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성이라는 인물로 인한 검찰사주 의혹이 있다. 정말 뜬금없이 나타난 의혹인데, 나 개인적으로는 과거 일도 있고 또 사람들에 관심이 많아 정치판을 종종 보면서 사람들의 본성을 이해하는 일을 즐기기에 이런 사건이 터지면 잠깐 짬을 내서 생각을 해보곤 한다.
일단 여당은 윤석열씨를 엮어 들어가고 싶겠지만 이는 증거가 없다면 거의 불가능하다. 증거가 없는 지금 여당이 주장하는 논리는 이렇다. 윤석열씨가 당시 총장이었으니 모를리 없다. 그럼 책임을 져야 한다. 증거도 없는데 의심만으로도 윤석열이 책임져야 한다고 한다.
그럼 김경수의 댓글조작은? 문재인이 김경수의 댓글조작을 정말 몰랐다고 생각하나? 심지어 문재인 부인은 경인선까지 대놓고 말한 증거까지 있는데? 그럼 문재인도 같은 논리로 김경수의 댓글 조작을 책임져야 한다. 이는 부정선거로 탄핵감이다.
난 윤석열이 대리고발을 안했다고 혹은 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검찰의 정치개입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할 수 없다. 또 김웅씨의 두서없는 말을 볼 때 오히려 가능성이 있다. 맞다면 쓰레기 정치검찰의 모습이다. 다만 진보진영에서 주장하는 저 논리가 스스로에게 얼마나 큰 위험이 되는지를 모르는것 같다. 똑같은 논리를 문재인에게 가져가면 김경수가 유죄판결을 받은 지금 문재인은 박근혜와 같이 탄핵되어 감방에 있어야 한다.
내가 정치인들이 다 쓰레기라 폄하하는 것이 바로 이런 모습 때문이다.
이 검찰사주의혹은 굉장히 재미있는 사건으로 보인다.
우선 이런 일은 보통 누군가 이득을 볼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럼 누가 과연 이득을 볼까?
민주당?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금 민주당은 당내 경선중이다. 과연 이들이 자신들의 경선이슈가 고발사주로 묻히길 바랄까? 또 윤석열이 대선후보가 되었을 때 이것을 이용하는 것이 이들에게 더 유리하지 않을까? 결국 민주당으로 보기엔 시기가 맞지 않다.
이재명은 지금 경선에서 거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구태여 지금 검찰고발사주 의혹을 꺼낼 필요도 없다. 오히려 이재명에겐 나중에 대선에서 윤석열과의 대결에서 써먹을 무기 하나를 잃어버린 셈이다.
또 이낙연은 친문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재명에게 크게 뒤지고 있다. 그리고 의원직 사퇴라는 강수까지 뒀다. 그런 이낙연은 자신의 의원직 사퇴 이슈가 자칫 고발사주 의혹으로 묻힐 가능성이 있는데 이 고발사주 의혹을 터트리고 싶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이는 다시 말하면 현 문재인 정권 차원에서도 이를 그렇게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아마도 추미애 정도는 이 고발사주 의혹이 매우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표 차가 많이 나고 있기에 별 의미가 없다.
조성은은 박지원을 만났다. 그것도 북한이 통신선을 끊은 다음날. 국정원장의 자리가 그렇게 한가한 자리일까? 결국 북한과의 관계 만큼이나 중요한 무언가가 있었다는 말이다. 다음 대선판과 관련된 내용이라면 말이 된다. 이것은 현 정권은 내년 대선의 야당 후보 가능성이 높은 윤석열의 정보를 캐내고 있었다는 뜻일 수 있다. 정부차원에서 윤석열의 정보를 캐내는건 이것도 그 나름대로 문제가 크다.
또 내가 흥미롭게 보는 부분은 조성은이 박지원과 자신이 원하는 날짜가 아니였다고 발언한 것.
결국 이 정보를 현 정권이 언제가 써먹으려고 했는데 누가 멋대로 가져가 썼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위에서 언급한 민주당이 주범이라 보기엔 시기가 맞지 않다는 내 생각을 다시 확인시켜준다. 결국 현 정권과 민주당 인사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자신에게 이득될 일이라 생각해 이 정보를 이용했다는 말이다.
그럼 누굴까? 이 모두가 추론에 불과하지만 내 생각엔 이 사건은 결국 내부 총질이다. 국힘 내부에서 현 정보를 이용해 윤석열의 힘을 빼려고 했을 가능성이 높다.
보수 당내 경선에서 윤석열의 인기가 식으면 득을 볼 사람은 홍준표와 유승민이다.
이번 고발사주에 김웅이 관여되어 있는 것으로 나온다. 그리고 김웅은 유승민 캠프의 대변인이었다. 그럼 유승민은 자신의 승리를 위해서 자신의 대변인을 매몰차게 잘라낸 것일까? 가능성은 있지만 일견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만일 유승민이 윤석열을 공작하고자 했다면 최소한 김웅과의 어떤 의견 조율이 있었어야 한다. 하지만 김웅은 꽤나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 홍준표는? 사실 홍준표의 지지율은 고발사건 이전부터 추세적 상승을 보여왔다. 아마도 당내 경선은 홍준표와 윤석열 두 사람간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마치 이낙연과 이재명과 같다. 그런데 홍준표와 윤석열 두 사람간의 당내 지지율은 격차가 제법 크다. 전국민 대상으로 본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 접전이지만 당내 지지율은 그렇지 않다. 따라서 홍준표는 어떤 계기를 만들어낼 필요가 생긴다.
또 홍준표의 경우 여당과 경선기간 다소 친해질 요인도 다분하다. 언급했지만 당내 지지율과 달리 전국민 대상으로 본 지지율은 오차범위 안 접전이다. 결국 역선택이 발생하고 있다. mz세대가 지지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당내 지지율과 전국 지지율의 차이는 너무나도 크다. 이부분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를 종합해서 보면 결국 내부 총질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은 홍준표가 된다. 다만 내가 이해하는 홍준표는 이런 공작을 할 타입은 아니다. 그것이 가장 의아하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 다급했을까? 필요하면 자신을 바꿀수 있는 타입이기도 하다.
허나 다시 말하지만 본 글은 모두 추론일 뿐 드러난 사실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도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심심하던 차 짧게 생각해본 것이다. 나중에 사건이 밝혀지면 이불킥 하며 쪽팔려 할 수도 있다. 또 그러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홍준표씨는 흥미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내년 대선 투표에 대해선 이미 마음을 정했기에 한동안 정치이슈에 관심도 갖지 않고 있었다. 헌데 검찰의 대리고발 문제가 시끄러워 내용을 대충 읽어봤고 흥미가 생겨 잠깐 짬을 내 생각하는 것을 적어봤다.
난 정치판이 매우 더럽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 더러운 정치판이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가장 흥미로운 장소다. 온갖 욕심과 거짓말이 난무하는 가운데 작은 진심이 있는 가장 속물적인 놀이터다.
희망컨데 우리 정치가 조금더 진실되고 진정성있길 바란다. 우리 정치사에서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대통령들 이후로 진정성이 있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 또 진정성이 있어 보이는 인물은 빛을 내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우리 사회가 그만큼 탁해진 이유겠다.
얼마전 칼훈의 쥐실험을 읽고 생각을 한 이후 문재인에 대한 욕과 분노를 거뒀다. 이제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았는데 여전히 지지율이 40%에 가깝다는 것은 놀랍기도 하다. 남은 임기 잘 마치길 바라고, 비록 내게는 아니였지만 저 견고한 지지자들에게 끝까지 좋은 대통령으로써 남길 바란다. 조금 이르지만 수고했다는 말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