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26일 수요일

주식시장의 수요와 공급 그리고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1/25일 개인노트


시장이 미끄러진다. 

개인적으로는 시장이 미끄러지는 현 모습이 그리 나쁘진 않다. 오히려 지난 시장이 거품이었다고 생각하는 나에겐 건강한 하락으로 보여진다. 지난 6월 개인적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지표가 하락을 보여줬고, 9월 인플레이션이 상수화 되면서 현금을 35%정도 쌓아두고 매수욕구를 참아왔다. 

사실 지금도 조금의 매수만 했을 뿐 여전히 욕구를 참고 있다. 동행하고 싶은 기업에 몇 있다. 그들의 주가가 싸다고 생각하고 있고 보유하고 싶지만 지금은 내가 생각하는 정말 싼 수준까지 내려오길 기다리고 있다. 난 지금 '운'을 기대하고 있다.

만일 내려오지 않는다면 매우 크게 후회할 수 있다. 그렇다. 지금은 '운'이 필요하다.

또 현재 동행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다. 그리 큰 하락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 혹 크게 하락한다면 고마운 마음으로 지분을 늘려가면 된다.


우선 사막의 웅덩이에서 시작한다. 

비가 내리지 않은 사막엔 작은 웅덩이라도 보인다면 모든 육식 초식 동물들이 모이게 된다. 초식동물은 육식동물을 만나게 될 위험이 있더라도 물로 향하게 된다. 이 웅덩이의 물이 정말 좋은 물인지 안좋은 물인지 가뭄엔 확인할 필요가 없다. 물은 성장이다. 성장은 곧 돈과 같다. 마른 가뭄이 끝나고 비가 충분히 내리면 사막엔 하나의 웅덩이만 있는게 아니라 여러 웅덩이가 생긴다. 때론 강줄기도 생기게 된다. 따라서 많은 동식물들은 굳이 하나의 웅덩이로 모일 필요가 없어진다. 

이것이 내가 이해하는 주식시장의 속성이다. 

"가뭄 후 비"라는 사이클은 결국 경기 싸이클과 같고, 투자자는 경기가 부진할 때와 경기가 상승할 때 물을 쫓아 시장을 배회하게 된다. 하지만 조심스러운 투자자는 위험한 한 웅덩이를 피해 비내린 후 있을 다른 웅덩이에 앉아 참을성 있게 비를 기다리거나, 공격적이지만 예민한 투자자는 물길을 예측해 자리를 옮겨다니며 물을 마신다. 

다만 아무리 조심스러운 투자자라 하더라도 비가 내리지 않으면 어쩔수 없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다. 또 아무리 예민한 투자자라 하더라도 물길의 예측이 틀리면 혹은 너무 늦게 비를 쫓아가면 매우 어려워진다.


코로나 이후 상황을 복기해보자.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기억나는게 없다. 그 많은 경제학 이론중 여전히 쓸모가 있고 여전히 사용하는 이론은 수요 공급의 이론. 결국 가격은 수요과 공급이 결정한다. 

주식시장에서 수요는 돈이다. 그리고 성장이다. 돈이라 함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의미한다. 성장이라는 것은 결국 경제가 성장하며 소득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시장에서 공급은 거래되는 기업의 주식이 된다. 

코로나 충격 이후 시장은 돈의 공급으로 가격을 버텼다. 오히려 돈의 공급이 과다해 가격을 끌어올렸다. 문제는 코로나로 인해 경제의 성장이 뚜렷하지 않은점. 즉 사막에 웅덩이가 하나 뿐이였던 것이다. 바로 이점으로 인해 풍부한 유동성이 미국의 성장주를 크게 키워버렸다. 또 낮았던 금리는 더 낮아졌고, 결국 미래 성장을 현재로 가져오는 비용이 제로에 가까워지며 성장주에 힘을 더 실어주게 됐다. 

하지만 지금 인플레이션의 심화로 이 상황이 크게 바뀌어버렸다. 


작년부터 계속해서 물가와 성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은 결국 돈의 공급이 줄어듬을 의미한다. 즉 주식시장에서 가격을 구성하는 수요가 줄어듬을 의미한다. 

만일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성장이 나온다면 이는 수요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은 소득의 증가를 의미한다. 이는 금리인상으로 줄어드는 수요보다 소득증가로 늘어나는 수요가 더 많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경기가 좋을 때의 금리인상은 오히려 호재일 가능성이 있다. 

허나 이번은 다르다. 이번 금리인상은 경기속도 조절을 위함이 아니다. 인플레이션을 위한 금리인상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을까?

지금의 금리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인상인데 성장이 과연 나와줄 수 있을까? 


현재 인플레이션은 소득과 공급 모두에서 발생하고 있다. 즉 소득증가로 인한 소비증가. 공급망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생기는 원자재 인플레이션. 

