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노트글이 아니라 블로그에 바로 적는 글로 아마도 올 해 마지막 블로그 글이 아닐까 생각된다.
앞으로 한 달간 특별한 이슈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장은 파월의 '금리인하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을 무시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 여전히 buy the dip이 시장을 강하게 지지해주고 있고, 미국 경기는 작년 예상과 달리 매우 강하게 달려줬다. 그 결과 시장은 연초 대비 상승으로 마무리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올 해가 아니라 내년이다. 마치 단언하듯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타이밍을 안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난 작년에도 올 해 미국의 경제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던 만큼 이번에도 헛소리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렇게 자주 틀림에도 내 취미생활을 끝낼 생각은 없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는 이런 시간은 내게 즐거운 시간이다.
내년 미국과 우리나라의 경제는 어떻게 될까?
현재 고점으로 보이는 미국의 소비와 전체소득은 경기둔화를 넘어 침체 가능성도 있다(2일 수정). 올 해 계속해서 추적하고 있지만 결국 이 소비둔화의 속도와 강도가 경기를 결정하게 될 것을 본다.
단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국 M1의 폭발적 증가는 시장에 계속 유동성을 공급하며 fomo를 만들고 buy the dip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이는 철저히 물가에 따라 결정된다. 물가가 기대보다 빠르게 안정되지 않는다면 연준은 금리인하를 적시에 하기 어렵다. 경제는 안정이라는 기반 위에 성장을 쌓아가는 행위다. 안정은 단연코 물가다. 물가가 불안하면 성장은 사상누각과 같다. 그런 이유로 연준은 실업률과 물가안정을 언제나 최우선으로 두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buy the dip 전략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나는 여전히 물가는 쉽게 안정되기 어렵고, 경기는 침체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buy the deep 전략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시장을 떠나면 안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항해를 하는데 있어 몇 달 혹은 몇 년 뒤의 날씨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사람이 있을까? 내 생각이 완전히 틀려 물가가 잡히기라도 하면 저 거대한 M1은 분명 무언갈 만들수 있다.
사족이지만 내 솔직한 생각은 코인시장만 태워버려도 물가는 해결될 것 같다.
우리나라 경제 역시 중요한 갈림길에 있다.
바닥이라고 생각됐던 내수는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하는 상황이고, 수출은 반등하고 있지만 지속가능한 것인지 미국의 경제상황을 볼 때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 오늘 밤 ism 제조업 지수가 발표되는데 앞으로 몇 달 이 지수가 중요하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경제의 두 바퀴 중 하나인 수출에서 작은 희망이 보인다는 점이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확장은 매우 중요하다.
ai가 특별한 시장을 만들어 줄 것으로 우리는 기대했지만 ai 시장은 과거 스마트폰 시장과 같은 시장의 확장을 가져다주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 역시도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하는 것으로 시장전체의 파이를 크게 키우지 못했다. 우리는 08년 금융위기 이 후 스티브 잡스라는 걸출한 인물이 만들어낸 엄청난 시장의 확장에 기대어(수정 2일) 성장을 만들어 왔다. 하지만 이제 이 스마트폰의 시장도 확장의 한계를 앞에 두고 있다.
여러 명이 나누어 먹던 하나의 파이가 있다고 하자. 이 파이가 커지면 욕심 있고 능력 좋은 몇 명은 커진 파이를 먹으려 달려들 것이다.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이들은 자신의 파이를 빼앗기지 않는 한 상황에 분노할 여지는 적다. 문제는 이 파이가 커지지 않을 때다. 지금까지 인류는 욕망을 키워왔을 뿐 상황에 만족한 경우는 없다. 파이가 커지지 않는다면 욕심 있고 능력 좋은 몇 명은 다른 이들의 파이를 빼앗아 먹으려 할 것이다. 이것이 심해지면 빈부격차가 심하게 나타나게 되고, 자신의 것을 빼앗긴 이들은 분노하게 된다(수정 2일). 이 분노는 사회 분열을 가져오고 이것이 심화되면 세상은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실질적인 공산주의 시장은 존재하지 않으니 논할 필요가 없다. 공산당이 통치하는 중국은 아주 왜곡된 자본주의 시장을 갖고 있다. 오직 공산당을 위한 그리고 그 수뇌부들을 위한 독특한 자본주의 시장을 가지고 있다. 이들에게 이념은 그저 도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도 경제성장을 최우선으로 한다. 이들 역사가 먹고 살기 어려워지면 농민 봉기가 일어나고 이 봉기로 국가 혹은 체제가 전복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지금 시장은 새로운 파이를 열심히 찾고 있지만 새로운 파이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세상은 미중 패권싸움으로 진영 싸움이 되며 수축의 사회로 이미 돌아섰고, 이 싸움의 끝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수축의 세상을 맞이한 우리는 앞으로 치열한 경쟁을 겪어야 한다. 경쟁에서 중요한 것은 올바른 방향과 혁신을 위한 노력이다. 그리고 노력을 지탱할 건강한 체력이다.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축의 세상에도 성장은 분명 있을 것이다.
이럴 때면 내가 가진 지식의 한계가 참 아쉽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인데, 눈에 띄는 좋은 성장이 매우 적다.
작년 (수정 2일) 언급했던 로봇 방산은 이미 미래 성장을 많이 반영해 크게 올랐고, 지금 내 눈에 보이는 남은 성장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회 뿐이다.
경기 충격 가능성을 고려하면 사막의 웅덩이 전략은 지금 당장은 다소 위험하다. 따라서 보수적인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buy the deep, 즉 충분히 빠졌을 때엔 사막의 웅덩이 전략은 언제나 유용하다.
앞으로 남은 한 달, 내년 투자에 대해 천천히 더 고민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