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국 대선까진 파월이 꾸역꾸역 시장을 지켜줄 것이라고 봤다. 그리고 그것을 많은 이들이 예상하고 있으니 시장은 쉽게 추락하지 않는다고 봤다. 대선 후, 미국주식이 너무 비싸다고, 이제는 달리는 말에서 내려야 한다고 봤다. 난 대선 직전 달리는 말에서 내렸다. 그리고 말에 올라타야 한다면 앉아있는 말에 타야 한다고, 결국 한국 시장에 기회가 있다고 봤다.
올 해 전세계 주식시장이 계속 좋지 않다. 미국과 유럽 등 이전까지 크게 오른 국가들이 조정을 더 크게 받고 있으니 위 생각이 그리 틀리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판단은 지금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이정도 하락은 1년에 한번 정도 나타나는 과거 사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만약 미국 경제가 단단하다고 판단한다면 앞으로의 하락은 투자의 기회가 된다. 반대로 경기둔화 혹은 침체를 판단한다면 지금부터 지하실로 떨어질 시장을 예상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 주식시장의 벨류에이션을 고려할 때 이 지하실은 꽤나 깊을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즉 지금부터 투자자 본인의 판단에 따른 투자 방향이 크게 갈릴 것이고, 이것이 올 해 투자자들의 투자의 성과를 가를 것이다.
우선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미국과 유럽의 시장이 특히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점.
시장이 흔들리는 표면적 이유는 트럼프의 공격적인 관세정책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미래를 먹고 자란다고 하니, 관세전쟁이라는 미래에 흔들리는 것은 상식적이다. 중요한 것은 무역의 비중이 큰 우리나라 증시다. 미국과 유럽 시장과 비교해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이들 시장이 이렇게 크게 흔들리는 것은 이들 주식시장이 거품수준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관세전쟁에서 경기둔화 혹은 침체가 발생할 경우 더 큰 손실이 발생할 곳은 이들 시장이 될 것이다.
반대로 미국 경제가 둔화 혹은 침체 없이 계속 성장을 보인다면? 이 때는 미국의 성장이라는 온기가 전세계로 퍼질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전세계로 퍼진다면 사막에 비가 내리는 격이다. 만약 과거 바이든 정권기와 같은 미국 홀로 성장이라면 다시 미국 시장으로 돈이 쏠리게 될 수 있다.
과거 바이든 시절 미국 경제는 지표상 나쁘지 않다. 실질 전체소득과 실질소비가 단단하게 받쳐주며 미국 경제는 순항했고, 그 외 나머지 국가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미국 경제를 하나하나 뜯어보면 소득과 소비는 분명 단단했지만 이외 지표들은 그리 좋지 않았다. 난 미국경제가 바이든 시절 억지 주식부양과 강달러 고금리 정책으로 인해 세계 많은 돈이 미국으로 흘러가면서 주시시장과 코인시장이 호황을 맞이하며 미국의 소비가 유지됐던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성장이란 온기가 다른 국가로 연결되지 않고 나홀로 성장이 나타났다고 본다.
실제로 ism제조업 지수를 보아도 경기가 좋다고 볼 이유가 없었다. 또 개인적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미국경기지표 역시 경기가 좋다고 볼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미국 경제는 결국 소비가 가장 중요하고, 이 소비가 단단하니 어째든 미국 경제는 다른 국가들과 차별이 됐었다. 물론 미국의 기업들 역시 혁신을 보여주며 차별화된 기술과 비전을 보여준 것 역시 매우 중요했다.
쓰고 보니 사족이 길었다. 즉 미국 경제는 소비 이외 나머지 지표들이 좋지 않다는 점, 그럼에도 미국 시장은(유럽 특히 독일; 개인적으로 독일 주식시장이 크게 오른 이유를 지금도 알지 못하겠다) 매우 크게 달려왔다는 점을 기억할 때 미국의 소비가 부러지는 상황이 온다면 이번 하락은 생각보다 더 큰 하락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가 주요해서 봐야 할 지표는 소비지표이다.
오랜시간 사용하던 지표를 조금 수정했다.