임금상승은 되돌리기 어렵다. 임금만큼 비탄력적인 가격도 없다. 따라서 소득차원에서 인플레를 해결할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공급차원의 인플레를 해결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공급망 문제는 가장 우선적으로 팬데믹이 해결되어야 한다. 또 그린에너지로의 빠른 전환 속도를 줄여야 한다. 문제는 팬데믹은 인력으로 불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그린에너지로의 빠른 전환은 지구온난화라는 대명제 앞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또 세계경제 매트릭스 위에서 큰 영향을 끼치는 중국의 경제상황과 러시아발 긴장도 공급측면에서 물가를 자극하는 요소다. 

따라서 물가를 잡는 것은 쉽지 않을 확률이 높다.

지금은 숫자로 확인될 것들보단 사건이 더 중요해 보인다. 그리고 이들 사건은 우리가 제어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나와는 다른 운이 필요하다.


그럼 성장은 기대할 수 있을까? 

성장은 오로지 인플레이션을 잘 잡았을 경우 혹은 인플레이션이 잘 잡혀줬을 경우에 해당한다. 앞선 생각처럼 인플레이션을 잘 잡는 것은 운에 달려있다.

만약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는다면?

보통 경기가 안좋을 때는 금리인하와 같은 통화정책과 적절한 재정정책을 실행하며 경기를 부양한다. 이것은 주식시장에 있어 수요 증가와 같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경기하락의 원인일 때다. 이 때는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사용하기 어렵다. 

지금 fed는 테이퍼링을 넘어 금리인상의 싸인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주식시장의 수요 감소를 뜻한다. 성장이 필요하다. 인플레이션을 잘 잡지 못하는 경우 미국 경제의 성장은 오롯이 미국 경제체력과 기업의 펀더멘탈에 의지해야 한다. 

문제는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이 저금리에 익숙해져있다는 것이다. 고금리에도 과연 성장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고금리에도 살아남아 성장을 보여줄 뛰어난 DNA를 가진 기업은 몇이나 될까?

금리인상의 강도가 중요하다. 

금리인상은 물가에 달려있다. 

다시 말하면 지금 fed는 많은 부분을 운에 맡겨야 하는 상황에 내몰려 있는 것이다.


앞으로 주가는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본다. 시장은 마치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처럼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움직일 수 있다.

물가를 지켜보며 fed의 입을 바라보며 대응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빠른 시기에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질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다 물가가 잡히지 않는 것이 확인되면 그 때 주가는 크게 부러질 수 있다. 

올 해 나는 운에 기대어 매수 욕구를 참아보려고 한다. 그렇게 기다다리다 운이 따라주어 충분한 수준 이상의 싼 가격까지 내려온다면 행복한 마음으로 동행 기업을 늘려갈테다. 


매수욕구를 참고 있는 지금의 인내가 결실을 맺을수 있길. 


2022년 1월 9일 일요일

22년 1월 시장을 시작하면서.


 "자산시장 불안 역대급"…공포의 봄 온다 [2022 전미경제학회 경고]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22/01/24895/

[...]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금리를 올려서 수요를 억제하는 것은 공급망 병목, 수급 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종합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

[...] "특히 최근 수요가 상품에서 서비스 분야로 옮겨 가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물가지표 구성에서 상품보다 서비스 비중이 크기 때문에) 상품 가격이 5% 하락해도 서비스 가격이 1% 오르면 상쇄된다"고 설명했다.

[...] 맨큐 교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구성하는 항목인 렌트비의 경우 조사 대상 주택을 6개월마다 조사하고 있어 뒷북 데이터인 경우가 많다"며 "이런 점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 코로나19 확산 이후 구인난 아래서 전통적인 인플레이션·실업률 상관관계가 깨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스테인손 교수는 "퇴사자가 늘어나며 (기업들은) 구인난을 겪고 있어서 임금 상승 압력이 비용 부담으로 계속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금 상승률과 실업률 사이에 역의 함수 관계를 설명하는 필립스곡선에 대해 "공급 충격을 설명하지 못한다" [...] "서비스 수요가 상품 수요로 크게 이전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졌기 때문에 (서비스업 영향이 큰) 실업률만 봐서는 인플레이션에서 공급 측 압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지적

[...]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대차대조표 축소는 매우 강력한 정책 수단이지만 연준이 거의 사용해본 경험이 없다는 난점이 있다"며 "점진적으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데일리 총재는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면 부동산 시장과 경제 전반에 영향이 갈 것이고 이런 점을 주목하면서 통화정책을 조절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인상한 이후에 이 정책을 시작하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고 했다.

- 09일 뉴스 노트에 추가해서 올림.


1/2일 투자 노트


지금 시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물가와 성장이다. 

만일 지난 코로나에 대응하던 fed 인사들이 나와 비슷한 시각을 가졌다면 작년 가을이면 공급망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었다고 믿었을테다. 하지만 팬데믹은 예상보다 길게 이어지고 있고, 공급망 문제는 아직 해결이 요원하다. 작년 9월쯤 fed의 발언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매우 공격적으로 물가를 대하고 있다. 

