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9일 일요일

24년, 우리가 기대하는 경기둔화와 금리인하는 과연 호재일까?

 23.11.16 노트글


10월 물가가 꽤나 시장에 호의적으로 발표되었다며 환호성을 지른 이틀이다. 

시장의 기대보다 낮게 나왔다는 점, 그리고 이렇게 물가가 떨어지면 연준은 내년 금리인하를 할 것이라는 점. 이것이 시장을 흥분하게 만드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물가가 추세적 하락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횡보하게 될 지 모른다. 만들어 사용하는 물가 예상지표만 두고 보면 물가는 이제 중요한 지점에 서게 됐다. 개인지표들은 지난 7월을 기점으로 계속된 반등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 반등폭이 많이 줄어들었다. 물가는 지금 중요한 지점에 서 있다. 




지금 물가의 방향을 예상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개인적으론 물가가 빠르게 내리긴 어렵다고 본다. 어째든 시장은 벌써부터 물가에 크게 반응하고 있고, 이어서 금리의 방향도 예단하고 있다. 주식은 이렇게 상황을 선반영하는 속성이 있다. 

희망주의자들은 기대감으로 하방을 지지하고, 이 기대감이 현실이 되면 현실주의자들이 기대주의자에 가세해 방향을 만들어낸다. 문제는 기대감이 무너질 때인데, 시장의 지지대가 되어주는 희망주의자들의 하방지지가 사라지면 시장은 무너지게 되고 우리는 공포에 빠지게 된다. 

금리인하는 pce에 달려있다고, 생각보다 늦을 것으로 물가 문제가 불거(오타 수정)질 때부터 계속 이야기했다. 

그럼 내년엔 금리 인하가 올까?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 전제조건은 매우 가혹하다. 소비가 위축되고, 경기부진이 아닌 ‘경기침체’가 온다면 금리인하가 가능하다. 

경기침체 혹은 둔화는 계속해서 언급됐다. 하지만 미국 경제는 예상과 반대로 소비에서부터 강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점차 노랜딩 가능성까지 언급이 됐다.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를 가중평균해 사용하는 위 개인지표를 보면 미국은 짧은 경기 사이클이 한번 온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주요지점에 서 있는데, 이 지표가 무너지면 침체 가능성도 있다. 지금은 어떤 방향일지 알기 어렵다. 

미국의 경제는 소비가 핵심이고 투자가 다음이다. 소비는 소득과 상관관계가 높은데, 특히 고용을 고려한 소득, 전체소득과의 상관관계가 높다. (아래차트)


현재 미국의 고용을 고려하면 소득은 고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높다.  

물가가 천천히 낮아지는 중이니 임금인상 압력도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노조의 요구가 거세다면 임금인상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 부분은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임금인상도 코로나 시절과 같이 크게 발생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 코로나 시절의 임금인상이 높았던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노동공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업률과 장기간의 고물가 상황을 고려할 때 노동공급이 계속해서 타이트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결국 고점인 고용과 소득의 고점 가능성을 고려하면 전체소득은 더 크게 증가하긴 어렵다고 보인다. 소득이 더 확장하지 않으면 소비 확장되기 어렵다. 즉 미국은 현재 소비가 확장되지 못하며 생기는 전형적인 경제둔화의 가능성에 직면하고 있다. 이 때 문제는 소비둔화의 속도다. 이것이 빠르다면 경기둔화를 넘어 침체의 가능성이 생긴다. 지금 이 부분을 예단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몇 사람들은 경기둔화가 온다면 이 때가 금리인하 시점이니 짧은 조정으로 끝날 것이라 말한다. 

가능성이 없지 않다. 과거 우리는 여러 번 경기둔화가 올 때 연준의 금리인하를 보았고, 이 금리인하를 기점으로 투자가 살아나며 경제가 정상화(?)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이런 과거의 학습을 통해 시장이 경기충격을 금리인하로 인지하며 환호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내 판단은 조금 다르다. 


우선 내 눈에 보이는 미국의 문제가 있다. 

첫 째로 미국 내 풀린 돈이 너무나도 많다는 점. 우리는 역사상 단 한번도 이렇게 많은 돈을 시장에 풀어낸 적이 없다. 따라서 과거의 상식은 더 이상 상식으로 받아드려선 안된다. 



물론 08년 금융위기 때에도 우리는 돈이 너무 많이 풀렸다고 말했다. 

나 역시 처음엔 이 돈이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세계는 인플레이션을 걱정하기보단 디플레이션을 걱정했다. 08년 당시 그렇게 돈이 많이 풀렸다 말했음에도 인플레이션이 오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결국 통화 증가 속도와 경제의 성장이다. 

우선 08년과 20년의 통화팽창 수준은 그 속도와 크기에서 큰 차이가 있다. 08년 금융위기 이후 19년까지 M1통화는 대략 1400에서 4000으로 약 3배 정도 증가했다. 이는 12년의 시차를 두고 증가했다. 20년 코로나엔 M1이 대략 4,000에서 16,000으로 약 4배 증가했다. 단 6개월 사이에. 이 후 1년간 통화는 계속 증가해 20,000까지 증가했다. 20년 1월과 비교해 약 5배가 증가한 것이다. 

또 통화가 증가하는 만큼 경제가 성장한다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어떤 경제도 이렇게 단기간 큰 성장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실제로 M1을 GDP로 나누어 보면 이 문제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지금의 고물가가 쉽게 사라지기 어려운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렇 엄청나게 늘어나버린 통화는 분명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이제와서 M1 통화가 줄어들고 있지만 현재의 경제는 이렇게 엄청나게 풀려버린 통화를 감당할 수 없다. 

이렇게 많이 풀려버린 통화는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개인적인 생각으론 미국이 고물가를 내년에도 쉽게 잡아낼 수 없다고 판단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경기둔화로는 미국의 고물가를 잡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런 상황은 연준이 금리인하를 적극적으로 가져가기 어렵게 만든다. 경기둔화시 금리인하를 가져가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경기는 둔화를 넘어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해진다. 

이는 금융시장에도 큰 문제가 된다.

시장이 기대하는 금리인하가 없다면 하방을 지지해줄 지지대를 잃어버린 셈이 된다. Buy the dip 전략은 하방의 지지가 존재할 때 가능한 전략이다. Buy the dip을 믿고 있는 시장참여자들은 자신의 기대보다 더 크게 흔들리는 시장을 볼 수 있다.


종합하면 미국의 경기를 결정하는 소비는 현재 고점일 가능성이 있다. 전체소득인 고용과 임금이 더 크게 오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비의 둔화 속도는 경기의 둔화 혹은 침체를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소비 둔화 속도는 현재 예상하기 어렵다.

현재 시장은 경기둔화시 연준이 과감하게 금리인하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 풀린 돈을 볼 때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물가가 잡히지 않는다면 경기둔화에도 연준은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는다. 이 때 희망주의자들의 기대감이 무너지면 시장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더불어 경기둔화에도 금리인하를 하지 않는다면 경기침체로 흘러갈 수 있다. 그리고 이 때가 금리인하 시점이 될 수 있다. 

지난 달 경기둔화가 침체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침체 가능성도 열어두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추가)

전례없는 M1증가이니 과거의 상식으로 섣불리 예단해선 안되는 점 역시 기억해야 한다. 반대로 물가가 잡히기라도 한다면 저 많은 M1은 무언가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따라서 내년 나의 투자는 보수적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장을 떠나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