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노트
트럼프가 당선이 된 후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관세다. 트럼프는 관세를 무기로 중국과의 전쟁을 하려는 모습이고, 그런 발언을 계속 내뱉고 있다. 우선 큰 틀에서 트럼프의 정책들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 이어지는 생각을 적어보자.
트럼프는 법인세와 개인소득세 인하를 천명했다. 그리고 이로 인한 세수
부족분을 관세로 채우려 한다. 또 중국과의 무역에서 관세를 무기로 중국의 산업을 압박하려는 측면도 있다. 중국은 전세계에 저물가를 수출해주던 나라다. 또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와 풍부한 천연자원을 기반으로 경쟁력 높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수출로 돈을 벌고 있다. 이런 중국에게
높은 관세는 가격 경쟁력을 상당부분 잃게 만들고, 수출에 큰 타격을 준다. 중국 경제는 추후 더 생각해보기로 하고, 우선 법인세와 개인소득세
인하는 시장 참여자들이 쓸 돈이 더 많아지게 한다. 중국의 저가 상품에 대한 관세는 상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결국 트럼프의 선택은 물가 상승을 예상하게 한다.
다음 트럼프 주요 정책은 불법이민자 추방이다. 현재 미국의 고용은
매우 타이트 하다. 실업률이 여전히 4%대에 머물고 있고, 고용건수가 많이 내려오긴 했지만 여전히 코로나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다. 즉
불법이민자 추방은 인건비 상승을 유발하고, 이는 역시 물가 상승의 원인이 된다.
관세를 올리는 것으로 세수부족을 다 채울 수 없다. 트럼프가 기업들을
자국으로 불러모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국기업과 해외기업 모두 미국내 투자를 감행하게 된다면 미국으로
돈이 흘러간다. 무역수지 적자분은 투자를 통해 채워질 수 있고, 추후
이들을 통해 세수 부족분을 채울 수도 있다. 미국으로 흘러간 돈은 달러강세를 유발하고, 동시에 물가를 다시 자극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많은 이들이 트럼프 시대는 고물가를 예상하고 있고, 또
이런 이유로 국채금리가 크게 튀어올랐다. 특히 장기채를 중심으로 금리가 크게 올랐는데, 이는 물가 뿐 아니라 앞으로 추가 발행할 국채를 시장이 인식한 결과로 보인다.
그리고 물가가 오른다면 공격적인 금리인하는 없다.
논리적으로 따라가면 결국 물가상승이 예상되는 트럼프 2기다. 또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니 장기국채 금리가 올랐다.
그런데 천천히 따져보자. 과거 트럼프 첫 대통령 임기 때 중국에 관세를
크게 때렸다. 이 때 물가가 올랐나?
관세전쟁을 논하면 늘 나오는 smoot Hawley tariff act가
있다. 과거 대공황 이전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최대 400%에
가까운 관세를 올린 케이스다. 대공황의 이유는 이것 말고도 많이 있겠지만 이 smoot Hawley tariff act는 언제나 대공황의 이유로 거론되는 보호무역주의의 예시다. 그리고 다 알지만 이후 물가는 오르지 않고 반대로 디플레이션의 시간을 갖게 됐다.
즉 물가란 단순히 관세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또 돈을 무작정 푼다고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요소들이
서로간 영향을 미치며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다. 경제학에서 매우 중요한 공식인 MV=PY가 있다. 가격은 통화량과 통화속도에 비례하고 생산에 반비례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통화속도는 결국 통화의 유동성을 의미하고, 통화의
유동성은 경기가 좋을 때, 소비가 일어날 때 증가한다. 즉
경기침체가 아닌 보편적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 위해선 통화의 유통속도가 화폐발행 만큼이나 중요하다.
통화의 유통속도는 경기가 결정한다. 그리고 그 경기가 생산대비 과열
수준으로 올라야 가능하다. 코로나 시기가 딱 그랬다. 미국이
엄청난 현금을 살포했고, 생산보다 더 큰 속도로 소비가 진행되며 물가가 폭등해버렸다. 즉 앞으로의 물가는 바로 이 경기가 많은 것을 결정할 것이라고 본다.