물가가 빠르게 오르니 금리를 통해 물가를 잡으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성장을 제한할 수 있다. 현재 성장과 물가 이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매우 어렵다. 선택을 해야한다면 무조건 물가를 잡는 선택을 할 것이다.

지금 문제는 오미크론이다. 공급망 문제는 지금와서 보니 문제가 됐지만, 처음 백신이 나올 때만 하더라도 작년 말 늦어도 올 해 초면 팬데믹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델타변이가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버렸다. 기도컨데 오미크론의 치사율이 매우 낮고 우세종이 되어 우리의 일상복귀가 이뤄지길 바란다.

작년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은 올 해 상수라고 언급했다. 

인플레이션을 계속해서 추적해야만 한다. 

그리고 성장을 지켜봐야 한다. 상수로 놓인 금리인상에서 성장이 적당히 나와준다면 시장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 성장이 얼마나 나올지 솔직히 모르겠다. 예측도 못하겠다. 


시장경제의 핵심은 파이의 확장이다. 

이 파이가 확장하지 않으면 다른이의 파이를 먹는 싸움을 해야한다. 이 땐 자본주의 특성상 돈 많은 놈이 이긴다. 결국 부의 양극화가 발생한다. 

금융위기 이후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새로운 파이가 생겼다. 그것도 매우 큰 파이가 새로 생겼다. 새로운 파이가 생기니 상대방을 때릴 필요가 없어진다. 새로운 파이를 더 많이 먹으려고 할 뿐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 새로운 파이가 없다. 결국 상대방과의 치열한 싸움이다. 

미중간 갈등을 패권싸움을 제외하고 보면 매우 단순하다. 이들 갈등이 계속 심화되는 것은 바로 이 파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성장하기 위해서, 중국이 성장하기 위해선 상대방의 파이를 먹어야만 한다. 미국은 제조업을 미국에 가져오려고 한다. 중국은 고부가가치 제조업과 서비스 산업을 키워내려고 한다. 한정된 파이의 싸움은 이렇게 치열하다.

전기차는 스마트폰과 같은 파이의 확장을 이뤄낼 수 있을까? 스마트폰은 기존 피쳐폰을 대체했지만 가격을 고려하고, 연관 산업을 고려할 때 피쳐폰의 시장 크기를 월등히 뛰어넘는 엄청난 파이였다. 전기차가 대체하려는 것은 기존 내연기관차 시장이다. 인포테인먼트가 포함되긴 하겠지만 결국 스마트폰 시장의 연장이다. 자율주행은 결국 몇 소수 독점 기업이 과실을 먹게 될 작은 시장이다. 결국 일단은 전기차는 스마트폰과 같은 큰 파이를 가져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내 상상력의 한계일지도 모른다.

나는 코로나 이전 한동안 정량가치투자의 실적이 그리 좋지 못했던 것은 바로 이 성장의 부재에 있다고 본다. 

또 낮은 금리도 성장주로의 쏠림을 더 심화시켰다. 이자는 미래성장을 현재로 당겨오는 것에 대한 비용이다. 이 비용이 낮으니 부채를 끌어와 성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업들이 크게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만일 물가가 오르고 이에 따라 금리가 오르면? 금리인상은 미래성장 비용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결국 많은 성장주들이 힘든 상황을 겪게 될 수 있다. 특히 부채가 많은 성장주들은 앞으로 재미보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그럼 가치주는 오를까?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금리를 올리고, 이 올라간 금리가 성장을 어렵게 한다면 가치주라고 다 오르지는 못한다. 오로지 물가를 견뎌낼 수 있는 기업들만이 살아남게 된다. 즉 원가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킬 수 있는 기업, 원가 경쟁력을 가질수 있는 기업들만 살아남게 된다. 가장 좋은 기업은 독과점 기업이다. 또 브랜드 가치가 있고 삶을 영위하는데 필수적인 기업들. 그리고 원재료의 가격 협상력이 높거나 원재료를 스스로 공수해 제품을 만들수 있는 기업들 정도가 투자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선택지가 된다. 

또 이런 상황에도 성장을 만들어 내는 특별한 기업들이 있다. 또는 이 어려움을 기회로 턴어라운드를 만들어 내는 기업들이 있다. 


올 해는 작년보다 더 난이도가 높은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벌써부터 금리인상의 말이 fed를 통해 나오고 있고, 이는 마치 잽으로 시장을 때리는 것과 같다. 분명한건 fed는 시장을 눈여겨 보면서 잽을 날릴 것이다. 아직 시장은 맷집으로 버틸만 하다고 본다. 문제는 이렇게 날라오는 잽에 자칫 급소를 맞는 경우다.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알 수가 없다. 

지금부터는 안전운전을 해야만 한다. 

올 해는 통계보다 사건에 조금더 주목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본다.