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3일 일요일

23일 잡담.

거품이라는게 뭘까?
보통의 상황보다 더 부풀려진 상황. 이것을 거품이라고 한다.
그럼 거품은 모두 안좋은가?

거품은 유지가능하다면 나쁘지 않다. 거품이 위험한 것은 터진 후 후유증 때문이다.
그런데 엄밀히 말해서 거품이 아닌 것이 있나?
주식투자에서 PER 10을 PBR 1을 적정평가라고 흔희 말한다.
하지만 PER 10, 우리가 적정평가라 하는 이 자체도 이미 10배의 거품을 주고 사는 격이다.

따라서 거품은 그 자체로 문제삼기 보다 지속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한다.
지속가능성이라 함은 어느 정도까지 거품이 유지될 수 있다는 말인데,
이를 다시 돌려 말하면 결국 "어떤 포인트"를 넘어서면 거품이 유지될 수 없다는 말이다.
결국 이 "임계점"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거품이 임계점을 넘어서 터지는 이유는
단순히 더이상 커지지 못하고 터지는 것만 이유가 아니다..
외부의 자극이 거품을 터트릴 수도 있다.

코로나 사태 이전, 우리나라의 증시는 경제상황이 반영된 수치라고 봤다.
또 경제 체력이 많이 약해진 상황이라 작은 충격에 시장의 단기적 급락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이후 시장의 폭락이 있다면 중국의 경제충격 혹은 미국의 경기둔화 등의 외부요인이 될 것이라고 봤다.

결국 이는 몸이 아픈 사람이 건강한 사람보다 작은 충격에 더 예민한 것과 같다.
그리고 내가 몸이 아프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스스로의 면역체계를 높이려 무리한 운동과 일을 삼가며 체력을 다시 기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데 몸이 아플 때 자신의 상태를 분명히 인지하지 못하고 휴식과 치료를 받지 않거나 위험에 자신을 계속 노출시킨다거나 혹은 외부에서 강한 충격이 나를 덮친다면 어떻게 될까? 분명한건 이 때의 임계점은 건강할 때의 임계점과 비교해 현저히 낮을수 있다.

이 낮은 임계점. 이것이 지금 내가 고민하는 부분이다.

사스 때에도 메르스 때에도 나는 언제나 매수를 해왔다.
하지만 당시의 한국의 경제 혹은 주변국의 경제는 지금과 비교해 나쁘지 않았다.
물론 사스 시절엔 내가 경제적 지식도 주식의 경험도 일천해 용감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메르스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나는 큰 차이가 없고,
당시의 난 충격 회복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는 솔직히 모르겠다.
다만 내가 고민하는 것은 1. "하강기조"에 있던 중국 경제, 그리고 중국 제조업 도시 우한의 셧다운. 2. "몇 년간 이어진 한국 내수시장의 처절한 부진"에 이은 코로나 사태.
이 모두가 체력이 약해진 시점에서 맞은 커다란 한방이라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아직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대 얻어 맞아 많이 아프지만 작게라도 움직일 수 있다면 일단 그걸로 회복의 가능성을 옅볼 수 있다. 일단은 그것으로 족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장기화 되는 경우 작금의 펀치는 커다란 한방 이상이 되버린다.

버틸 체력이 많이 남지 않은 지금. 그리고 한방 얻어맞은 지금.
어쩌면 경제는 매우 힘들수 있다.
지금은 경제 데이터를 통한 예측이 모두 무의미하다.

늦었다면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이 이기고,
충분히 빠르지 않았다면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이 이기고,
오직 빨랐다면 추후 두려움을 이길 자가 이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