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노트
난 경제학자가 아니다. 다만 경제 분석과 전망을 취미로 하는 투자자다.
그렇기에 내가 절대 옳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분명한 것은 난 내가 보고 확인한 것에 대해선 내 생각을 고칠 준비가 되어있고, 또 동시에 내 생각을 분명하게 주장할 준비가 되어있다.
근래 5년 사이 내 경제관? 중 크게 바뀐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중국에 관한 내 관점이다.
난 공부를 미국에서 했고, 미국과 한국에서 경험을 했기에, 미국과 한국 중심의 경제학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의 경제학계는(8/7 수정) 특히 미국 유학을 다녀온 많은 관료들과 경제인들이 많아 미국적 경제학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문제는 이 미국적 경제학은 패권국인 미국이 발전시켜온 경제학으로 패권을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우리가 받아드려 적용하기엔 쉽지 않은 것들이 많다. 또 이를 바탕으로 중국을 바라보게 되면 중국의 성장과 현재의 정치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
나를 가르쳤던 많은 교수들도 그렇고, 사회에서 짧게 혹은 길게 대화를 나눠본 지식인들 역시도 지금 중국의 모습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경제성장 고도화 = 민주화 고도화'로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난 중국이 우리나라에게 정말 위협적인 국가라고 여러번 이야기 해왔다.
특히 중국은 그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가진 고부가가치 제조업을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미국보다 중국이 더 위협적이라고 이야기 해왔다.
지금도 이 판단은 유효하고, 난 당장 우리의 주요 경쟁상대는 중국이고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손에서 해방되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이번 미국과의 무역협정으로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전략과 국제 외교 정치 전략이 수정되어야 한다.
개인잡설 - 5
대통령실의 재투자 개념일 것이라는 개 씹소리.
하지만 큰 틀에서 중국과의 생존 경쟁은 필연적이고, 솔직히 말해서 문재인과 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우리나라는 중국에 뒤쳐진 상황이 됐다. 중국에 초격차로 앞서고 있던 우리는 이제 없다. 중국에 큰격차로 뒤쳐질 상황이 현실이다. 그리고 이재명 정부에선 우리나라의 미래성장을 미국에 가져다 바쳐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계속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마치 민주화와 경제성장은 필연적으로 동행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나 역시 이에 동의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 중국의 발전이 말해주는 것은 정치체제와 경제성장은 상관관계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정부의 경제전략과 경제성장의 상관관계가 더 높다고 보여진다.
물론 중국의 성장엔 단순히 경제 전략만 존재한 것은 아니다.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부분도 있고, 그래서 그들의 전략이 먹혀들어간 부분도 있다. 특히 중국의 기술탈취는 미국이 음으로든 양으로든 용인해주었기에 가능했다고 나는 본다. 특히 이 기술탈취에 애플과 중국의 관계가 크게 작용됐다. lg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중국에게 많이 넘어갔는데 이 때 애플이 뒤에 있었다는 의혹은 꽤나 유명하다.
아무튼 중국이 기술을 야금야금 훔쳐가고 동시에 한걸음 한걸음 발전해 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경제정책에 있다. 노골적인 자국 산업 보호 육성 정책이다. 이것을 욕하기엔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역사도 비슷한 부분이 많다.
세계 어느 나라를 보아도 기술발전을 이룬 국가들은 자국 산업과 기술 발전을 위해 보호 육성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이것은 최선두에 선 국가라도 예외없다. 지금 AI 산업을 위한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보면 더 분명해진다. 결국 국가가 성장하기 위해선 최첨단 산업에 자국 기업이 뛰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국가를 부유하게 하려면 정부는 바로 이 기술 보호와 육성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사족이지만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떤가? 기술유출에 대한 처벌도 미미할 뿐 아니라 심지어 간첩법도 통과되지 못하는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다. 우리는 국가를 외국인에게 간접적으로 넘겨주고 있다. 매국 행위는 다른게 매국 행위가 아니다. (8/7 수정)
부는 소득의 부가 있고, 자본/자산의 부가 존재한다.
보통의 사람들이 체감하는 부는 소득으로써의 부다.
우리는 일본을 이야기 할 때 "국가는 부유하지만 국민은 부유하지 않다"고 한다. 일본은 자본/자산의 부는 계속 증진됐지만 소득의 부는 감속해왔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가의 부와 같이 소득의 부가 계속 증가해왔고, 이것이 지금 우리가 일본이 싸다고 느끼는 이유다. 국가적 부는 여전히 일본과 비교해 적지만 소득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진되니 일본에 가서도 비싸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일본이 이렇게 소득의 부가 정체된 것은 국가 경제 정책과 전략의 실패로 봐야 한다.
일본은 수출만이 살길이라며 엔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수출로 번 돈을 해외로 많이 내보냈다. 문제는 이렇게 어렵게 번 돈을 해외로 내보내면서 자국 내 "확대 재투자 - 확대 재생산이라는 사이클"이 망가져버린 것이다.