한 고용지표가 일년에 두 번에 걸쳐 크게 수정되고, 소비를 적절히 설명하지 못해서 두 개의 다른 고용지표를 이용해 전체소득을 구한 후 이들의 평균내었더니 일단은 쓸만한 지표가 나왔다.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의 소비를 이해하는데 큰 무리는 없다.
소비는 아직 부러지지 않았다. 소득 역시 부러지지 않았다. 앞으로 소득이 부러질 것으로 예상한다 하더라도 아직 시간이 조금 있다. 소득의 추세적 하락은 아직 말하기 어렵다.
과거 무역전쟁의 끝은 늘 좋지 않았다. 성공적인 무역전쟁은 없다.
그리고 내가 더 크게 고민하는 것은 무역전쟁 이전까지 나타난 전세계 주식시장과 코인시장의 거품이다. 경기둔화 혹은 침체가 거품과 만나면 단순히 실물경제만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다. 금융시장 여기저기에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지금 당장은 어디서 어떤 문제가 나타날지 알 수 없다.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지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언제나 주시해서 봐야 한다. 관세전쟁 이후 환율이 크게 움직이고 있는데, 환율변동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위험들도 존재한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그 중 하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은 덜 올라서 유리하다. 또 원화의 가치도 너무 낮아서 유리하다. 전세계 유동성이 어려워질 때 이 유동성을 가져올 수 방법이 있는 것이다.
트럼프의 관세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다른 국가들에게서 보복 조치들도 나올 수 있다. 중국은 바로 반응했고, 유럽 역시 반응할 수 있다. 세계 각지에서 스트롱맨 스트롱우먼이 득세하고 있다는 것은 다들 먹고 살기 어렵다는 것을 뜻하고, 먹고 살기 어렵다면 쉽게 싸움이 커질 수 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타협이 아닌 싸움을 택할 수 있다. 타협은 여유 희망 혹은 절망에서 나온다. 유럽과 중국은 절망적이지 않다 또 여유롭지도 않다.
트럼프는 쉽게 물러서기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가 이성적인 선택을 결국 할 것이라고 보는 것 같다. 하지만 명분이 있어야 물러설 수 있다. 스스로 그 명분을 만들어 싸움을 탈출하면 그 모양새가 좋지 않다. 결국 그 명분은 상대국이 주어야 한다. 제발 감정 싸움까지 진행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감정 싸움으로 번진다면 상대국들이 트럼프에게 탈출 명분을 줄 가능성은 없어진다.
사족이지만 미국이 중국을 잡고자 한다면 꼭 유럽을 회유해야 한다. 적의 적은 내 편이다. 트럼프는 전세계를 적으로 돌린 만큼 유럽과 중국이 가까워질 가능성이 생기고, 중국은 이것을 이용해 현재의 어려움을 버텨낼 수가 생긴다.
내 개인지표는 하락하고 있다. 주황색 파랑색 두 선 모두가 작년부터 장기평균선 밑으로 내려왔고, 이들 선은 적당히 내려왔지만 아직 반등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코스피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무역전쟁이 쉽게 끝나기 어렵다는 점. 이것은 경기둔화 혹은 침체를 예상케 한다. 그리고 이번 하락 전까지 미국과 유럽 등 증시가 크게 상승한 상황이라는 점을 두고 볼 때 경기둔화 혹은 침체가 발생하면 더 내려갈 구간이 있다고 본다. 우리 증시가 상대적으로 잘버티고 있지만 어느 순간 세계와 같은 방향을 보일 수 있다. 다만 아직 미국의 소득과 소비가 버텨주고 있는 점을 볼 때, 빠르게 주식시장이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 또 만약 소득 소비가 과거처럼 견고하게 지지한다면 시장이 조금 더 하락할 순 있지만 지하실을 보는 폭락은 없다고 본다. 소득 소비가 정말 중요하다.
난 여전히 현금이 반을 조금 넘는다. 아주 싼 주식이 아니라면 지금은 단기투자를 해야 할 시기이고, 단기투자를 할 때도 확실한 룰을 가지고 과감한 선택을 해야한다. 어쭙잖게 투자해서 반강제 장기로 이어지는 투자는 절대 지양해야 한다.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