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노트
유럽 아시아의 주요국 그리고 미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를 그린 차트다.
일본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국가부채가 높아 우측에 따로 그렸고, 나머지 국가는 모두 좌측 축에 맞췄다.
일본의 저 특별한 높은 국가부채는 일본인(기관과 개인 모두 포함, 기관이 대다수)이 85%정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고, 또 일본의 부품소재 기업들의 높은 경쟁력이 일본 경제를 지탱하고 있기 때문에 부채 상환에 의문을 품지 않은 이유도 있었다. 즉 대외채무가 적고, 국가의 산업경쟁력이 높아 국가부채가 높음에도 이를 유지할 수 있었다.
사실 부채는 그 자체로 큰 문제가 없다. 다만 부채의 특성, 미래 성장을 현재로 가져오는 이 특성에 의문이 생기면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즉 국가가 미래 경쟁력을 잃고 돈을 갚을 능력이 없을 때 국가부채는 문제가 된다. IMF와 같은 극단적 문제는 주로 단기부채가 꼬일 때 발생하게 된다는 것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부채는 또 많은 것에 한계를 갖게 만든다. 즉 빚도 무한정 가질 수 없다. 국가부채가 특히 가장 중요한 때는 경제 위기 상황이 올 때다. 경기침체가 오면 국가는 경기를 부양하며 경제에 군불을 땐다. 실제로 08년 버냉키의 돈 뿌리기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난 후로 정부의 적극적 부양정책이 경기침체시 제 1 옵션으로 떠올랐고(수정), 이 때마다 국가부채는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부채가 높은 국가는 국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을 하기 어렵다.
국가부채가 우려할 수준까지 간다면 국채를 찍어내기도 쉽지 않게 된다. 이는 특히 국가를 부유하게 할 단단한 산업이 부재한 국가들의 경우 더욱 그렇다. 그리스가 구조조정 이후 천천히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로 여기에 답이 있다. 서비스업 특히 관광업과 해운업에 의존하는 그리스는 기술 강국 일본과 다르다. 쉽게 말하면 기술이 있는 사람은 어느 곳에 가도 그 기술로 먹고 살 수 있다. 하지만 본인 기술이 없이 부모 유산을 갖고 살고 있다면 누구도 이 사람에게 돈을 꿔주지 않는다. 돈을 받지 못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런 사람을 도울 때는 단순하다. 그 사람 스스로 자신을 개발하고 노력할 때, 그 진정성을 믿고 돈을 빌려줄 수 있다. 진정성. 즉 신용이라는 것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지금 유럽은 경기침체시 위험한 상황이다. 특히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은 지금 gdp대비 모두 100%를 넘긴 상황이다. 프랑스를 제외하면 이탈리아 영국 모두 기술 강국으로 보이지 않는다. 영국을 너무 무시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내 눈엔 모두 과거의 영광만 존재할 뿐이다. 프랑스도 아직은 기술 강국의 면모가 남아있지만 사회적 정치적 문제가 산적해 개혁이 쉽지 않아 보인다. 오직 독일만이 국가 부채가 낮아 재정부양을 할 수 있는데, 자칫하면 유로존 국가간 반목도 예상해 볼 수 있다.
독일은 손해보고 싶지 않다. 그리고 그들 스스로도 문제가 많아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다.
참고로 중국의 정부부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에도 봤지만 중국은 비금융기업의 부채가 너무 과도한 상황이라 정부가 주도해서 경기를 끌어 올려야 한다. 그리고 정부의 이런 노력이 AI, 로봇, 전기차 등 선도 산업군에서 결실을 보이고 있다. 다만 중국의 가장 큰 문제는 내수의 소비력이 미국만 못하고, 세상에 적을 많이 만들어 수출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아직은 버틸 수 있지만 중국의 정부의 부채 증가 속도를 볼 때 트럼프 임기 끝날 때면 그 한계가 보일 수 있다.
국가가 나서기 어렵다면 민간이 부채를 안고 나서야 한다.
쉽진 않지만 경기가 어려울 때 기업인들은 기회를 보고 투자할 수 있다. 위기는 위험과 기회를 같이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도 부채를 무한적 갖기 어렵다. 오히려 더욱 어렵다. 따라서 민간의 부채, 특히 비금융기업의 부채비율은 매우 중요하다. 이들의 부채가 건강해야 부도날 위험도 낮고, 또 이들이 부양을 할 여력이 생긴다.
위 차트에서 한 국가가 오른쪽 축에 맞춰져 있다. 바로 프랑스다. 프랑스 밑으로 중국, 일본 한국 독일 미국 영국 이탈리아가 순차로 위치한다.
우선 중국은 과거 노트에서도 확인했지만 비금융기업의 부채가 너무 많다. 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지탱하기 어렵다고 본다. 중국 정부의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부채도 빠르게 오르고 있는 만큼 중국에게 주어진 시간은 트럼프 임기와 비슷할 것으로 본다.
이탈리아는 가족 중심의 기업 경영이 기업 문화의 중심에 있다고 들었다. 이렇게 가족 중심으로 기업을 경영하면서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중심으로 발전하게 되고, 이것은 사업의 크기를 키우는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또 가족 중심의 사업은 보수적인 자금 조달 방식을 선호하게 된다. 이것이 비금융기업의 부채가 낮은 이유라고 판단된다. 물론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단지 내 추론이다. 영국은 특별히 떠오르는 이유가 없다. 정말 의외인데, 나중에 영국에 관한 공부를 좀 해봐야 할 것 같다. 생각보다 재미있는 나라로 보인다.
문제는 프랑스다. 프랑스는 국가부채도 비금융기업의 부채도 gdp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인다. 경기침체시 경기를 부양해야 할 주체 모두가 다 부채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경기 부양이 쉽지 않다. 프랑스는 대대적으로 사회 개혁이 필요한 시기다. 하지만 국민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프랑스는 정말 쉽지 않아 보인다. 지금 상황만 두고 본다면 piigs 이후 유럽의 다음 문제 국가는 프랑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프랑스는 piigs와 다른 체급의 국가다. 프랑스가 부러지면 유로존 뿐 아니라 전세계가 흔들린다.
지금 미국의 고용에 대해 말이 많다. 나도 미국 고용은 이전부터 조작에 대한 의심을 했을 만큼 이상하게 단단했다. 물론 작년 그리고 올 해 또 다시 큰 폭으로 고용이 하향 수정되면서 내가 가진 의심이 과도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조작까지는 잘 모르겠다. 조작을 했다면 이는 중국과 같은 수준의 국가로 이해될 것이다. 동시에 정부가 조작을 했다면 시장이 끝까지 달려가도록 최대한 노력한다는 뜻이 된다. 즉 시장은 아직 더 달릴 수 있다. 조작하지 않았다면 미국 정부는 정책을 변화하며 시간을 벌 수 있다. 정책의 변화가 없다면 남은 시간이 많이 없다.
고용은 한번 추세적으로 무너지면 급격하게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지금 전체소득 지표가 버티고 있는 것은 임금에서 개선이 나타났기 때문이지 고용은 지금 조금씩 확장이 줄어들고 있다. 또 소비에서도 감속이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시장은 금리인하를 처음엔 축하하지만 경기가 빠르게 식는 것이 확인된다면 시장은 바로 움츠러들 것이다. 이것이 시장의 속성이다.
물론 1,2달 내 시장이 부러질 것으로 예상되진 않는다. 시장의 방향은 이후 전체소득과 소비에 달려있다. 특히 전체소득이 고용으로 인해 빠르게 감속하며 축소를 보인다면 그 때는 시장을 나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