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1일 화요일

미국 4분기 성장률을 보면서

운.

보통 투자에서 운에 많은걸 기대는 행위는 매우 어리석은 행위다. 

예를 들면 이번 하락장에서 원하는 기업의 주가가 적당히 싸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매수욕구를 참으며 더 큰 하락을 기다리는 나의 행위는 사실 어리석다. 이는 철저히 나의 욕심에 기인한 다소 어리석은 선택이다. 

보유종목은 단 한주도 팔지 않았다. 시장의 하락은 전혀 두렵지가 않다. 또 원하는 기업의 주식을 매수 후 주가가 흘러내린다 하더라도 전혀 두렵지 않을 것이다. 적당한 안전마진과 분명한 투자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욕심이다. 그리고 이 욕심이 충분 이상의 하락이라는 운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내가 욕심을 내는 이유는 있다. 이는 지난 노트에 생각을 정리해뒀다.

하지만 우리나라 시간으로 27일 밤 발표된 미국의 경제성장률 발표는 너무 운에 기대선 안되는 이유를 보여준다. 미국 경제체력이 내가 생각했던 이상으로 좋기 때문이다. 

다만 그 안에 다소 불안한 부분들이 있다. 




4분기 미국의 gdp는 yoy기준 5.5%, qoq 연율 기준 6.9% 성장했다. 이는 고물가를 딛고 만들어낸 성장이다. 

경제의 확장과 축소를 보는 yoy는 전기비 소폭 성장하는데 그쳤다. 아마도 물가의 영향이 컸을테다. (오타수정)

경기의 상승과 하락을 보는 qoq를 보면 미국의 경기는 전혀 하락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내 기준에선 경기 과열 수준의 성장을 보여줬다. 이는 아마도 작년 3분기 델타바이러스가 경기를 끌어내렸고, 이 기저효과에 따른 성장으로 해석될 수 있다.

미국 경제는 민간소비와 투자가 경기를 대체로 결정한다. 위는 민간소비와 투자를 더해 qoq yoy를 내어 gdp와 그린 차트다. 보면 확인 가능하지만 매우 분명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민간 소비와 투자를 잘라서 보면 아래 차트와 같다.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경기의 방향을 이해하는 qoq 기준 4분기 성장률은 크게 반등하며 성장의 견고함을 보여줬다는 것. 이번 4분기 미국 경기를 이끈 것은 것은 소비보다도 투자였다는 점. 이 투자가 크게 증가한 것은 3분기 델타바이러스의 기저효과일 수 있다는 점. 그럼에도 소비와 투자가 일단 단단하다는 점. 그리고 이전 과거 어느 시점보다도 큰 노이즈를 보이고 있다는 점.

코로나가 발생한 20년부터 미국은 제조업을 가져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에서 보여지는 민간투자 중 외국자본의 투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건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기업들은 미국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 미국은 외국자본을 통해 경기부양의 불을 지피고 있다. 

미국의 민간투자는 해외기업들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닐테다. 미국 기업들의 펀더맨탈이 튼튼함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아닐까 싶다. 

다만 문제는 민간투자도 금리인상이 이뤄지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또 현재의 민간투자와 소비는 역사적으로도 다소 높은 수준으로 이것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특히 물가가 오르거나 높은 상태로 유지가 된다면 소비가 증가하기 어렵다. 이 의심들을 종합하면 과열을 뜻하는데, 만약 4분기 경제성장율이 과열수준이었다면 앞으로 미국의 경기는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계속 추적해야만 한다. 지금은 알 수 없다.

금리인상이 언제 이뤄질 지 알지 못한다. 1분기 안에 이뤄진다 하더라도 현재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두고 볼 때 아무리 빨라야 3월이다. 다시 말하면 올 1분기 투자까진 금리인상의 여파가 없을 수 있다. 시간이 있다.




미국의 소비(검은선)와 소득 차트다. 

소득은 개인적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복합지표다.

소득은 소비를 잘 설명해준다. 

문제는 3개의 소득지표가 한 방향을 가르키지 않고 있다는 점. 두 지표는 추세적 하락을 이어가고 있고, 다른 하나는 하락 중 반등한 모습이다. 이 반등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다른 두 지표의 모습을 볼 때 일시적 반등일 가능성이 높다고는 본다. 

과거 오일쇼크가 발생했던 73년에도 소득과 소비의 감소가 분명하게 보였다. 만일 이번에도 같다면, 소득과 소비는 추세적 하락을 보일테고, 이는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아직은 미국의 경제 충격을 예단하기 어렵다. 분명한 싸인이라고 보기엔 아직 어렵다. 소득이 내려오는 만큼 소비도 같이 내려와야 한다. 이는 1,2월 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역시 시간이 있다.


솔직히 매우 아쉽다. 

난 이번 증시의 하락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한, 그리고 물가가 오르면서 경기가 하방으로 흘러내릴 것을 예상한 시장의 반응이라고 보았다. 물론 fed의 강경한 발언도 이유였겠지만 그것으로 이해하긴 다소 과한 부분이 있었기에 성장률이 부러질 수 있음을 기대했다. 

하지만 4분기 경제성장률이 제법 괜찮게 나왔다. 황금비를 고대하던 내게, ‘운’을 크게 기대하던 내게, 흘러내리는 시장을 보면서 함박웃음을 보이던 내게 이번 4분기 경제성장률은 다소 아쉽다. 

다만 주식시장이 더 위로 나아갈 요인도 아직은 부족하다. 성장이 의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장은 물가에 전적으로 달려있다. 결국 박스권에 갇힌 매우 민감한 시장을 예상할 수 있다. 

성장과 물가. 

다시 원점이다. 

미국이 성장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이 부분은 앞으로 나오는 경제지표들이 이야기 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fed는 강경한 발언을 뱉어낼 수 있다. 이것은 실제 fed의 의견일 수도 있지만 이런 강경한 발언을 통해 물가상승 압력을 구두로 제어하려는 목적도 띈다. 다만 현재 공급망 문제를 볼 때 그리고 오미크론이 동남아시아에 막 영향을 끼치고 있는 점을 두고 볼 때 물가를 잡는건 쉽지 않다. 친환경 에너지 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일단은 이정도를 기억하고 시장을 대하자.


짧게 생각들을 요약해보자.

  1. 물가와 성장이 매우 중요하다.
  2. 인플레이션은 소득과 공급 양 측면에서 발생하고 있어 잡기가 어렵다.
  3. 인플레이션으로 과감한 통화.재정정책이 어려운 지금 미국의성장은 경제 체력과 기업의 펀더맨탈에 달려있다.
  4.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제법 잘나왔다. 오히려 과열을 의심할 수준이다. 
  5. 이는 민간투자와 소비가 받쳐준 결과다. 경기 하락을 예단하기 어렵다.
  6. 다만 qoq 투자가 높게 나온 것은 3분기 델타바이러스의 영향이 컸고, yoy, qoq를 보아도 모두 역사적으로 꽤나 높은 수준이다. 이것에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긴 아직 어렵다. 특히 금리인상이 이뤄지면 투자는 쉽지 않다.
  7. 소비 역시 상관관계가 높은 소득지표를 통해서 볼 때 하락을 띌 가능성이 높다.
  8. 결국 물가와 성장이 시장의 상승을 제한한다. 인플레이션을 향한 fed의 발언과 실제 경제지표들을 보면서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만약 시장이 내 예상과 달리 성장과 물가가 문제가 되는 중에도 멀리 위로 날아가면?

운에 배팅한 내 현금 35%는 내 모자람을 비웃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