자국 내 확대 재투자가 중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확대 재투자를 통해 기업은 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인재를 요구하게 되고, 이들 인재는 임금을 더 높게 주어야 고용할 수 있게 된다. 즉 소득의 부, 임금이 오르면 소비가 증가하고, 소비는 내수를 단단하게 한다.
하지만 자국 내 확대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고임금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줄고, 이런 이유로 고임금 인재는 해외로 유출된다. 인재가 유출되니 확대 재투자를 성공하기도 어렵게 된다. 악순환이 발생한다. 임금이 정체되면 소득이 정체되고, 소득이 정체되면 소비가 정체된다. 디플레이션이다. 일본의 디플레이션은 이 확대 재투자 – 확대 재생산의 사이클이 망가졌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본다.
만약 기업의 확대 재투자가 자국이 아닌 해외에서 발생한다면 이는 오직 해외 국가의 확대 재생산에 도움을 줄 뿐, 자국에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애써 쌓은 부의 효과를 자국은 전혀 보지 못한다. 부의 유출과 다를바 없다. (8/7 수정)
중국의 성장은 일본과 정반대로 이뤄졌다. 중국은 세계 공장 역할을 하는가 동시에 해외 기업들의 자금 유출을 어렵게 하고, 이들이 중국 내 확대 재투자 – 확대 재생산을 하도록 유도한 것도 매우 유효했다.
중국은 기술을 음으로 양으로 탈취하는가 동시에 자국 기업과 산업 그리고 기술을 보호 육성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이와 동시에 다른 선진국 기업들의 자금 이동을 어렵게 하여 계속 중국 내에서 확대 재투자 - 확대 재생산을 만들도록 유도했다. 중국내 투자가 증가하면 할 수록 기술은 고도화 되고, 기술이 고도화 되면서 고임금 고학력 인재들이 필요하게 됐다. 지금 중국의 이공계 인재는 중국 정부의 노력도 있었지만 선진국의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해 확대 재투자- 확대 재생산을 진행하며 상대적 고임금 인력의 수요를 만들어 왔고, 이들은 중국의 젊은이들에게 이공계 진학을 더 유도했다. 이런 젊은 이공계 인재들이 증가하면서 중국의 기술발전은 더 고도화 됐다. (8/7 수정)
중국의 경제 정책과 전략은 이토록 치밀했다.
난 중국이 망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절대로 쉽지 않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지만 지금과 같은 미국의 안일한 공격으론 중국을 무너트리기 어렵다. 중국은 성체 곰과 같다. 몇 번의 찌르기로 쓰러트릴 수 있는 국가가 아니다. 오히려 배가 고픈 성체 곰은 더욱 무서운 법이다. 이들은 세계경제 매트릭스에서 시작점이고, 이젠 미국과 견주는 최첨단 기술의 선도국이다. 그리고 이런 중국은 미국이 만든 결과다. 미국이 중국을 이기고 싶다면 각국도생의 길이 아니라 진영싸움을 이어갔어야 했다. 곰 사냥을 위해선 여러 명의 사냥꾼이 전략적으로 덫을 놓고, 묶고, 찌르면서 그 힘을 빼야만 한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같이 사냥해야 할 친구를 때리고 있다.
중국의 정치체제 때문에 중국이 망할 것이라는 주장도 믿기 어렵다.
경제가 망하지 않는다면 국가는 망하기 어렵다. 중국의 경제는 분명 많이 어렵지만 아직 임계점을 넘은 수준이 아니라고 보여진다. 특히 기술적 혁신은 중국이 망할 것을 예측하기 어렵게 한다. 이는 중국의 체력이 고갈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8/7 수정) 미국도 이것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정말로 각성해야 한다.
패권국 미국과의 허니문은 끝났다. 우리의 확대 재투자 – 확대 재생산 사이클을 미국이 가져가게 되는 이번 협상을 보면 미국의 노골적인 의도가 보인다. 미국도 중국도 우리나라의 편에 서주지 않는다. 이들 모두 우리의 성장을 빼앗을 고민을 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
지금 우리는 정말 중요한 순간에 섰다.
정부는 이번 협정을 진지하게 다시 고민해봐야 한다. 정말 무능을 넘어 무지와 무식의 결과라고 밖에 난 볼 수 없다. 성장의 사다리를 미국에게 건네 주고도 그 사실을 모르는 지금 정부의 무지와 무식으로 미래 세대가 힘들어선 안된다.
이번 협정만 문제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 노란봉투법과 법인세 인상은 기업에게 투자 자체를 하지 말라고 독촉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
지금 정부는 지금 본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오직 이념과 정치 놀음에 빠져있다. 만약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면 현 정부는 매국을 하고 있는 것이라 판단된다. 그것만이 유일한 설명이 된다.
정말 그만 이념싸움하고 이젠 좀 국가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해보자. 정말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신 차려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