다면 패닉 바잉이 계속 생길 수 있고, 이것은 결국 M2의 증가를 가속화 한다.
그리고 이렇게 부풀어 오른 통화로 인해 원화의 가치는 크게 훼손될 수 있다.
이에 더해서 재명이는 본인의 재판이 무죄가 되는 것에 너무나도 행복했었나? 아니면 코나아이에 돈 좀 넣어주고 싶었던걸까? 당선 후 아주 거하게 전국민에게 돈 좀 쏘셨다.
환율은 보통 성장과 금리로 정해지지만 통화의 가치가 훼손될 만큼 통화량이 증가한다면 환율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위에서 확인한 것과 같이 한국의 M2통화 단위당 생산하는 부가가치는 미국에 비해 10배나 낮다. 쉽게 돈의 부가가치가 매우 낮다는 것을 뜻한다.
이번 노트에서도 똑같이 주장하지만 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본다.
5년 단임제가 문제일까? 그것은 아닐 것이다.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 그리고 심지어 전두환 정권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경제를 운영했다. 하지만 이외 나머지 모든 인간들은 너무 단기적으로 정책을 만들고 있다. 심지어 문재인과 이재명은 아예 파퓰리즘 정치로 초 단기적 정책들만 만들 뿐 아니라 정책들의 부작용이 너무 심해 경제를 망가트리고 있다.
단기적으로 금리 인상으로 인해 경기가 죽을 수 있고 또 부동산이 부러질 수 있다. 하지만 한국경제의 장기적 성장을 고민한다면 부동산을 빠르게 부러트리고, 부동산에 쏠린 돈이 다른 유동자산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만 한다. 또 몇 기업들이 망할 수 있지만, 오히려 장기적으로 볼 땐 체력이 좋은 기업들이 남아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또 금리인상은 원화 가치를 상승시킬 수도 있다. 이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환차익을 예상하게 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에 들어오게 된다면 금리인상으로 인한 유동성 문제를 적당히 방어해줄 수 있다.
물론 가능성이다. 동시에 금리인상 후 적절한 정책이 뒷받침 되어야 좋은 결과를 가질 수 있다. 그렇기에 아무도 이런 위험을 감당할 용기가 없다. 계속된 땜질 처방과 단기적 안목의 정책들은 위험을 피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마도 그것이 폴 볼커가 아직까지도 위대한 연준 의장으로 언급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난 이창용 총재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에 감히 총재의 발언에 반박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원화가치 하락의 원인으로 이창용 총재는 서학개미를 언급했던 것으로 보인다. 워딩 모두를 읽어보지 않아 함부로 말하기 어렵지만 이 말은 하고 싶다.
서학개미는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서학개미가 나타난 원인은 한국 경제의 근본적 문제; 저성장과 낮은 효율, 저출산으로 인한 어두운 전망 그리고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많은 암적인 문제들 때문이다. 즉 서학개미들 때문에 환율이 오르는 것이 아니다. 저 근본 문제들이 투자자들을 해외로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한국 주식시장이 매력적이라면 서학개미는 알아서 한국으로 돌아온다.
이제 올 해의 마지막 노트를 작성할 때가 왔다.
노트를 다 작성한 후 블로그에 올리게 될지 지금은 모르겠다.
아무튼 드디어 내 개인지표는 하락 반전의 모습이 보인다. 내년 금융시장은 어떤 이슈들을 만나게 될지... 난 이번에도 양치기 소년이 될까? 올 해 반성 참 많이 했다. 또 동시에 꽤나 괜찮은 배움의 시간이었고, 큰 비용을 들여 깨우친 것도 많다.
내년엔 분명 올 해의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내 주변의 모든 이들이 더 좋은 내년을 보내길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