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17일 화요일



 

개인적으로는 심리적 타격이 다소 있는 하루.

ttm기준, 혹은 당기 기준으로 보면 꽤나 잘나온 실적이지만 이익률의 훼손으로 인해 시장에선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또 내 생각보다도 더 큰 원가압박이 있었던 것도 분명하다. 솔직히 난 5만원을 지지하고 반등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현 기업의 주요 포인트 3가지. 

1. 원자재 가격의 상승
2. 원자재상승 만큼 가격 전가를 못함
3. 그럼에도 공급자 우위 시장임

우선 매우 크게 틀린 예측이 하나 있는데,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렇게 빠르고 강하게 나올지 올 초만 해도 예상하지 못한 점. 이유는 있지만 이제와서 논할 필요도 없고, 그냥 완전히 틀렸다. 너무 안일하게 판단했다. 너무 바보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영세 박스업체가 많이 망하고 이를 원지시장과 같이 소수 몇 기업이 과점을 이루는 그림을 그렸다. 문제는 원지가격 인상이 생각보다 더딘 점. 태림 아진 전주가 8월 초 가격을 인상한 것과 달리 당사는 가격을 못올렸다. 이에 관해서는 들은 이야기가 있지만 또 다시 정치 글이 되니 일단 패스. 또 투자에선 정치든 뭐든 핑계를 댈 필요도 없다.

과거 내가 돌리던 희망회로는 원지가격 인상 속도가 원자재 상승 속도와 동일하게 혹은 빠르게 따라잡으면서 박스시장 재편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었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유효해 보이지만 현재는 기업도 눈치를 보는 상황으로 보아 가격 인상 속도는 천천히 상황봐가며 진행하게 될 듯. 

하지만 근본적으로 내가 가장 중요하게 바라보는 공급자우위의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어느 시장이든 이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만들어내는 게임이다. 만일 현 상황이 공급자가 열위한 상황이라면 미련없이 매도를 했겠지만 지금은 공급자가 우위에 선 게임판이다. 그리고 난 공급자의 등에 올라타고 있다. 심판이 다소 게임판을 어지럽게 하고는 있지만 시장주의 체제 안에서는 결국 상식대로 시장이 흘러갈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너무 늦어버리면 공급자우위의 시장이 바뀔 수도 있다. 


이제 반기 보고서가 대충 다 나왔다. 내일부터 다시 기업을 스캔해야 한다. 

솔직히 꽤나 큰 박탈감도 들었기에 다소 짜증도 나지만 투자를 하다보면 많은 일들을 겪게 된다. 지금은 하락에 우울하기 보다는 다시 생각해보고, 다른 기업들을 천천히 스캔해보며 정적인 시간을 갖는게 필요하다. 


추가 8/29

https://signal.sedaily.com/NewsView/22QDLKQDNR/GX11

29일 업계에 따르면 아세아제지는 지난 26일 거래처에 골판지 원지 가격을 톤당 6만 원 인상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https://news.mtn.co.kr/v/2021072908260879036

올해 1월 15일부터 매주 주무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는 관련 협단체들을 모아 대책회의를 진행했고 폐지 및 골판지 원지 수출 자제, 골판지 원지의 가수요 자제 등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골판지포장조합은 환경부가 시행 중인 폐지수출입신고제도 잠정적으로 중단해줄 것을 촉구했다. 골판지의 주요 원자재인 폐지 수급 조절을 위해 수출입에 제한을 둘 목적으로 시행된 이 제도가 오히려 원지 가격 인상의 빌미를 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시장경제에서는 시장의 논리로 귀결된다.

다만 내 생각엔 10월에 인상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빠르다. 

정부는 정책의 변화를 가져가야 할 것을 보이고, 또 정책의 변화를 가져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골판지 시장의 재편 가능성은 생각보다 높다. 참 이상하게도 현 정부는 lose lose 게임을 즐겨하고 매번 시장의 문턱을 넘어서질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