미국의 경제는 좋은가? 실물경제는 많이 어렵다. 미국에 있는 모든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실물경기는 절대 좋지 않다. 하지만
미국의 소비와 전체소득은 매우 좋게 나왔다. 이전 미국 경제지표 수정 및 업데이트(https://dalmitae.blogspot.com/2024/11/blog-post.html)에서도
언급했지만 경제 전반을 이해하기 위해 만든 지표는 전체소득 그리고 소비와 달리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체소득과
소비가 단단하게 받쳐주고 있는 가운데에도 경제 전반지표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즉 지금 전체소득과
소비가 부러지기라도 한다면 미국 경제는 크게 부러지게 된다. 트럼프는 이것을 절대적으로 경계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지금 기업의 부채율이 높지 않다. 가계의 부채도 제법 건전한
상황이다. 즉 민간이 주도해서 경기를 살릴 수 있는 상황이다. 아마도
이 부분에서 법인세와 개인소득세를 낮추겠다는 정책이 나왔는지도 모른다. 참고로 옐런이 바이든을 돕기
위해 연준이 QT를 하는 중에도 열심히 단기국채를 찍어내며 역레포 잔고도 많이 떨어트린 상황이다. 하지만 이제 역레포 잔고도 거의 고갈이 되었으니 앞으로는 장기국채가 중심이 되어 발행될 것이다. 이 부분에서도 트럼프 정부는 조심해야 한다. 장기국채 금리가 크게
튀어 오른다면 증시엔 매우 부정적이게 된다. 실물경제가 좋지 않은 가운데 증시가 부러진다면 미국의 경기는
역시 크게 후퇴할 수 있다. 내가 이것을 고민하는 또 다른 이유는 올 한해 대선을 위한 옐런과 파월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면서 이들이 일에서 손을 놓을 수 있다는데 있다. 그렇게 무책임한 사람들은 아니겠지만
옐런은 정말 올 한해 대선을 위해서 열심히 일했는데 허탈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고민하는 것은 중국과 일본의 경제상황이다. 중국은
앞으로 2,3년 죽을힘을 다해 버텨야 한다. 다행히 중국의
독특한 정치경제 시스템 덕분에 경제가 어찌저찌 지금은 버티고 있다. 하지만 지금 중국 경제는 지표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안좋다는게 내 판단이다. 허나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이란도 그 힘겨운 경제상황을 적응하니 힘들지만 버텨내고 있다. 물론
이 상황이 지속되어 페제스키안과 같은 온건적 대통령이 선출된 것을 보면서 중국 공산당도 느끼는 바가 클 것이라 본다. 아무튼 중국은 이란보다 더 큰 국가다. 쉽게 부러지지 않을 수 있다. 종종 IMF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겪은 imf와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는다. 이는 외국인에게 상환해야 할 단기부채가 꼬일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중국은
외채보단 자국내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다. 개혁이 없다면 중국의 미래엔 성장도 없다.
일본은 다른 무엇보다 환율이 중요하다. 이번 일본의 선거 결과는 민심이
정부에서 멀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화난 민심은 높은 물가 때문이고, 일본의 정치인들은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도 금리를 올려 엔화를 강하게 만들고, 물가를 잡으려 할 확률이 높다. 엔화가 강해지면 해외로 나간 일본
자금은 또는 엔케리 트레이드를 했던 이들은 환차손의 압력에 놓이게 된다. 난 일본은행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올릴 확률이 높다고 판단하고, 이 때 지난 8월인가 9월과 같은 발작이 나타날 수 있다. 참고로 트럼프는 엔화가 너무 싸다고
공개적으로 발언을 했다.
지금 노트를 길게 쓰고 지우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지만 결론은 매우 간단한 것 같다.
우선 미국의 전체소득과 소비가 유지된다면 일단 미국 경제는 괜찮게 봐도 된다.
다만 전체소득과 소비가 현재 yoy상 고점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다만 1~2개월 내로 빠르게 나빠질 것은 아니라고 본다.
장기국채 금리는 더 오를지 아니면 지금 상황에서 유지가 될 지 알 수 없다. 옐런과
파월이 남은 올 해 어떻게 일을 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트럼프는 정부지출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 장기국채
관리를 어떻게든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일본. 이 부분은 지난 8?9월 사태를 상기해 볼 때, 가장 위험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참고로 미국은 현재 역레포 잔고가 거의 소진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단기국채로
돈이 다 넘어간 것이다. 아직 유동성 부족을 고민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 다만 역레포 잔고가 0이 되는 순간부터 QT가 되는 만큼 지금준비금 즉 시장의 유동성이 사라지게 된다. 이런
시기에 일본의 금리인상과 엔고현상이 맞물리게 된다면 시장의 충격은 더 클 수 있다.
지금은 이 정도만 기억하고 시장을 바라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